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아냐?'
프리미엄 세단의 대명사 신형 그랜저에 올라 탔을 때의 인상이었다.
이달 초 경기도 하남에서 의정부까지 왕복 90㎞ 구간을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를 번갈아 이용하며 현대자동차의 야심작 '디 올 뉴 그랜저'를 시승해봤다.
이번 신차는 앞뒤로 4.5㎝ 길어지는 등 기존 모델보다 커졌음에도 개선된 3.5리터 GDI 가솔린 엔진으로 경쾌한 움직임을 보인다. 고속도로를 달릴 때도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이 전혀 없어 정숙성을 더했다. 엔진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기차에 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현대차가 자랑하는 정숙성은 디 올 뉴 그랜저에 적용된 소음 저감 최첨단 기술 덕이다. 노면 소음 저감기술인 액티브노이즈컨트롤로드(ANC-R)를 비롯해 이중 접합 차음 유리, 도어 3중 실링 구조, 분리형 카페트, 흡음 타이어,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등이 탑재됐다.
페달과 스티어링 휠 모두 부드럽게 조작됐다. 5m가 넘는 차가 운전하기 편한 소형차 같이 느껴지게 됐다.
부드러운 주행감의 백미는 차량을 중앙으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차선유지보조 기능에서 드러났다. 차량 스스로 스티어링 휠을 조절하는 힘이 인위적이지 않아 타사 기능보다 자연스러운 주행 성능을 보인 것. 다른 차들은 요란하게 진동을 일으키거나 스티어링 휠을 갑자기 꺾어대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다른 이 차의 다른 ADAS(첨단운전자보조장치) 기능도 믿고 맡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전방예측변속은 앞차 간격, 길안내 정보 등을 고려해 차량 스스로 기어단수를 조절했다. 중립주행제어는 내리막길 등에서 관성(타행)운전할 때 차량 스스로 기어를 중립(N)으로 변속했다.
충돌방지 보조 기능을 통해 운전자에 경고를 보내 주의를 기울이게 도와줬고, 신호가 바뀌고 앞 차가 주행을 시작 할때도 계기판을 통해 출발 신호를 보냈다.
운전석에 앉으니 중앙과 운전석을 아우리는 넓은 디스플레이가 눈에 들어왔다. 현대차가 자랑하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ccNC(connected car Navigation Cockpit)다.
'성공한 사람의 차'답게 뒷좌석에도 많은 공을 들인 모습. 팔걸이에 있는 'REST' 버튼을 누르면 조수석이 앞으로 움직이며 고급 비행기 좌석을 연상하는 시트로 바뀐다.
신형 그랜저는 한 줄의 라이팅을 강조한 '일자램프'로 스타리아를 연상시키는 미래지향 디자인을 채택했다. 동시에 '각그랜저'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C필러에 달려있는 삼각 형태의 '오페라 글라스'가 1세대 그랜저와 닮았기 때문이다.
차의 가격은 가솔린 3716만 원, 하이브리드 4376만 원, LPG 3863만원부터 시작된다. 개별소비세 3.5% 기준으로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세제혜택 적용 전 가격으로 친환경차 혜택이 적용되면 가격은 더 낮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