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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서은수 "팔다리 하나 부러질 각오로 임한 '마녀2'…성장했죠"

이우정 기자 ㅣ lwjjane864@chosun.com
등록 2022.06.13 13:28

서은수 인터뷰 / 사진: 하이스토리디앤씨 제공

배우 서은수의 새 길이 열렸다. 그간 작품에서 청순하거나 여성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준 그가 극단의 변신에 나서면서다. 영화 '마녀 Part.2 The Other One'(이하 '마녀2') 속 '조현'을 맡은 서은수는 '마녀 유니버스'를 펼치고 있는 박훈정 감독이 준 기회를 제대로 잡았다.

'마녀2'는 초토화된 비밀연구소에서 홀로 살아남아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소녀' 앞에 각기 다른 목적으로 그녀를 쫓는 세력들이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서은수는 군인 출신이자 십 년 전 사건으로 변화를 맞이한 인물 '조현'을 연기했다. 조현은 '백 총괄'(조민수)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연구소에서 탈출한 '소녀'를 찾아 나선다.

거친 '조현'을 연기한 서은수와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조현'을 벗고 청순한 본래의 모습으로 취재진을 맞았다.
'마녀2' 라인업이 떴을 때, 가장 의외였던 배우는 서은수였다. 그는 자신에게도 이런 기회가 주어질 줄 몰랐다고 말했다. 전작의 팬이었다던 그는 자신이 맡을 캐릭터도 모른 채, 박훈정 감독과 마녀 유니버스를 향한 믿음으로 작품에 참여했다.

"'마녀2'가 나온다는 얘기는 알고 있었는데 때마침 감독님께 연락이 왔어요. 미팅을 하고 싶다고 하셔서 만났는데, 저는 무슨 역할인지도 모르고 갔거든요. 그냥 저랑 비슷한 이미지의 캐릭터겠거니 하고 청순하게 하고 갔는데 감독님이 '잘 생겼네' 하시더라고요. (웃음)"

"대본을 받았는데 그거를 몇 시간 만에 다 읽고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 정말 재밌었거든요. 그래서 감독님께 '제주도에서 장기 숙박하고 싶습니다' 하고 연락을 드렸어요. 그러고 나서도 어떤 역할인지 정확히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는데, 감독님께서 '영어를 할 줄 아니?' 하셔서 '잘 못합니다' 했는데, '네가 조현을 해라'하셔서 그렇게 조현이 됐어요."
막상 '조현'을 받아든 서은수는 액션에 영어 대사, 욕설까지, 온갖 도전에 맞닥뜨려야 했다. 액션도 액션이지만 거친 느낌을 주기 위해 몸을 키워야 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변신을 준비했다. 피를 뒤집어쓴 채 거칠게 총질하는 서은수의 모습은 신선했다. 첫 액션에서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자신의 색다른 모습을 마주한 서은수는 칭찬에 민망해하면서도 자신의 연기에 부족함이 많았다고 겸손해했다. 서은수는 "사실 부담이 됐다"며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서은수가 ('조현'을) 했을 때 어떻게 더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그런 부담감이 컸거든요. 기존 이미지와 다른 얼굴을 보고 저를 캐스팅하셨는데 감독님의 선택이 맞다는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어요."

"처음에는 정말 걱정이 컸어요. 극 중에서도 제가 중요한 위치에 있었고, 액션도 많아서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배우로서 너무 좋은 기회였거든요. 180도 다른 연기를 하고 캐릭터를 맡는다는 게 다시 오지 않을 기회였고 정말 감사했죠. 직접 연기 하면서도 기대가 컸고, '팔다리 하나 부러져도 하자'는 마음으로, 흙바닥에 얼굴을 처박으며 했어요. (웃음)"
극 중 조현은 이종석이 맡은 '장' 역과 의뭉스러운 관계다. 한솥밥을 먹다 사이가 틀어진 듯한 두 사람, 그리고 '장'과 대립하는 '백 총괄'(조민수). 얽히고설킨 이들 사건과 마녀 유니버스의 관계성이 궁금했다.

"감독님께 '조현'이 '장'과의 스토리가 더 많이 있다라고만 하셨어요. 크고 디테일한 서사는 감독님 머릿속에 있고요. 제가 대충 생각한 건, 10년 전에 조현에게 정말 큰 사건이 일어나는데, 그때 장 때문에 제가 죽을 뻔했고, 그때 저를 살려준 게 백 총괄이어서 제가 다시 유니언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거예요."
마주치는 신이 많지는 않았으나, 선배 조민수, 이종석은 현장에서 서은수에게 큰 힘이 되어줬다. 이들은 여러 도전을 마주한 서은수의 부담감을 알아챈 듯,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종석 선배님은 '마녀2' 하면서 처음 뵀는데, 응원을 진짜 많이 해주셨어요. 잘하고 있는지 여쭤봐 주시고, 고민도 많이 들어주시면서 제가 '조현'으로 집중이 잘될 수 있게 해주셨어요. 제가 촬영하며 가장 힘들어할 때가 있었는데, 그때도 '너무 잘하고 있다. 너무 조현 같다'고 칭찬도 해주셨고요."

"조민수 선배님을 딱 처음 만났는데 1편으로 들어간 느낌이 들었어요. 여기가 지금 영화 속인지 실제인지 모를 만큼요. 선배님을 뵈니까 '내가 진짜 '마녀'에 들어왔구나' 싶었어요. 선배님께서 저를 보고 '조현이 된 걸 너무 축하해. 나 신인들 잘 모르는데 너 얼굴은 기억하고 있었어. 매력적인 마스크를 가졌구나'라고 말씀해 주셔서 긴장을 풀 수 있었어요."
서은수는 변신을 갈망하던 때, '마녀2'를 만났다.  그는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도전을 몸소 맞이했다. 그렇게 '마녀2'는 그에게 성장한 지점이자 배우로서 새 길을 열어준 작품이 됐다.

"저는 이번 작품에서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한번 보자'라는 마음으로 했어요. 저 스스로 칭찬보다는 엄청나게 채찍질을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너 이거 무조건 해내야 해'라는 마음이 커서 어려운 신을 해낼 때마다 되게 성취감이 컸어요. 시사회에서 영화를 다 보고 나니까 '나 어느 정도 성장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이 작품은 제가 인생에서 가장 집중하고 몰두하고 있었던 경험이에요. 관객분들에게 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돼서 그게 너무 감사해요. '서은수에게 저런 얼굴이 있었구나'하는 생각을 해주시면 좋겠고, 아예 서은수인지 몰라주셔도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관객분들의 기억에 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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