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선생님의 ‘어른들을 위한 초등수학’ 시리즈 두 번째 ‘당신이 잘 안다고 착각하는 허 찌르는 분수 이야기(라의눈, 2022.11.25.)’가 출간됐다. 책은 묻는다. 분수란 무엇일까? 분수는 수일까? 분수가 왜 어려울까? 책은 분수에 대한 설명을 위해 5천년 전 아프리카 나일 강 유역에서 살고 있던 이집트인들의 삶에 대해 파헤친다. 고대 이집트 신화와 생활 속에서 만난 분수는 신기하고 낯설기까지 하다. 분수가 왜 태어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들에게 분수란 어떤 의미로 어떻게 쓰였는지 알아가는 여정 또한 흥미롭다. 분수의 정체를 알고 나면 유리수와의 구별도 명확해진다. 소수와 무리수까지 소환되며 분수의 개념은 더욱 명확해진다.

저자 박영훈은 40년을 수학교육에 몸 담은 교육자이자 수학자다. 그런 그가 왜 이미 어른이 된 지금 수학을, 그것도 초등수학을 다시 배우라고 할까? 그는 40년간 ‘수학의 의미’를 찾아 헤맸다.  “아이들은 왜 수학이라는 교과를 배워야 하는 걸까?”, “나는 수학을 잘 가르치고 있는 걸까?” 1979년 교사로서의 첫 수업시간, 까까머리 중학생 앞에서 문득 떠오른 질문. 그의 빛나는 이력은 역설적으로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었다. 인기 교사로 만족하지 않고 미국 유학을 떠난 것도, 쉰 살이 넘어 서울대 박사과정을 밟으며 심리학, 사회학, 역사학에 몰입했던 것도, 퇴직금을 홀라당 날려 수학연구소를 설립한 것도, 홍익대 교육대학원과 서울대학교에서 강의를 한 것도 우리의 삶과 교육에서 수학이 갖는 의미와 무게를 탐색하는 작업이었다.

‘당신이 잘 안다고 착각하는 허 찌르는 분수 이야기’는 긴 탐색의 결과물이다. 서울교대, 경인교대 등에서 미래의 교사들을 가르치고 아이스크림 연수원에서 ‘초등수학 르네상스’ ‘초등수학 오딧세이’를 통해 3만 명의 현직 교사들을 가르치며 10여 년간 초등교사들과 소통해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는 유아수학, 초등수학, 중등수학, 대학수학까지 섭렵하며 수학교육 전체를 꿰뚫는 통찰력을 얻었고 이제 1979년 그때 그 까까머리 중학생들에게 명쾌한 답을 줄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