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소화기내과 정문경 교수
건강검진 후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경우 백신 접종을 권유하지만, 많은 분들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접종을 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A형 간염은 한국인 급성 바이러스 간염의 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전염은 A형 간염이 걸린 사람의 분변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분변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먹고 감염될 수 있고, 분변에 오염된 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기도 한다. 또한 2019년처럼 환자의 분변에 오염된 바닷물이 조개류에 바이러스를 농축시켜 음식으로 전염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따뜻한 계절에는 야외활동을 많이 하면서 밖에서 음식을 먹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이런 경우 A형 간염이 많이 증가될 수 있다. 최근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감염 위험성이 높아진 만큼 철저한 감염예방 활동이 필수적이다.
성인은 어린이보다 대부분의 전염성 질환에서 회복력이나 면역력이 더 뛰어나지만, 일부 바이러스성 질환은 성인이 어린이보다 더 증상이 심하거나, 합병증이 더 많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A형 간염이 이에 해당한다. 어린 시기에는 증상 없이 자연 치유 되기도 하지만, 성인기에서는 많은 경우 증상이 발생하고, 1% 미만에서 전격성 간부전이 발생하며, 드물지만 간이식이 필요한 상황까지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A형 간염은 성인인 경우, 발병 후 치료보다는 예방이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A형 간염의 예방대책의 첫 번째는 식수원 및 식품, 개인위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A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A형 간염 백신이 2015년 국가 필수 예방접종으로 바뀌면서 2012년 이후 출생한 어린이나 10대에서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높다. 반면에 1970년에서 2000년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 즉 현재 20~40대, 특히 20~30대는 A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있는 비율이 30% 대로 낮다. 이 세대는 영·유아 시기 때 A형 간염이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정되지 않았고, 유년기에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라면서 항체가 형성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A형 간염이 증가하면서 2020년부터 백신을 맞은 적이 없는 20-30대도 접종 권고 대상에 포함되었고, 40대 이상이라면 A형 간염 항체 검사를 실시한 후 항체가 없을 때 백신을 접종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성인에서는 25년 이상, 소아에서는 10~14년간 예방 효과가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A형 간염은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이므로 고위험군이 아닌 건강한 일반인도 A형 간염에 대한 항체가 없다면 감염될 가능성이 크고, 감염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증상의 중등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A형 감염에 걸린 적도 없고 백신도 맞지 않아 항체가 없거나, 혹은 백신을 맞은 후에 시간이 흘러 항체가 사라지면 다시 예방접종이 권유되므로 항체 유무를 확인해 보기를 권한다. A형 간염 항체검사 후 항체가 없다면 6개월 간격으로 2차례의 예방접종을 통한 면역 획득을 권장한다. 예방접종 후에는 A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가 거의 100% 생성되므로 다시 항체 검사를 받을 필요는 없다.
<A형 간염 백신 Q&A>
Q1. A형 간염에 걸렸던 사람도 A형 간염 백신을 접종해야 하나?
A형 간염에 걸렸다가 회복된 경우 평생 면역을 획득하게 된다. 따라서 A형 간염이 확진된 사람은 이후 A형 간염 백신은 필요하지 않다.
Q2. 3년 전에 A형 간염 백신 1차를 접종 받은 경우 2차 접종을 안했는데, 이런 경우는 다시 1차부터 접종해야 하나?
2차 접종시기(1차 접종 후 6~18개월)를 놓쳤다고 하더라도 정해진 횟수(2회)만 접종하면 되며, 처음부터 다시 접종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A형 간염 백신 1차 접종 후 2차 접종이 지연된 상태라면 빠른 시기에 2차 접종만 시행하면 된다.
Q3. A형 간염 백신 1차 접종 후 실수로 3개월 만에 2차 접종을 했다면, 2차 접종을 다시 해야 하나?
A형 간염 백신의 최소접종간격은 6개월이다. 따라서 6개월 이내에 시행된 2차 접종은 무효로 판단하며, 잘못 접종된 2차 접종시기로부터 최소 6개월이 경과된 시점에 재접종을 해야 한다.
Q4. A형 간염이 많은 나라로 해외여행을 계획 중이어서 A형 간염 백신을 접종하려고 한다. 언제 접종해야 할까?
A형 간염 백신은 6~18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대개 여행 전에 2회 접종을 모두 받는 것은 어렵다. 다만, A형 간염 백신을 두 번 접종하는 것은 항체 지속 기간과 관련 있으므로 금번 여행에서는 한 번의 접종으로도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1회 A형 간염 백신 접종 후 2주가 지나면 50%에서, 4주가 되면 90%에서 항체가 생긴다. 따라서 금번 내원 시 A형 간염 백신을 1회 접종하고, 여행을 다녀온 뒤 1차 접종으로부터 6~18개월 시점에 2차 접종을 받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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