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창원공장 전경. 창원공장은 내년 상반기부터 GM의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글로벌 물량을 생산할 예정이다./한국GM 제공
한국지엠(GM) 부평2공장이 오는 26일 생산을 종료한다. 이 공장 부지는 1962년 국내 자동차 제조업체인 새나라자동차의 부평공장 준공으로 첫 출발을 알렸다.
22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부평2공장(조립라인)은 생산 중이던 소형 SUV 트랙스와 말리부 단종으로 오는 26일 가동을 중단한다. 부평2공장 소속 근로자 1200명 가운데 700명은 창원공장, 500명은 부평1공장으로 전환배치된다.
창원공장은 내년 3월부터 쉐보레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를 생산하고, 부평1공장에서는 주력 모델인 트레일블레이저와 뷰익 CUV 등을 만들어야 해 추가 인력이 필요한 상태다.
그러나 현재 창원공장으로 전환배치를 원하는 신청자가 부족한 상황. 이에 노사는 몇 년 동안만 창원공장에서 근무한 뒤 다시 부평으로 돌아오는 '파견' 형태를 제안한 상태다. 전환 근무 희망자가 적을 경우 가장 최근에 입사한 직원부터 우선 배치한다는 노사 단체협약 조항을 놓고 반발의 조짐이 있어 파견 근무가 대안으로 나온 것이다.
한 노조 관계자는 "노모를 모시거나 어린 아이들이 있는 직원들은 소속이 아예 바뀌는 전보(전환배치)에 많은 부담을 갖고 있다"며 "파견이나 신규채용을 단행해서라도 적정인원이 신속하게 배치될 수 있어야 현장이 안정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오는 25일 부평2공장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창원공장 파견 신청을 마감할 예정이다.
부평2공장 자리는 원래 일본군 군용차를 만들었던 곳으로 해방 이후 폐쇄됐다. 지난 1962년 새나라자동차가 이 폐공장을 활용해 국내 최초로 현대식 자동차 조립 라인을 만들어 닛산 블루버드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1965년 신진자동차가 새나라자동차를 인수한 뒤, 공장 부지를 165만2000㎡ 규모로 확장, 일본 도요타와 합작해 버스, 트럭 등의 상용차, 퍼블리카, 코로나, 크라운 등의 승용차를 만들었다.
신진자동차는 1972년 미국 제너럴모터스(GM)과 공동 자본금을 출자해 지엠코리아(GMK)를 설립했으나 이듬해 오일쇼크로 부도가 났으며, 산업은행이 GMK의 신진 보유 지분을 인수하면서 새한자동차로 사명이 바뀌었다.
이후 대우그룹이 새한자동차를 인수해 대우자동차의 시대가 열린다. 대우자동차는 1983년 부평공장에 기술연구소를 세운 데 이어 1992년 GM의 남은 지분을 모두 넘겨받아 독자 노선을 걷는다.
부평공장은 1986년 부평1공장이 새롭게 조성되며 기존에 있던 시설들이 부평2공장으로 분류됐다. 1970∼1990년대 부평2공장에서는 로얄 시리즈, 프린스, 에스페로를 거쳐 레간자·매그너스·토스카 등을 생산했다.
부평공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구조조정과 생산 중단 등 부침을 겪었다.
GM은 2002년 존폐에 갈림길에 있던 대우그룹과 양해각서를 맺고 신설법인 GM대우를 출범했다. 2011년 사명을 한국GM으로 바꾸고 차량 엠블럼도 쉐보레로 교체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