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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차태현이 하면 '애드리브' 같이 느껴진다? 그 이유는 "부모님"

조명현 기자 ㅣ midol13@chosun.com
등록 2023.03.07 11:36

'멍뭉이'에서 진국 역을 맡은 배우 차태현 / 사진 : (주)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제가 처음 연기를 배울 때 그런 식으로 배웠어요. 엄마도 성우시고, 아빠도 연극영화과를 나오셔서 KBS 스태프를 하셨거든요. 제가 연극영화과에 가기 위해 부모님께 연기를 배웠어요. 화내는 연기할 때는 일부러 화가 나게 상황을 만들었어요. 성우도 그런 식의 연기 톤이거든요, 일상적인. 처음부터 연기 학원에 다녔다면, 안 그랬을 수도 있겠는데요. 처음부터 그렇게 배워서 몸에 좀 베어있다고 해야할까요."

차태현은 늘 '차태현' 같았다. 그리고 그 비결에 대해 '부모님께 배운 연기'를 이야기했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곁에 있던 견우일 때도, '복면'을 쓴 달호일 때도, 심지어 사후 세계의 자홍(신과함께)일 때도 그랬다. 나이도, 상황도, 인물도, 작품의 장르도 다 달랐는데, 차태현이 맡은 캐릭터는 그대로 '차태현'처럼 숨을 쉬었다. 영화 '멍뭉이' 속 진국도 그렇다. 결혼을 앞두고 반려견 루니의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하는 사촌 동생 민수(유연석)의 부탁을 거절하는 듯, 이용하는 듯하면서도 진심으로 그 길에 동행하는 인물. 진국 그 자체였다.

'멍뭉이' 스틸컷 / 사진 : (주)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차태현은 깔끔하고 좋았던 영화 '멍뭉이'의 시나리오를 보고 출연을 결심했다. 그는 '멍뭉이'의 상영시간을 100분 정도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완성된 상영시간은 113분이었다. 그는 "제가 작품을 보고 감독님께 '시간을 줄이고 안 줄이고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씀드렸어요. 약 13분이라는 시간이 저는 반려인들에 대한 배려같이 느껴졌어요.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서 공감하기도 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반려인들이 어느 부분에서 울고 웃을지 모르겠더라고요. 어떤 분은 첫 장면에서 처음 강아지가 누워있을 때, 감정이 올라온다는 분도 계셨어요. 사실 '자신의 반려견의 새 주인을 찾는다'라는 자체가 이상할 수도 있잖아요. 결국 '하지 말자'는 메시지가 필요하니까, 그런 설정을 넣었겠죠. 저는 반려인인 경험도 있고, 결혼도 했으니, 민수에게 공감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도 반려인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 갭을 줄이는 게 중요했어요. 감독님이 좋았다고 생각한 지점이 메시지를 주면서 조금 코믹하게 들어가도록 노력하신 것 같아요. 그리고 해피엔딩을 위해 진국이가 자신의 카페를 차리는 설정도 없어서 좋았어요. 감독님께서 시나리오를 쓰셨지만, 촬영할 때 강아지들의 상황을 봐서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말씀하셨어요. 그 말씀에도 믿음이 많이 갔어요."

'멍뭉이' 스틸컷 / 사진 : (주)키다리스튜디오 제공

'멍뭉이'는 민수(유연석)와 진국이 새로운 견주 후보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며 앞으로 나아간다. 차태현은 '진국 그 자체'가 되어 이들과 대화를 나눈다. 비결을 묻는 말에 차태현은 "저랑 찍는 사람들 이야기가 정확한 것 같아요. 저는 90% 이상 대본에 있는 대로 연기하거든요. 그런데 (정)용화가 그랬나, (곽)선영이가 그랬나. '선배님이 연기할 때는 대사인데 대사같지 않아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이 제가 애드리브가 많은 배우인 줄 아는구나 느꼈어요. 그런데 대부분이 거의 대사인 경우가 많아요"라며 웃음 지었다.

