국방장관 재임 때 강력한 대북 응징 기조로 김정은 경계 국방혁신특별자문위원장 맡아 윤석열 정부 국방혁신 주도 북 도발 시 ‘선조치-후보고’ 지침 및 원점 타격 주문‘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국방장관’이란 평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2013년 하반기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유공부대 포상에 앞서 해당 부대장들의 경례를 받고 있다./뉴스1
북한이 가장 두려워 한다는 김관진(74) 전 국방부 장관이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출범할 국방혁신위원회의 부위원장급 위원으로 내정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유튜브 짤로도 유명하다. 그의 확고한 안보관은 군필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하다. 그는 북한 도발 시 '선(先) 조치, 후(後) 보고', 적의 도발에 대해 '쏠까요 말까요' 생각하지 말고 대응 사격하라는 영상은 대한민국 남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봤을 정도이다. 이 같은 이유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을 역임했고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냈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적의 도발에 대해선 강하게 응징하라는 대북 강경 기조로 군필자에게 교과서적인 군인으로 칭송받는 인물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만간 출범할 국방혁신위원회의 부위원장급 위원으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국방혁신위원회에 김 전 장관을 사실상 부위원장으로 임명해 국방 혁신을 주도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이 과학기술 강군을 향한 윤석열표 국방 혁신을 주도적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적폐로 몰려 고초를 겪었던 김 전 장관이 6년 만에 국가 안보의 최전선으로 복귀한 셈이다.
조선일보는 안보소식통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을 국방혁신위 위원으로 낙점했고, 국방부 청사에 김 전 장관 사무실도 별도로 마련됐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장관에게 국방혁신위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전 장관도 최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혁신위는 작년 12월 인공지능(AI) 등 과학기술 강군을 지향하는 국방 혁신 추진을 위해 제정된 국방혁신위구성운영규정(대통령령)에 따라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고, 위원장 포함 11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국방혁신 계획 수립과 법령 제·개정, 정책 조율 등을 담당하고 국가안보실장, 국방부장관이 당연직 위원을 맡는다. 대통령이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그가 지명한 위원(부위원장급)이 그 직무를 대행한다.
정부 관계자는 “김 전 장관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걸쳐 국방장관을 지냈고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지내며 북한에 가장 강력한 대응 기조를 견지했던 인물”이라고 했다. 김 전 장관은 노무현 정부 때 육군 3군 사령관과 합참의장을 거쳐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12월 국방장관에 임명됐다.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였다. 이후 박근혜 정부에서도 유임돼 2014년 6월까지 3년 6개월간 국방장관을 맡았다. 이후 곧바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임명됐고 문재인 전 대통령 취임 후 물러났다.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과학 강군 육성을 기치로 한 국방 혁신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저출산으로 인한 병역 자원 부족 현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군을 과학기술에 기반한 군대로 전환하고 부대, 병력 구조나 전술 교리도 미래전에 맞게 혁신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런 국방 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윤 대통령은 작년 12월 대통령령을 제정해 자신이 직접 위원장을 맡는 국방혁신위원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그런 국방혁신위 부위원장 역할을 김관진 전 국방장관에게 맡겨 ‘윤석열표 국방혁신’을 추진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이명박·박근혜 두 정권에 걸쳐 국방장관을 지냈고, 박근혜 정부 때는 국가 안보 컨트롤타워인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지냈다. 당시 현 조태용 안보실장이 안보실 1차장을, 김규현 현 국가정보원장이 2차장을 맡아 그를 보좌했었다. 안보실장 시절인 2015년 8월엔 DMZ(비무장지대)에서 터진 목함 지뢰 사건에 대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 강력 대응했고, 이에 당황한 북한이 협상을 제안해와 황병서 당시 북한 노동당 총정치국장과 판문점 담판을 통해 사과도 받아냈다. 북한군은 표적에 김 전 장관 사진을 붙여 놓고 사격 훈련을 할 정도로 적대감을 드러냈지만 도발에 대해선 타협 없는 그의 원칙 대응 기조가 북한의 도발을 억지한다는 뜻에서 ‘김관진 효과’란 말도 나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면서 그는 한때 옥고를 치르는 등 수난을 겪었다. 2017년 11월 ‘사이버사 정치 댓글’ 사건으로 재수사를 받고 구속됐다가 11일 만에 풀려났지만 지금까지 재판을 받아왔다. 김 전 장관은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이어 2020년 10월 2심에서 징역 2년 4개월을 선고받았으나 작년 10월 대법원에서 직권남용 등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상태다. 그런데 김 전 장관에 대한 문재인 정권 시절 재수사 과정에서 청와대 행정관이 국방부를 방문해 사이버사 댓글 사건 수사 기록을 무단 열람한 의혹이 불거져 김 전 장관에 대한 정권과 군 검찰의 표적·기획 수사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당시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전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일화를 들면서 그 사건도 억울한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김 전 장관의 국가안보관은 군인이라면 다 알겠지만 수 없는 보고를 일일이 들여다보지도 못하는 격무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부하들의 보고에 대해 펜으로 표지에 체크라도 해서 다시 주는 따뜻함이 있던 분”이라며 “그 댓글 사건 또한 장관이나 실장이 지시하거나 들여다 볼만한 사안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댓글 사건도 없지 않아 억지로 엮으려고 무리하게 수사하다 그런 사안을 빌미로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진실을 들여다보면 대북공작하는 애들이 한국의 체제를 비판하거나 정부를 비난하면 부사관들이 모든 사안을 다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메이저 신문사의 글을 따다 붙이거나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 그걸 특정언론사랑 엮고 정치적 희생양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