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틀조선TV 유튜브 바로가기

허물 없는 소통 정의선 "수평문화 중요…현대차만의 소프트웨어 갖출 것"

김혜란 기자 ㅣ lift@chosun.com
등록 2023.01.03 17:46 / 수정 2023.01.03 17:56

정의선 회장과 경영진,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신년회 개최
정의선 회장이 직접 제안, 임직원 격의 없는 질의로 수평적인 기업 문화 강조
남양연구소 출범 20년 해, ‘도전’과 ‘변화’의 상징적 장소에서 새 방식으로 메시지 공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일 주요사 경영진과 3일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오른쪽부터 기아 송호성 사장, 현대차 장재훈 사장, 정의선 회장, 박정국 연구개발본부 사장, 송창현 TaaS본부 및 차량SW담당 사장./김혜란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수평적이고 능동적인 기업문화를 촉진하고 있다. 3일 열린 신년 타운홀 미팅에서 소통과 보고문화의 개선을 임직원에게 주문하면서부터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글로벌 연구개발의 메카인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경기도 화성시 소재)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의 2023년 신년회를 개최했다.

타운홀 미팅 방식은 정의선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기업의 창의적 변화는 구성원에서 비롯된다는 믿음에서 수평적이고 능동적인 기업문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임직원들과 함께 노력해 왔다.

정의선 회장과 경영진은 새해 메시지와 사업 방향성 발표 직후 직원들과 즉석 질의 응답을 통해 그룹의 미래 비전, 기업문화 등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공감의 시간을 가졌다.

사내 조직 문화 개선에 대한 중요성에 대한 임직원들의 질문에 정 회장은 "결론이 있는 보고문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과거 정 명예회장에게 보고할 때 제 생각과 결론을 먼저 얘기하고 이유를 설명했다”면서 “그런데 우리는 어떨 때 보고를 보면 결론이 없고, 자신의 생각이 없다. 그런 보고문화는 바뀌어야 한다. 저부터가 그렇게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하는 입장에서는 '거부'에 두려워하지 말라고 주문했다. 정 회장은 “보고하다 보면 그것이 안 받아들여질 수 있는데, 그것에 대해 절대 낙담하거나 실망하지 말고 계속 지속적인 보고를 하고 설득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때 리더의 자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회장은 “보고 받는 사람은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자질이 필요하다”면서 “그래서 리더의 자질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저는 그것을 인사의 기준으로도 생각한다. 이분이 들을 수 있는 분인가 아니면 귀를 막고 있는 분인가 그런 부분에 대해 솔선수범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대차그룹의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전략에 대한 질문에 정 회장은 "애플의 IOS와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아닌 현대차만의 OS(운영체제)를 갖출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의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정 회장의 지론이 담겨 있는 것이다.

정 회장은 “우리가 자동차를 만들고 있지만 현재 대당 반도체 칩이 200~300개 정도 들어간다면 앞으로 자율주행 레벨4, 레벨5에서는 대당 2000개정도 들어갈 걸로 예상한다”면서 “자동차 제조사지만 전자회사보다 더 치밀하고 꼼꼼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가진 기업문화, 과감하고 도전적인 문화가 있지만, 전자회사들은 치밀하고 꼼꼼한 문화가 있다”면서 “우리에게 없는 문화를 본받아 작은 것부터 꼼꼼하게 해나가면 어떤 전자회사나 ICT회사보다 더 치밀하고 종합적인 제품을 만드는 회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꿈을 갖고 있다”

행사가 끝난 후 정 회장은 임직원들과 친밀한 분위기 속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남양연구소 디자인동 식당으로 이동해 떡국 등 새해 음식으로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덕담을 나누는 등 소통의 시간을 이어갔다.

◆ 정의선 회장 및 경영진과 임직원, 새해 비전 함께 공유

이번 신년회에서는 현대차그룹의 경영진이 임직원에게 직접 새해 경영 전략 및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돼 의미를 더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는 고객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하며 주요 전략의 핵심에 고객을 두고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다”면서 현대차의 2023년 중점 사업 전략으로 ‘고객 중심 사업 운영 강화’, ‘전동화 가속화 및 톱 티어(Top Tier) 경쟁력 확보’, ‘미래사업 기반 확보’를 제시했다.

특히 갈수록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신흥시장에 대해서는 “올해 아시아 대권역 출범을 계기로 기존 완성차 사업의 확대와 더불어 전동화 선도 등을 통해 아세안 지역을 현대차의 미래 핵심 시장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송호성 기사 사장은 “우리는 도전과 혁신의 DNA와 기아 브랜드에 자신감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보다 나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해야 한다”는 말로 서두를 열고 ‘고객 중심/브랜드 경영 고도화’ ‘PBV 사업 실행 체계 구축’을 올해의 주요 경영방침으로 꼽았다.

송 사장은 “PBV는 고객 맞춤형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즉 토탈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진정한 고객 중심의 가치를 창출해 나갈 기아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송 사장은 기아 EV 라인업에 있어서 올해 출시될 EV9의 역할에 주목하고 “EV9는 플래그십 EV 모델로서 혁신적인 기술과 우수한 상품성으로 기아 브랜드 포지셔닝 강화의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EV9이 시장 내 대표적인 플래그십 모델로서 자리매김해 이후 출시될 기아의 EV 풀 라인업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박정국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현대차그룹을 둘러싸고 있는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해 “차량의 전동화, 디지털화가 급격히 진행돼 신기술,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점차 증대되고 있으며, 기존 완성차 외에도 PBV, 로봇 등 다양한 모빌리티 디바이스에 대한 고객 니즈도 증가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는 기존 자동차 회사들뿐만 아니라 ICT, 스타트업 등 다양한 이종업체들과도 경쟁해야 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송창현 TaaS본부장 및 차량SW담당(사장)은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SDV의 가치와 비전에 대해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종을 SDV로 대전환해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다.

송 사장은 “소프트웨어 중심으로의 전환은 우리의 핵심 사업모델인 자동차라는 제품의 상품성을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로 빠르게 개선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SDV 전환의 목적에 대해서는 사용자를 한 플랫폼에 모은 후 데이터를 최대한 확보해 가장 빠른 속도로 사용자 니즈에 맞게 개선하며, 신규 서비스와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자동차 개발이라고 설명했다.

SDV 전환의 중요 기반인 무선(Over-the-Air, OTA)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송 사장은 “빠른 사용성 개선과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LRPP(Long Range Product Plan) 모델 위주의 개발 방법론에서 벗어나 ‘총체적 사용자 경험(Holistic User Experience, HUX)’, 즉 전체적인 사용자와 안전 관점에서 자동차라는 디바이스가 사용자에게 주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으로 바뀌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가 마친 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원들과 셀카를 찍으며 미소를 짓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최신기사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

          산업 최신 뉴스 더보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