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한국GM 제공
제네럴모터스(General Motors)의 '한국GM' 대신 GM의 '한국사업장'이란 이름을 앞세우며 대우와 한국이란 합작사 지우기에 나섰다.
GM은 2002년 위기에 빠진 대우그룹과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GM대우라는 신설 법인을 세운 바 있다. 이후 2011년 사명을 한국GM으로 변경했으며 차량 엠블럼도 쉐보레로 교체했다.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꼴지권에 맴돌며 경쟁력이 떨어지자 돌연 수입차 업체임을 선언하고 협회에 가입하는 등 몸부림을 치고 있다. 한국GM은 2019년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회원사에 가입했다.
앞서 근로자 불편 파견과 군산공장 폐쇠 등 한국GM 오명 따라 붙자 결국 수입차 매매상으로 남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 10일 협력업체 근로자 1700여명에 대한 불법파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카허 카젬 전 한국지엠(GM) 사장(현 상하이지엠 총괄부사장)에게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2018년 군산공장 폐쇄 이후 장기간 무급 휴직을 하다가 이듬해 부평공장으로 복직한 노동자 300여명은 불과 2년 만인 지난해 11월 재차 일터를 옮겨야 해 반발을 사는 등 한국시장에서 꾸준히 분란을 일으켜왔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GM은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 '더 뉴 비기닝, 더 뉴 제너럴 모터스'라는 이름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 올해 사업 계획을 밝혔다. 이날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은 자신을 "GM의 한국사업장"으로 소개하고, "정통 아메리칸 브랜드로 포지셔닝 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수입차 업체'로서의 체질 변환을 선언했다.
이날 GM은 쉐보레, 캐딜락, GMC 등 브랜드 전반에 걸쳐 6종의 신차 및 부분변경 모델 출시하고 고부가가치 차량을 들여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수억 원대 전기차인 캐딜락 리릭(LYRIQ)을 올해 국내에 출시하겠다는 것도 눈에 띈다. GM은 2025년까지 10종의 전기차를 국내에 내놓을 계획이다.
동시에 완성차로서의 역할은 서서히 축소된다. GM이 2035년 100% 전동화 전환을 노리는 사이 한국은 내연기관 생산기지로 남는다.
렘펠 사장은 "비용 최소화, 생산 최대화를 통해 사업의 효율성 증대에 집중할 것"이라며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인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1분기 내 전 세계에 출시하겠다고 소개했다.
역할 변화에 따라 마케팅 방식도 달라진다. 정정윤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제너럴 모터스는 진정한 아메리칸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수입차와 럭셔리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정통 아메리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GM은 ▲동서울서비스센터 재건축 ▲온라인 차량 판매 확대 등으로 ▲글로벌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 연내 도입 등으로 수입차 브랜드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