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콘서트 / 사진: 물고기뮤직 제공
고척스카이돔이 이름처럼 '하늘'이 됐다. 내, 외부 할 것 없이 온통 '하늘빛'으로 물든 것. 특히 이날 공연을 펼친 곳이 키움 '히어로즈'의 홈구장이라는 것도 재미를 더한다. IM HERO, 임영웅이 고척스카이돔에 떴다.
10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는 2022 임영웅 콘서트 'IM HERO'의 앙코르 공연이 진행됐다. 공연장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만난 것은 말 그대로 '하늘'이었다. 세대불문 다양한 팬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임영웅의 공식 색깔인 하늘빛 옷을 입고, 공식 굿즈들로 꾸민 모습이었다. 팬들은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으며 공연을 기다리는 순간도 만끽했다.
고척스카이돔에 설치된 포토존
팬들이 이처럼 공연에 진심이었듯, 임영웅 역시 진심을 다해 팬들을 맞았다. 이날 공연장 바깥에는 추워진 계절, 기다려야 할 팬들을 위해 곳곳에 난로가 설치되어 있었다. 다양한 연령층이 공연을 찾는 만큼, 임영웅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무대 역시 팬들과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모양으로, 눈길을 끌었고, 각 좌석에는 분홍빛 방석이 놓여있었다. 임영웅의 공연을 찾는 팬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 선물이다. 이러한 환대에 팬들 모두 설레는 기색으로 한 손에는 응원봉을 들고 임영웅을 기다렸다.
◆ 장르가 '임영웅'
조명이 암전됐고, 임영웅이 하늘에 도착했다. 공연의 시작을 알린 곡은 'LONDON BOY'였다. VCR부터 이어진 구성이 좀 더 공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이어 '무지개' 무대까지 선보인 임영웅은 트로트 곡인 '보금자리'로 흥을 돋우었다. 특히 가삿말을 "영웅시대만 있으면 돼"라는 식으로 바꾸어부 르며 팬들의 설렘을 자극했다. 다채로운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화하는 모습은 '장르가 임영웅'이라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드디어 기다리던 고척돔에서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라며 환호를 유도한 임영웅은 '고척'으로 2행시를 준비했다며 "고맙고 또, 고마운 이 마음", "척하면 척 알아주실 거죠?"라며 남다른 센스를 발휘했다. 이어 임영웅은 팬들의 눈을 좀 더 가까이 마주할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며 인사를 나누었고, 안전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어 "정말 많은 분들이 와계신데, 그 소문 들으셨나요"라며 "이번 앙코르 콘서트가 단순히 앙코르가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공연이라는 소식이다. 신흥 콘서트 맛집답게 소문이 많이 났더라고요. 오프닝도 'LONDON BOY'로 새롭게 들려드리셨는데, 어떠셨어요?"라며 객석에 있는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그러면서 "아직 이런 노래로 감탄하기엔 이르다. 새롭게 준비한 것이 많으니 기대해 주세요"라고 말했다.
◆ '남녀노소' 그 자체였던, '영웅시대'
이날 공연은 정말 다양한 세대의 팬들이 찾았다. 수능이 끝나고 왔다는 10대 팬도, 부모님을 모시고 온 듯한 2, 30대 팬도 많이 있었다. 이에 임영웅은 아이브의 'After Like'를 선보이며 일취월장한 춤 실력으로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고, 하늘빛 곤룡포를 입고 선보인 'A BIENTOT' 역시 "다 같이 즐기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라는 취지를 밝혀 의미를 더했다.
여기에 100세를 넘기셨다는 팬도 공연장을 찾았다. 임영웅은 "8세부터 100세까지 다 있는, 그런 공연장이다. 지금 이 순간만큼, 자부심을 느낄 때가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한, 임영웅은 자신을 아들, 손자, 젊게 살고 싶은 분은 '오빠'라고 생각해 달라며 이날 현장을 찾은 '형님들'에게도 '오빠'를 외치게 했다. 임영웅은 "고척에서 남자들 목소리로 오빠를 들어볼 줄이야"라며 "반갑다 얘들아"라고 센스 있게 화답했다.
