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4분기 적자에도 불구하고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기존 유가가 100달러를 상회했던 2008년, 2011년 대비 배터리와 소재사업의 외연확대까지 더해져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
SK이노베이션이 7일 실적발표를 통해 2022년도 연간 매출액 78조569억 원, 영업이익 3조9989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31조2035억 원(66.6% 성장), 영업이익은 2조2572억 원(129.6% 성장)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치다.
2022년도 4분기 매출은 19조1367억 원, 영업손실 6833억 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3조6167억 원 줄어들었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액은 5조4150억 원 늘었지만 영업손실은 6210억 원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은 “2022년 4분기 유가하락에 따른 재고손실 반영 및 정제마진 축소로 인한 영업적자에도 연간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며 “지난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유가 상승과 석유제품 수요증가에 따른 정제마진 개선, 특히 석유제품 수출물량의 대폭 증가로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석유제품은 국가 주요 수출품목에서 전년보다 3단계 뛴 2위에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물량은 1조4000억 배럴로 전년 대비 37.7% 증가했다. 석유사업을 포함한 SK이노베이션의 화학, 윤활유, 배터리, 배터리 소재 사업의 지난해 수출 실적은(해외법인 매출액 포함) 전체 매출의 72%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시황은 경기 침체 우려와 중국의 리오프닝 기대감 등이 혼재되면서 변동성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국제유가와 정제마진은 지정학적 이슈로 인한 구조적 공급부족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터리사업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해 세부 시행규칙이 발표되면 올해부터 2025년까지 최대 약 4조 원의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유 사업 덕 연매출·영업익 쌍끌이 호조
지난해 SK이노베이션 연간실적을 각 사업별로 보면 ▲석유사업 매출 52조5817억 원, 영업이익 3조3911억 원 ▲화학사업 매출 11조269억 원, 영업이익 1271억 원 ▲윤활유사업 매출 4조9815억 원, 영업이익 1조712억 원 ▲석유개발사업 매출 1조5264억 원, 영업이익 6415억 원 ▲배터리사업 매출 7조6177억 원, 영업손실 9912억 원 ▲소재사업 매출 2351억 원, 영업손실 48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3년 정유화학 시황은 중국의 코로나19 진정 및 내수 실수요의 회복으로 견조한 수준이 예상된다. 특히 정제마진은 EU의 러시아산 석유제품 제재 시행 및 OPEC+의 감산 유지 대응 등 공급 제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화학사업은 중국 봉쇄 정책 완화에 따른 수요 개선으로 폴리에틸렌(PE) 및 폴리프로필렌(PP) 스프레드가 개선될 것이며, 윤활유 사업은 러시아 제재 영향으로 타이트한 기유 수급이 지속되면서 스프레드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사업은 2023년에도 해외 신규 공장의 램프업(생산량 증대)으로 가파른 매출 성장세가 유지될 전망이다. 아울러 전기차 시장 확대 및 배터리 수요 증대에 따른 협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소재사업 역시 매출 확대와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갈 방침이다.
◇4분기 배터리에 이어 석유사업도 적자
지난해 4분기는 각 사업별로 ▲석유사업 매출 12조1538억 원, 영업손실 △6612억 원 ▲화학사업 매출 2조4159억 원, 영업손실 △884억 원 ▲윤활유사업 매출 1조2960억 원, 영업이익 2684억 원 ▲석유개발사업 매출 3279억 원, 영업이익 1166억 원 ▲배터리사업 매출 2조8756억 원, 영업손실 2 566억 원 ▲소재사업 매출 425억 원, 영업손실 49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석유사업은 유가하락으로 인한 재고 관련 손실 영향 등으로 전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으나, 변동성이 높은 시황을 활용한 고마진 제품의 해외 판매 확대를 통해 이익 감소폭을 축소했다. 화학사업은 아로마틱 스프레드 약세에 따른 마진 하락 및 고정비 증가 등으로 적자 전환했고, 윤활유사업은 계절적 비수기에 따른 판매량 감소 등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석유개발사업은 판매 물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유가 및 가스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배터리사업은 신규공장 가동에 따른 판매 물량 증가로 분기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으나, 해외 신규공장 생산량 확대에 따른 고정 원가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소재사업은 주요 고객사 향 제품 판매 증대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개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