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이거 레드벨벳만 할 수 있는 것 아니에요?"
다른 말이 필요 없는 'The ReVe Festival'이었다. 2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 DOME(구 체조경기장)에서는 레드벨벳 네 번째 단독 콘서트 'Red Velvet 4th Concert : R to V'가 열렸다. 2009년 11월 개최된 단독 콘서트 'La Rouge'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개최되는 이번 공연은 'R to V'라는 타이틀처럼, 톡톡 튀는 'Red' 콘셉트의 공연부터 매혹적인 'Velvet' 분위기까지 아우르는 시간이었다.
전날 공연은 'Red'로 시작해 'Velvet'으로 끝을 맺었다면, 이날 공연은 'Velvet'으로 시작해 'Red'로 완성됐다. 이번 콘서트는 유명 안무가인 최영준이 퍼포먼스 디렉터로 참여, 25명의 댄서들로 구성된 메가 크루가 4가지 섹션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 Alluring Velvet / Dim Light
시작을 알린 곡은 'Pose'였다. 첫 날 공연에서 'Feel My Rhythm'으로 화사한 포문을 열었다면, 마지막 날 공연은 좀 더 시크한 레드벨벳의 모습으로 시작된 것. 이어 'Beg For Me', 'ZOOM' 등 무대가 전개됐고, 'ZOOM' 무대는 암전 된 공간 속에서 핀 조명을 활용하며 멤버들의 퍼포먼스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끔 완성돼 좋은 반응을 얻었다.
3곡의 무대를 연달아 선보인 뒤 레드벨벳은 "오늘 함성 소리가 정말 인이어를 뚫고 들어온다"라며 팬들의 환호에 감탄했다. 조이는 콘서트 타이틀인 'R to V'에 대해 소개하며 "저희가 강렬한 레드부터 우아한 벨벳까지 잘 소화할 수 있는 그룹으로 유명하잖아요. 그걸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러한 타이틀로 준비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아이린은 "저희가 3년 반 만에 콘서트를 하게 되어서 쌓인 곡이 많다. 여러분들이 못 본 곡들을 다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며 다채로운 무대를 예고해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핸드 마이크로 선보이며 생생한 라이브감을 전달한 'BYE BYE', 'In & OUT' 무대에 이어 한층 더 깊은 '벨벳'의 시간을 완성한 'I Just', '피카부' 무대가 펼쳐졌다. 여기에 'Bad Boy', 'Psycho' 무대까지 더해지며 레드벨벳만의 시크하고 세련된 아우라를 만날 수 있었다.
◆ Magical Red / Blossom
이번 콘서트는 멤버들의 무대 위 등장을 빛낸 웅장한 대형 오르골 세트와 멤버들의 이동 동선에 따라 각자의 상징 컬러로 시시각각 색깔이 변한 5m 높이의 5각 집 세트, 팬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다섯 갈래의 돌출 무대 등이 더해지며 풍성한 볼거리를 완성했다. 여기에 댄서들은 공연의 흐름을 이어가는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멤버들은 "메가크루 분들이 꾸며주신 무대를 보며 자신감과 힘을 얻어서 올라온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에 있어서도 댄서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화사한 옷을 입은 댄서들이 객석에서 등장하자 팬들 역시 분위기의 변화를 짐작했고, 이어 레드벨벳이 등장해 'Feel My Rhythm' 무대를 꾸몄다. 레드벨벳 멤버들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화음으로 오르골 같은 선율을 완성했고, 웬디는 독보적 성량과 호흡으로 공연장을 압도했다.
이 밖에도 'The ReVe Festival 2022' 시리즈의 다양한 수록곡과 'LP', 'Oh Boy', '눈 맞추고, 손 맞대고' 등 팬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은 곡들까지 다양하게 펼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린 레드벨벳은 'Queendom'을 통해 마침내 만개한 매력을 선사했다. '친구가 아냐' 무대에서 슬기는 "여러분 앉아만 계실 거예요?"라며 팬들을 자리에서 일으키며 함께 즐기는 분위기를 완성했고, 'Birthday'에 이어 '빨간 맛'까지 레드벨벳만의 파티가 펼쳐지며 공연은 끝을 맺었다.
팬들은 'Remember Foreve'를 부르며 앙코르를 요청했고, 다시 무대에 오른 레드벨벳은 'Celebrate'로 감성을 더했다. 슬기는 "오늘 저희 소감을 들어보기 전에 양일간 다르게 시작했는데 좀 신박했어요?"라며 "이번 공연에서 약간의 고충이 있었다면 너무 다른 분위기로 하다 보니까 헤어, 메이크업에 어려움이 있었다"라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여기에 조이는 "여러분 이 밑은 전쟁입니다"라며 "여러분은 아무것도 모르고 예쁜 것만 보세요"라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전날 눈물을 흘렸다는 예리는 "어제 울고 엄청 놀림을 당해서 오늘은 안 울 것"이라며 "오늘이 서울 콘서트의 마지막 날인데 저희가 이 공연을 시작으로 이제 세계 각국 투어에 나서게 된다. 멤버들과 스태프분들, 모두의 힘을 합쳐 재미있게 마무리한 만큼, 월드투어에서도 다치지 않고 행복하게 즐긴 여러분의 힘을 받아 열심히 하고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조건 없이 저희를 사랑해 주는 예쁜 마음을 감사히 잘 전달 받았고, 그런 마음을 존경하고 감사히 받을 수 있는 예림이, 또 레드벨벳이 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아이린은 "연출팀 언니께서 저희가 얼어 있으니까 팬분들도 멤버들이랑 닮은 것 같다고 같이 얼어 있다는 그런 말을 했다"라며 "그래서 오늘은 좀 더 마음껏 즐기고, 놀다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왔다. 마음껏 즐기고, 놀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웬디 역시 "오늘은 더 긴장을 풀고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러비들도 같은 마음이었던 것 같다. 우리가 너무 오랜 시간 함께 하다 보니까 모든 것이 비슷해지나 봐요"라며 "행복한 아티스트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팬들에 대한 감사로 소감을 마쳤다.
마지막 소감까지 전한 레드벨벳은 다시 'My Dear' 무대를 펼친 뒤 '러시안 룰렛', 'You Better Know'까지 준비된 무대 등을 모두 선보였으며, 여기에 더해 팬들의 요청을 받아 '짐살라빔' 무대까지 선보였다. 세트리스트에도 없던 깜짝 공연으로, 멤버들은 AR 반주에 맞춰 공연을 하며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렇게 레드벨벳만의 축제, 'The ReVe Festival'이 완성됐다.
한편 레드벨벳은 서울을 시작으로 총 10개 도시 13회 공연의 2023년 글로벌 투어를 진행하며, 오는 6월에는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음악 축제 '프리마베라 사운드 2023'에 유일한 K팝 그룹으로 초청받아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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