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네이버 대표(왼쪽)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각사 제공
국내 양대 정보기술(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상반된 1분기 성적표를 받았다. 네이버를 이끄는 최수연 대표는 웃었고, 카카오의 홍은택 대표의 표정은 어두웠다.
네이버는 주요 사업부의 성장에 따라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다. 네이버는 8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1분기 매출 2조2804억원, 영업이익 33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3.6%, 9.5%씩 증가한 수치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네이버 매출 및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각각 2조2734억원, 3171억원으로 집계한 바 있다.
특히 커머스 부문은 지난해 초 최수연 대표가 취임한 후 커머스 투자와 사업을 확장하면서 작년 동기 대비 매출이 45.5% 늘어난 6059억원으로 집계됐다. 미국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인 포시마크의 인수 효과를 힘입었다고 네이버 측은 설명했다.
반면 카카오는 지난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지난 4일 발표된 실적에 따르면,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은 711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난 1조740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카카오의 주요 사업과 신사업의 작년 실적이 부진한 탓이다. 클라우드와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담당하는 카카오의 IT 서비스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해 매출 1633억원에 영업손실 140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네이버클라우드는 매출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을 기록했다. 핀테크 분야에서도 1분기 카카오페이는 130억원 적자, 네이버 페이는 271억원 흑자를 보였다.
홍은택 대표는 최근 컨퍼런스콜을 통해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되는 사업들은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손익이 일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헬스케어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AI 산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AI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과 관련된 전략적 투자가 과거에도 지속돼왔는데 올해 더 확대될 예정”이라며 “올해 하반기 파라미터(매개변수)와 데이터 토큰 규모가 확장된 코GPT 2.0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당초 상반기로 예정했던 공개 시점이 다소 미뤄진 계획이다.
네이버 역시 기업용 AI 서비스 시장으로 진출을 밝히며 양사의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8일 컨퍼런스콜에서 올여름 차세대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의 출시 계획을 언급하며 “하이퍼클로바X를 검색뿐 아니라 네이버 서비스 전반에 적용할 것이며 더 나아가 B2B(기업간 거래) 기업용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