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인 침술사 역을 맡았지만, 이를 보여드리는 것보다 영화에서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집중했다."

10일 서울 CGV 용산 아이파크몰점에서 진행된 영화 '올빼미' 언론 시사회 현장에서 배우 류준열이 영화 '올빼미'에 대해 말했다. 영화 '올빼미'는 어두운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 경수(류준열)가 세자(김성철)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 영화다. 왕과 세자, 그리고 이를 목격한 맹인 침술사의 감정이 뜨겁게 오고 간다. 이를 잘 보여줌으로써 류준열의 말처럼 관객에게 '바로 본다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류준열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맹인 침술사 경수 역을 맡았다. 그는 캐릭터보다 작품에 집중했음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류준열은 "감독님과 같이 (시각장애인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삶을 엿보려고 노력했다. 저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크게 인상을 받았다. 다른 게 있다면 정말 눈빛이 굉장히 인상에 남았다. 이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꿈을 꾸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그 세계를 이해하려고 했는데 그게 스크린에 담겼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유해진은 세자의 죽음 이후 광기에 휩싸이는 왕 '인조' 역을 맡았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참바다'의 모습과 다수의 작품에서 보여준 말맛과는 다른 처음 보는 유해진의 광기는 관객을 옴짝달싹 못 하게 묶어둔다. 유해진은 "표현에 있어서 근육 표현이나 표정이나 이런 것들을 따로 준비한 것은 없다. '최대한 어떻게 인물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쉽게 이야기하면 '젖어 있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러면 자연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연극을 했던 시절의 연습 방법이 크게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유해진과 류준열은 '택시 운전사', '봉오동 전투'에 이어 '올빼미'에서 세 번째 조우했다. 유해진은 "성장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다른 건 몰라도 정말 잘 서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이제 정말 기둥이 굵어진 느낌이 들었다. 본인 입으로 성장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굵은 기둥이 되어가는구나'라는 것을 느꼈다"라고 류준열에 대한 진심을 전했고, 곁에서 듣던 류준열은 선배의 말에 왈칵 눈물을 쏟았다. 류준열은 유해진에 대해 "또 다른 선배의 영업 비밀을 배우며 선배님이 왜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감동받았다. 전 작품과 분명히 다른 현장이었다"라고 전했다.

'올빼미'는 인조실록에 기록된 소현세자의 죽음과 관련한 기록에 영화적 상상력을 덧붙인 작품이다. 인조실록 23년 6월 27일에는 '본국에 돌아온 지 수일 만에 죽은 소현세자는 얼굴빛을 분변할 수 없어 마치 약물에 중독되어 죽은 사람과 같았다'라고 기록돼 있다. 역사적 기록을 영화화하며 안태진 감독은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준비하고, 공부하며 맥락은 해치지 않으려고 했다. 인조가 세자 가족을 미워했다는 맥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상상으로 채워나갔다"라고 중점을 둔 지점을 전했다.

류준열은 어두운 밤에만 볼 수 있는 주맹증을 가진 인물이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봐도 못 본 척' 살아가다가, 한 사건을 통해 자신의 삶의 자세를 되돌린다. 해당 메시지는 '올빼미'를 관통하는 큰 줄기이기도 하다. 안태진 감독은 "영화에서 본다는 것, 진실을 목격한다는 것이 중요한 테마였다. 간단히 말씀드리면 관객분들이 이 영화를 보시고 진실, 큰 진실이든 작은 진실을 마주할 때 '어떤 결정을 내릴까'라는 걸 생각하시면서 보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유해진, 류준열의 열연을 담은 영화 '올빼미'는 오는 11월 23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