유연석과는 무려 15년 만에 재회했다. 두 사람은 과거 MBC 드라마 '종합병원'에서 함께 한 적이 있었다. 심지어 그때 두 사람이 같이 찍은 사진은 영화 '멍뭉이' 속에서 그대로 소품으로 사용됐다. 차태현은 "어렴풋이 (유연석의) 취미가 사진 찍는 거라고 알고 있어서, 우리끼리 찍은 건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걸 아직도 갖고 있어서 소품으로 쓰였다고 했을 때 정말 몰랐어요"라고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멍뭉이' 스틸컷 / 사진 : (주)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이렇게 15년 동안 잘 커서 (유)연석이 이름이 먼저 나오는 영화를 함께 한다는 것이 너무 뿌듯하더라고요. 한편으로는 '내가 15년 동안 잘 버텼구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다행이다 싶더라고요. '멍뭉이'를 찍으면서 강아지 생각만 했지, (유)연석이랑 뭘 해보려는 생각은 안 했어요. 이미 잘 알고 있어서 그랬나 봐요. (웃음)"

차태현은 '멍뭉이' 속에서 최고의 호흡을 '토르'로 꼽았다. 극의 흐름상 처음 만나는 강아지도 있기 때문에 너무 친해져서도 안 됐다. 차태현은 "토르라는 아이의 숨소리가 너무 거칠길래, '괜찮냐, 아픈 거 아니냐'라고 걱정했는데요. 퍼그 종 자체가 원래 그렇다고 하더라고요. 소리가 이렇게 크면 어떻게 하지 걱정했는데, 다이어트를 하면 좀 괜찮아질 수 있다고 해서 다이어트를 했어요"라며 깜짝 에피소드를 전했다. 차태현이 최고의 호흡으로 꼽은 것도 바로 토르였다.

'멍뭉이'에서 진국 역을 맡은 배우 차태현 / 사진 : (주)키다리스튜디오 제공

차태현은 KBS2 드라마 '두뇌공조'를 통해서도 대중과 만났다. 세 번 연속으로 맡게 된 형사 캐릭터다. 다른 지점이 존재했지만, 걱정은 됐다.

"(유)연석이는 선과 악의 캐릭터를 왔다 갔다 잘하잖아요. 그런 배우가 제일 부럽죠. 저는 한쪽으로 가 있는 성향이라서 배우로서 큰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렇다고 무리해가면서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사람들이 좋아할까 싶기도 해요. 아직 저에게 그런 역할이 오지는 않았어요. 악역 제안을 받긴 했지만, 누가 봐도 제가 범인인 게 티가 나더라고요. 제 다른 모습을 꺼내 줄 감독님을 만나는 것이 제 목표이자 너무 바라는 일이긴 하죠. 스릴러 등 다른 장르에 도전해보고 싶기도 하고요."

"저는 그런 단조로운 부분을 예능을 통해 변화를 주는 것 같아요. 어떤 배우들은 뮤지컬이나 연극을 하며 리프레시를 하듯이, 저에겐 예능이 그런 의미 같아요. 배우에게 장단점이 극명하거든요. '1박 2일' 등 제가 한 예능 프로그램 중 성공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잘됐다고 하지만, 사실 안 된 것도 많아요. 여러 가지 도전해보며 변화를 주는 것 같아요. 예능을 하는 이유도 배우를 오래하기 위해서 거든요. 배우에게 결국 중요한 건 경험이니까요. 저는 도전하는 걸 두려워하지는 않아요."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차태현은 올해 하반기 디즈니+를 통해 공개될 '무빙'으로 대중과 만나게 될 예정이다. 그의 첫 OTT 시리즈 작품이다. 차태현은 "공중파는 아무래도 제약이 있잖아요. OTT 시리즈는 아무래도 조금 그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배우로서 좋죠"라며 기대감을 더한다.

한편, 차태현이 진국 역을 맡아 열연한 영화 '멍뭉이'는 지난 1일 개봉해 전국 극장가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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