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쉬코리아 유정범 의장/메쉬코리아 제공
최근 대내외 어려움 속 회사 생존을 위해 승부수를 던진 메쉬코리아 유정범 의장의 리더십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유정범 의장은 2013년 배달 대행 브랜드 '부릉(VROONG)'을 앞세워 메쉬코리아를 창업한 설립자다. 지난 10년간 기존 배달 대행업체와 다른 매력적인 사업모델로 연 매출 3000억이 넘는 회사로 외형 성장을 이끌어 낸 인물이다.
유 의장은 전형적인 오프라인·인프라 중심 산업이었던 오토바이 배달 물류에 IT 기술력과 빅데이터를 접목하고 디지털화된 물류서비스를 개발한 선구자라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AI(인공지능) 첨단 배차관리 솔루션인 '부릉 TMS'는 국내 대기업들이 도입해 사용할 정도로 라스트마일 배달 시장을 기술 중심 시장으로 재편한 무기였다.
메쉬코리아가 기술 기반으로 물류 혁신기업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유 의장을 비롯한 엔지니어 중심으로 창업됐던 기업문화가 큰 역할을 했다. 유 의장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재정경제학을 전공한 유학파로 병역을 위해 국내로 들어와 인포뱅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며 알게 된 엔지니어들과 함께 2013년 창업, 이때부터 IT 기반의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다른 배달 대행업체들이 독립적인 가맹점들과 계약을 맺고 단순히 프로그램 사용료를 수취하는 방식과 달리 전체 물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전국 지점을 직영화한 구조의 사업형태를 취한 것이 주효했다. 합법적으로 쌓은 데이터는 스마트 물류 솔루션 개발에 활용됐고, 현재의 국내 라스트마일 배달 시장을 일군 혁신가로 업계에서 인정 받는 기초가 됐다. 전국 지점의 직영화를 통해 무자료 거래, 현금 거래 등이 없는 배달시장 양성화라는 긍정적 사회 효과를 낳기도 했다.
여기에 메쉬코리아와 손잡으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판로를 뚫어 제품을 더 팔 수 있다는 유 의장의 생각은 적중했다. 그는 대부분이 음식 배달에 한정된 다른 배달 대행업체들과 달리 B2B시장과 퀵커머스 시장을 개척했다. 그 결과 현재 GS더프레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올리브영 등의 라스트마일 물류를 담당하는 등 기업고객인 600여개 브랜드, 등록된 상점은 12만개가 넘는 명실상부한 B2B 배달 대행 1위로 회사를 이끌었다.
남들과 다른 사업모델을 추구한 유 의장은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켜 2017년 301억원 매출에서 지난해 3039억원으로 10배 이상 급성장 시켰다. 최근 5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78%에 달한다.
하지만 대내외적 환경으로 메쉬코리아 어려움이 닥쳤다. 올 들어 글로벌 금리인상과 경기부진 등으로 투자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으며 자금난이 발생했다. 한때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인 기업을 일컬음)을 내다봤던 메쉬코리아였지만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유 의장은 자금난 타개를 위해 통큰 결단을 내렸다. 모든 것을 회사 생존에 방점을 찍고, 내년 상반기 흑자전환을 위한 고강도 구조조정과 더불어 경영권 매각까지 조건에 포함한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세우고 국내 투자 유치를 모색함과 동시에 해외 투자 유치에도 직접 나섰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유 의장은 현재 영업이익 흑자사업이자 전통적으로 메쉬코리아가 강점을 지닌 이륜차 배달시장을 중심으로 회사 생존을 이끌고 이후 투자자들로부터 재신임을 묻겠다는 포부를 밝혔다"며 "경영권 매각 등 던질 수 있는 카드를 모두 던진 승부수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