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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본사 IRA에 한국GM 두고 고민하나…GM 2인자, 한국 방문 돌연 취소

김혜란 기자 ㅣ lift@chosun.com
등록 2022.08.24 15:28

실판 아민 GM 수석부사장 한국행 돌연 취소 배경에 관심 쏠려
한국GM 존속 위기인 반면 GM은 자국기업보호 조치에 승승장구
산업은행 GM과 10년간 경영 지속 약속 데드라인 2028년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MPG에서 기자간담회중인 로베르토 렘펠 한국GM 사장(오른쪽)과 실판 아민 GM 해외사업부문 사장./GM 제공

한국 자동차산업이 최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단행한 자국 산업 보호 기조의 ‘인플레감축법(IRA)’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황급히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한국GM이 처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회사의 존속을 위해서 본사인 GM으로부터의 전기차 생산 물량 배정이 필수인데, IRA 조치로 GM의 한국 내 전기차 생산 가능성 마저 사라졌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실판 아민(Shilpan Amin)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International, GMI) 사장이 이달 말 한국을 방문하기로 했으나, 갑작스럽게 이 계획을 취소했다.

실판 아민 사장은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8월 말 일주일간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했었다. 한국GM 노조는 GM의 2인자인 실판 아민 사장을 만나 국내 전기차 물량 배정을 위해 힘써달라고 요청하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본사 사장단의 방한 일정은 우리도 입국 당일에나 알 수 있을 정도”라며 선을 그었다.

실판 아민 사장의 방한 무산 소식에 업계에서는 “IRA를 의식한 조치”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GM 본사는 당분간 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지 않을 거란 입장이다. IRA 때문에 지엠노조와 전기차 일감에 대해 얘기할 여지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 한해 최대 7500 달러(약 1000만 원)의 세액을 공제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여기에 중국산 배터리 소재 비중이 높은 전기차는 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국GM에게 남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2018년 산업은행은 GM으로부터 ‘10년간 경영 지속’이란 약속을 받아냈다. 데드라인인 2028년까지 약 5년 정도 남은 상황이다. 국내 사업장이 존속하려면 하루 빨리 전기차 등 추가 일감이 배정되어야 한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일감이 당장 배정되더라도 실제 생산까지는 통상 3년이 걸리기 때문에 이런 시차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현재 한국GM은 트레일블레이저와 함께 2023년부터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신차 CUV를 제외하고는 신차 배정이 없다. 더욱이 GM이 2030년 ‘탈 내연기관’을 선언하며 전동화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

GM은 IRA 시행 전부터 미국 정부와 미리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전동화 전략을 준비해 왔다. GM은 당장 이달부터 LG에너지솔루션과 세운 배터리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의 4개 공장 중 첫 번째 공장을 가동한다. 또 포스코케미칼에 약 14조 원가량을 투자해 배터리 소재를 공급받고 북미 생산 확대를 위해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GM이야 바이든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 하지만, 한국GM은 노사 관계도 악화되고 상황이 좋지 않다”며 “9월이나 11월에 본사 임원이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데, 그때까지는 사태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GM 노사는 2022년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상태다. 노조는 ‘파업 카드’로 회사를 압박하는 상황. 한국GM 노조는 지난 16일부터 이틀 간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결의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83%의 찬성률로 파업 찬반 투표가 가결됐다. 이후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22일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판결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나와 파업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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