이처럼 임영웅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TV CHOSUN '미스터트롯'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였다. 결국 자신을 알린 시작이 트로트였던 바, 임영웅은 '사랑해요 그대를', '사랑역', 트로트 데뷔곡인 '계단 말고 엘리베이터', '따라따라' 등의 무대를 선사했다. 또한, 즉석에서 팬들의 요청을 듣고 '소나기', '미워요', '뭣이 중헌디', 그리고 '미스터트롯' 1위 혜택으로 선물받은 '이제 나만 믿어요' 등을 선보였다. 임영웅은 과거를 돌아보며 "언제 시간이 이렇게 지나 단독 콘서트를 하게 됐고, 고척돔에서까지 여러분을 만나 뵙게 됐다. 정말 언젠가는 영웅시대 여러분을 모두 모시고 콘서트를 하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라며 "한 번 차근차근 올라가 보겠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 임영웅을 위해, 영웅시대를 위해
"엄마로서, 아내로서, 며느리로서,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자식으로서, 그리고 영웅시대로서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다사다난한 1년을 보내시느라 고생이 많았다"라며 "이번에 들려드릴 곡은 올 한 해 열심히 살아온 분들께 들려드리는 순서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세월을 묵묵히 살아온 여러분을 위해 아들, 손자, 동생, 오빠, 형, 친구인 영웅이가 한 번 불러보도록 하겠다"라며 다양한 세대를 어우를 수 있는 곡들인 '연애편지', '아버지', 그리고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까지 연달아 불렀다. 방송을 통해서도 많은 팬들을 눈물짓게 했던 곡인 만큼, 박수가 쏟아져 나왔고, 눈물을 훔치는 듯한 팬들도 보였다.
임영웅은 "항상 여러분이 주신 사랑을 생각하면서 초심을 잃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각오와 함께 "영웅시대와 함께 한 공연이 오늘로 딱 219일 되는 날이다. 1년의 반이 넘는 시간 동안 저와 함께해 주셔서 감사하다. 여러분 덕에 제가 '상남자'가 됐다. 상을 많이 받는 남자가 됐다. 모든 것이 영웅시대 덕분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트로피를 들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한다. 앞으로도 트로피의 무게를 아는 사람이 되겠다"라고 팬들을 향한 진심을 드러냈다.
"모든 날이 행복한 순간이었고, 여러분의 소중한 추억 속 한 장의 폴라로이드 사진처럼 남길 바란다"라며 임영웅은 최근 발매한 신곡인 'POLAROID' 무대를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건행'을 외치며 들어갔지만, 무대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한목소리로 '임영웅'을 외치자 다시 무대에 올라 'HERO (EDM REMIX ver.)를 선사했고,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저와 함께 크리스마스로 떠나볼까요"라며 캐럴 메들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임영웅은 팬들과 함께 하모니를 완성한 '사랑해 진짜', '손이 참 곱던 그대', 이번 앙코르 콘서트에 새롭게 추가한 '우리들의 블루스',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CURTAIN CALL (인생찬가)'까지 다양한 곡들로 3시간을 채웠다. 말 그대로 임영웅의 저력이 빛난 순간이었다. 세대불문 영웅시대와 장르 불문 임영웅이 만나 완성된 뜻깊은 순간이었다.
이러한 임영웅의 공연은 한국에서 끝맺지 않는다. 오는 11일까지 고척스카이돔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개최한 뒤, 내년 2월 11일과 12일 미국 LA DOLBY THEATRE를 찾아 단독 콘서트를 예고했다. 트로트 가수로서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임영웅의 다음이 더욱 궁금해진다. 언제나 '건행'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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