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을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작년 9월16일 이사회를 통해 투자부문 및 사업부문을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인적분할 방안을 결의했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인적 분할로 대주주의 지배력은 강화되는 반면 소액 주주의 이익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로 주주총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10일 현대백화점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적 분할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표결에 참여한 주주 중 찬성이 64.9%, 반대가 35.1%였다. 안건이 통과되려면 참석 주주 3분의 2(66.7%)가 찬성해야 하는데 약 1.8%포인트 모자랐다.
현대백화점은 입장문을 통해,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그간 추진해온 지주사 체제 전환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의 우려를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했던 분할 계획과 주주환원 정책이 충분히 공감받지 못한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향후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재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현대그린푸드는 이날 임시주총에서 인적 분할 안건이 통과된 만큼 지주사 전환을 계속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앞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할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주주와 시장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이며 소통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