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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 소 잃기 전에 외양간 점검…산업계 '비상'

김혜란 기자 ㅣ lift@chosun.com
등록 2022.09.05 14:27

현대차, 120여명 이송조 긴급편성 차량 5천대 대피
조선3사 배 옮기고 6일 작업중단으로 피해예방 최소화 전력투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일부공정 가동 중단 검토”안전제일
과거 태풍 때마다 수조원대 손실, 사전 예방이 최선의 방어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 중인 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앞바다에 거센 파도가 일고 있다./뉴스1

관측 사상 가장 강한 위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11호 태풍 ‘힌남노’가 본격적으로 한반도 영향권에 들어서면서 국내 중후장대 기업이 대비태세를 강화했다.

특히 대형 조선소에는 골리앗 크레인 등 각종 철제 구조물이 많아 태풍 피해가 발생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조선3사는 종합상황실 중심으로 실시간 기상분석과 태풍의 이동 경로 등을 파악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일 선박 9척을 서해로 선박을 피항했다. 안벽에서 건조 중인 선박들은 강풍에 대비해 계류 로프를 보강했다.

앞서 2020년 부산·울산 및 경남 해안가를 휩쓸고 간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건조되던 대형에탄운반선(VLEC)이 안벽으로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박이 기울어지면서 선박 접안시설이 무너졌다. 선내로 바닷물이 들어차면서 탱크와 엔진이 침수돼 피해 복구에 수 개월이 걸렸다.

대우조선해양도 선박 6척을 서해로 피행시켰다. 또 조선소에 현장 사무실·휴게실 등으로 쓰이는 컨테이너와 화장실 등 간이시설물을 고정하고, 각종 옥외 설치물을 사전 철거했다. 침수 피해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수구도 점검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안벽에 계류중인 선방과 크레인 등 시설물을 단단히 고정하는 등 피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완료하고 태풍의 이동경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다.

이들 조선3사는 이날 오후께 6일 작업 중단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관계자는 “최근 하청노조 파업으로 납기일 지연 이슈가 있었지만 태풍으로 인한 조업 중단으로는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일부 공정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일부 공정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 관계자는 “태풍 영향 피크시간대인 6일 제철소 일부 공정을 임시 중단하는 것까지 검토하고 있다”며 “최종 중단키로 결정할 경우 언제, 어떤 공장을 얼마나 세우는지는 등 구체적 사항은 태풍경로를 확인하며 오늘 중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예방정검, 시설점검 등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피해시 필요한 복구매뉴얼도 재점검 했다. 다만 제철소 조업 중단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울산 공장도 배수 취약지역, 위험요소 등 시설물을 점검했다. 또 120명의 차량 이송조를 긴급 편성해 지난 2일부터 수출 선적 부두와 저지대 등 상습 침수구간에 있는 생산차 5000여 대를 안전지대로 이동시켰다.

힌남노 상륙에 따라 대규모 결항 사태도 빚어졌다. 이날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현재 전국공항 출발기준 514편 중 절반이 넘는 332편이 결항됐다.

지역별로는 힌남노의 간접 영향권에 든 제주공항에서 132편의 항공기가 결항됐다. 또한 김포공항 117편, 김해 22편, 이외 기타공항에서 61편이 결항됐다.

인천공항공사도 이날 태풍으로 인한 2편의 항공기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지 못하고 결항됐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전날 제주행 등 총 70편의 항공편을 결항조치했다. 6일에는 31편이 결항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태풍 영향권에서 벗어나는 김포와 인천공항으로 항공기를 옮기고 주기돼 있는 항공기의 경우 결박조치할 예정이다. 아시아나도 5일과 6일 제주행과 여수행 항공편 20편을 결항조치했다.

힌남노는 2000년 이후 가장 강력한 태풍 루사나 매미와 비교된다. 2002년 제15호 태풍 루사 때문에 209명이 사망하고 37명이 실종됐다. 재산피해액는 역대 1위로 5조1479억 원이다.

2003년 제14호 태풍 매미 사망자와 실종자는 각각 119명과 12명이다. 재산피해액은 4조2225억 원이다.

2004년 제15호 태풍 메기 때문엔 7명이 목숨을 잃었고 4712명이 집을 잃어 이재민이 됐다. 재산피해액은 2500억 원이다. 2016년 제18호 태풍 차바로 인해선 6명이 사망했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힌남노는 정말 강할 것으로 예상되며 강한 바람과 많은 비가 예상되니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무시길 부탁드린다”며 “슬픔과 회한이 다시 찾아오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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