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DB
떠밀리듯 홈리스 국가대표 팀 감독이 된 전 축구선수, 기계처럼 일하는 PD, 그리고 축알못(축구를 알지 못하는) 홈리스까지, 하나도 맞는 게 없는 이들이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가 '드림'에서 펼쳐진다.
30일 서울 성동구 메가박스 성수점에서 영화 '드림'(감독 이병헌)의 제작보고회가 열려 이병헌 감독을 비롯해 배우 박서준, 아이유, 김종수, 고창석,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 허준석이 참석했다.
영화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와 열정없는 PD '소민'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천만 영화 '극한직업' 이후 4년 만에 신작을 선보이는 이병헌 감독은 작품에 대해 "국제 홈리스 축구대회가 있는데 그 대회의 취지와 우리 영화의 기획의도가 같은 맥락이라 봐주시면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 대회는 주거 취약계층, 알콜중독자들의 인식 개선을 취지로 만든 대회다. 2010년 우리나라에서도 국가대표 선수들이 첫 출전했는데 그 실화를 모티브로 새롭게 창작한 작품"이라며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작품이다. 제가 선택한 작품 중에 고민의 시간은 가장 짧았지만, 만들어서 내놓는 건 가장 긴 작품이 됐다"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의미를 전했다.
박서준은 영혼 없는 전직 축구선수이자 떠밀리듯 홈리스 국가대표 감독이 된 '홍대' 역을 맡았다. '이태원 클라쓰' 이후 바로 촬영에 돌입했던 '드림'을 거의 3년 만에 선보이게 된 박서준은 "제 3년 전의 모습이 담겨서 굉장히 감회가 새롭고, 오랜만에 극장에서 관객분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한다. 정말 만감이 교차한다"며 소감을 언급했다.
평소 축구를 좋아하긴 했지만, 축구 선수의 실력까지 연기해야 했던 박서준은 부담감을 드러냈다. 박서준은 "제가 조기 축구를 조금 하긴 했지만 짧은 시간에 정말 선수분들처럼 몸 상태를 만드는 게 쉽지 않았다. 비주얼적인 부분은 만들 수 있다고 가정해도 실력은 따라갈 수가 없어서 제가 봐도 엉성하더라. 다 같이 훈련을 많이 했는데 정말 토할 것 같았다. 손에 꼽을 정도로 많이 뛴 촬영이었다"며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전했다.
아이유는 홈리스 국가대표팀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현실파 PD '소민'으로 분한다. 소민은 각본까지 치밀하게 준비하며 연출로 가득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인물. 아이유는 겉으론 밝지만 열정은 없는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스크린 데뷔작 '브로커'보다 '드림' 촬영이 먼저였다고 말한 아이유는 "그동안 드라마에서 사연이 많은 역할 위주로 하다 보니까 사연이 없는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딱 '드림' 제안이 와서 기쁜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전했다.
이번 작품에서 PD를 연기한 그는 주변에 있는 감독들을 참고해 '소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늘 저를 담아주시는 피디님, 감독님들, 저를 따라다니면서 찍어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이분들이 이런 식으로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시는구나, 이렇게 모니터 하시는구나, 야외 촬영 때는 목에 수건을 두르시는구나' 그런 걸 보면서 차용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드림'은 박서준과 아이유의 첫 호흡으로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평소 아이유 씨의 팬이기도 해서 기대가 많이 됐다"고 말한 박서준은 "극 중 상황에서는 투닥거리고 티키타카가 있다. 촬영이 끝나갈 무렵이 되니까 조금 더 많은 신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아이유 역시 "개인적으로 아주 기대가 됐다. 현장에서 감독님께서 돌발적인 리액션을 종종 주셨는데, 그럴 때 서준 씨가 그걸 정말 빨리 캐치하시고 유연하게 받아들이시고 본인 것으로 만드는 걸 보면서 정말 대단하고 부럽다는 생각을 했다"며 "코앞에서 박서준 씨의 연기를 보면서 저도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화답했다.
그뿐만 아니다 연기 잘하는 신스틸러들이 홈리스 축구단으로 뭉쳤다. 올드보이 '김환동' 역에 김종수, 딸 바보 '전효봉' 역에 고창석이 나선다. 여기에 정승길, 이현우, 양현민, 홍완표가 각각 홈리스 구단의 선수 '손범수', '김인선', '전문수', '조영진'으로 분하고, 허준석은 사무국장 '황인국'으로 나서 긍정 파워를 발산한다.
이들은 훈련까지 소화하며 홈리스 축구단을 완성했다. 홈리스 국대팀에서 히든카드 막내 역할을 맡은 이현우는 "제가 썩 축구 실력이 좋지 못해서 걱정도 많았다. 제가 히든카드로서 결정권을 보여줘야 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뜻처럼 안돼서 속상하기도 했다. 영상에서는 멋지게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고, 김종수는 "고창석 배우도 그렇고 부상 있는 분들이 많았다. 코로나로 잘못되면 현장이 올 스톱이 되는 상황이어서 불안감이 크기도 했다"며 힘들었던 현장을 언급했다.
이병헌 감독은 이런 배우들의 노고 덕에 말 그대로 '드림팀'을 완성할 수 있었다. 이 감독은 "호흡이 정말 중요했다. 현장에서 제가 원하는 100%가 나오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그냥 편집이 되어서 나온 느낌이었다. 모두가 제 노동력을 많이 줄여주셨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감독과 배우들 모두 성장했던 현장이었다고 입을 모은 영화 '드림'은 오는 4월 26일 전국 극장가에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