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영화는 조금 뒤처진 곳에서 보통을 향해 간다."

17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진행된 영화 '드림' 언론시사회에서 이병헌 감독이 작품의 차별성에 대해 말했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박서준, 아이유,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도 함께 참석했다.

'드림'은 국가대표 홈리스 축구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축구라는 스포츠를 담고 있지만, 축구보다 '사람'에 포커스를 맞춘다. 이병헌 감독은 "'리바운드' 등 다른 스포츠 영화들은 승리를 위해 가지만, 저희 영화는 그보다 경기장에 들어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렸다"라고 밝혔다.

이는 2010년 홈리스 월드컵 실화를 모티브로 새롭게 창작된 영화다. 이병헌 감독은 "이 작품은 '스물'보다 먼저 쓴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그는 "홈리스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이듬해, TV에서 짧게 소개된 적이 있다. 대표님이 그걸 보여주셨는데, '왜 몰랐을까?'라고 생각했다. 저도 생소했고, 많은 사람에게 소개해 주고 싶었다. 조금 외진 곳이지만 우리가 봐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이 이야기를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쉬운 대중 영화로 만들어 사람들이 봐주길 바랐다"라고 시나리오를 집필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극 초반을 이끌어가는 것은 박서준과 아이유의 남다른 티키타카다. 박서준은 사고를 치고, 훈훈한 이미지를 더하기 위해 홈리스 축구팀의 코치로 활약하게 된 축구선수 홍대 역을 맡아 홈리스 축구팀을 다큐멘터리로 담아내는 PD 소민과 만난다. 소민은 홍대보다 어리지만 "내가 동생이니까 반말로 할게"라고 말하는 당찬 인물이다.

박서준과 아이유는 함께한 호흡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박서준은 "아이유와 처음 반말 호흡을 펼친 장면을 촬영한 날이 생생하다. 폭염이었고, 더위에 지쳐서 구강까지 흐물흐물해진 상황에서 빨리빨리 대사를 해야 했다. 아이유와 상의를 했다. 감독님의 디렉션이 명확하고 '이렇게 하면 되나'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장면"이라고 구체적으로 당시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아이유 역시 강렬한 기억이었다. 그는 "더위를 실제로 먹어서 이병헌 감독님이 원하신 것처럼, 미친 사람처럼 눈이 좀 풀려있더라"라고 말하며 웃음 지었다. 이어 "저보다 박서준이 더 빨리 오케이 받는 모습을 보고 부럽기도 했다. 박서준은 정말 유연하고 좋은 배우라고 느꼈다"라고 박서준에 대한 극찬을 더했다.

이병헌 감독은 실제 '빅이슈 코리아'에서 수많은 홈리스를 인터뷰한 뒤, 그들의 사연을 '드림' 속 캐릭터에 녹여냈다. 그리고 브라질 용병을 쓰는 등 극 중 경기 내용은 실화와 같도록 그렸다. 그 속에서 이병헌 감독 특유의 말맛이 빛나는 홈리스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들인 환동(김종수), 효봉(고창석), 범수(정승길), 인선(이현우), 문수(양현민), 영진(홍완표)이 탄생했다.

이병헌 감독은 '드림'을 통해 관객에게 다가가길 바라는 바를 밝혔다. 그는 "혹시 살아가며, 조금 뒤처지거나 낙오되어도, 경기장 안에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경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그런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배우 김종수는 "각자의 자리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이 영화가 좋은 영화로 남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병헌 감독의 말맛에 스포츠의 역동성 그리고 믿고 보는 배우들의 티키타카가 더해진 영화 '드림'은 오는 4월 26일 개봉해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