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데 메오(Luca de Meo) 르노 그룹 회장이 11일 서울 강남에서 기자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르노코리아자동차 제공
르노그룹을 이끄는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회장이 11일 한국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부산 공장을 중대형 차량 수출 거점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전기차 국내 생산 물량 배정이나, 신형 전기차 수입 계획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대표이사 스테판 드블레즈)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강남에서 데 메오 르노 그룹 회장 및 CEO의 첫 한국 방문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 시장에 대한 르노 그룹의 새로운 전략을 발표했다. 또한 2025년 출시를 목표로 르노코리아자동차가 연구 개발 중인 또다른 신차의 컨셉 영상도 함께 공개했다. 영상에 따르면 이 차는 쿠페형 SUV다.
2020년 7월 르노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데 메오 회장은 르노자동차코리아의 여러 현안을 점검하기 위해 최근 입국했고 취임 후 방한은 처음이다. 르노그룹회장이 한국사업장을 직접 방문하는 것은 지난 2014년 카를로스 곤 전회장 이후 8년 만이다.
데 메오 회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에서 우리의 위치를 확실히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뒤, 이는 르노 그룹이 진행 중인 르놀루션 플랜과도 연관성이 있음을 설명했다. 르놀루션의 핵심은 기존의 판매량 중심에서 탈피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가치 창출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는 또 한국에 중∙대형급 차량의 핵심 수출 기지 구축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데 메오 회장은 이를 통해 향후 한국에 6년 동안 수억 유로 규모의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시장 투자에 필요한 여건으로 “중국 길리(지리)그룹과의 조인트 벤처가 계획대로 잘 운영된다는 전제가 있고, 몇 가지 모델에 대해 개발 승인이 나온다면 수익성을 담보할 중기적 공정에 대한 계획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신차 계획에 대해서는 최신 볼보 플랫폼을 기반으로 지리그룹과 함께 준비하고 있는 2024년 출시 예정의 D세그먼트(중형급)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해 언급했다.
다만 ‘부산 공장에서의 전기차 생산 계획’ ‘국내 신형 전기차 수입’ 등의 질문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러면서 데 메오 회장은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 노하우가 있다“며 ”부산 공장에서 임원을 만나기도 했는데, 조립 경험도 쌓였고, 우리의 지리 플랫폼이 있기 때문에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성장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와 접촉했느냐는 질문에 “3사 모두 장기적 파트너이고 그중 최고 리더들을 만나기도 했다”며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한국에 있는 파트너사들과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고, 배터리 용량을 확장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