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사진기자, pr.chosunjns@gmail.com
박찬욱 감독이 정서경 작가와 함께 영화 '헤어질 결심'에 대한 첫 회의 때부터 두 배우의 이야기가 나왔다. 바로 배우 박해일과 탕웨이의 이름이다. 박찬욱 감독이 '달라질 결심'을 한 배경에 두 배우가 있었다.
1일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돼 배우 탕웨이, 박해일, 그리고 박찬욱 감독이 참석했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박찬욱 감독은 '제75회 칸 영화제'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2004년에는 '올드보이'로 2등 작품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2009년에는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은 데 이어 세 번째 수상이다. 그는 과거에는 상장뿐이었지만, 이번에는 트로피를 받았다고 전하며 "특히 이 영화는 제 전작보다 좀 더 한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점들이 많다. 주관적인 생각으로 탕웨이의 한국어 대사가 좀 특별하다. 그런 만큼 저에겐 한국 분들이 어떻게 봐주실지가 가장 궁금하고 긴장된다"라며 수상보다 한국 관객과의 만남에 기대감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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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질 결심'은 박찬욱 감독의 전작과는 다른 결의 작품이다. 박찬욱 감독 역시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폭력, 정사, 노출 등 필요하다고 생각한 만큼 구사했다. 그런 영화는 정말 관객에게 들이대듯이 바짝 눈앞에 갖다 대는 그런 류의 영화였다"라며 "감정을 숨긴 사람들의 이야기인 만큼, 관객이 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다가가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싶었다"라고 '헤어질 결심'에 대한 차별성을 밝혔다.
탕웨이는 극 중 '서래' 역을 맡았다. 산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사망자의 아내이다. 박찬욱 감독은 "정서경 작가가 아주 잘 표현했다. 입을 꼭 다물고 있으면, 그 안에 뭔가 은밀하고 귀중한 것이 담겨있는 것 같은 그런 표정"이라고 캐릭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또한 정서경 작가와 시나리오 구상을 위한 첫 만남에서부터 탕웨이를 생각했음을 전했다. 박찬욱 감독은 "정서경 작가가 여자는 중국인 캐릭터로 하자고 제안했다. '왜 중국인으로 쓰냐?' 물었더니, 그래야 '탕웨이'를 쓸 수 있지 않냐고 답하더라"라고 밝혔다.
탕웨이는 '헤어질 결심'에서 한국어 연기에 도전한다. 그는 "감독님의 눈빛, 작가님의 눈빛이 굉장히 따뜻했다. 내가 외국어로 연기해야 하지만, 이미 그 따뜻한 눈빛에 걱정이 없어졌다"라고 첫 미팅 당시를 회상했다. 박찬욱 감독은 "한국 관객이 잘 아는 한국어인데 낯설다, 귀에 설다, 어딘가 묘하다라는 인상을 받길 바랐다. 우리와 타자의 관계를 생각해볼 기회가 되면 좋겠다"라고 탕웨이의 한국어 연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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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일은 탕웨이의 모든 작품을 보지는 못했지만, '헤어질 결심'에서 "탕웨이의 매력을 최대치로 발산한다"라고 자신했다. 그는 "탕웨이가 곧 '서래'였다"라며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색, 계', 국내에서 김태용 감독의 '만추'를 감명 깊게 봤다. 그 두 작품을 비롯한 탕웨이의 매력은 '내면의 단단함'이었다.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숨기는 듯한 알 수 없는 표정, 눈빛 등이 탕웨이만이 가진 매력으로 발산하고 있다는 모습으로 기억했다. 이번 작품에서 그 부분을 최대치로, 더 많이 숨기고, 더 많이 확장시킨 캐릭터로 발산되지 않았나 싶다"라고 자기 생각을 전했다.
박해일은 극 중 '해준' 역을 맡았다. 박찬욱 감독은 마르틴 베크라는 추리 소설 시리즈를 읽은 후 마르틴 같이 상대를 배려해주고 신사적인 형사가 나오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그는 정서경 작가와 시나리오 구상을 위한 첫 미팅 당시 "백지장으로 시작해서 신사적인 형사 캐릭터에서 출발해보자, 예를 들면 박해일이라고 생각하자고 했다. 캐스팅이 안될까라는 걱정에 시나리오 단계에서 누군가를 염두에 두고 써본 적이 없다. 처음이었다. 박해일의 '해'를 따서 주인공 이름도 '해준'으로 지었다"라고 밝혔다.
박해일은 '해준' 역을 맡아 '서래'를 의심하고, 관심을 갖는 모습을 보여준다. 박해일은 "해준은 형사이면서도 우리와 같은 직업군이다. 밤새 근무도 하고, 열심히 일해서 승진도 빨리하는 친구다. 배우 이정현이 제 아내 역으로 나온다. 주말 부부이기도 하다. 열심히 살아가는 인물이라고 봐주시면 그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거다"라고 해준에 대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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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박찬욱 감독은 "박해일이 '살인의 추억'에서 용의자 아니었나. 국가대표 용의자다. 용의자일 때도 눈빛이 굉장히 맑아서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번에도 형사인데 맑은 눈빛을 볼 수 있다"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탕웨이는 "해준은 시작할 때는 수사에 공정한 형사의 모습이지만 점점 박해일의 눈빛을 통해 휘말려 드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박해일의 눈빛은 정제돼 있고 단단하다. '살인의 추억' 및 박해일의 작품을 몇몇 봤는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헤어질 결심' 속 박해일"이라고 밝혔다.
'헤어질 결심'은 시작부터 형사라는 키워드의 '수사극'과 가수 정훈희와 송창식이 부른 '안개'라는 곡이 키워드인 '멜로극'이 있었다. '수사극'의 뿌리에서 박해일이 나왔다면, '안개'의 뿌리에서 탕웨이가 나왔다. 두 사람은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처음부터 등장했고, 영화를 완성하는 큰 키워드였다. 그리고 박찬욱 감독은 수사극이나 멜로극의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려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런 면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한 탕웨이와 박해일의 매력이 100% 녹아든 작품인지도 모른다.
박찬욱 감독은 "칸에서 많은 기자와 인터뷰할 때 누군가 '이 영화는 50%의 수사 드라마와 50%의 로맨스 드라마라고 표현하면 좋겠냐'라고 묻기에 '그보다는 100%의 수사 드라마와 100%의 로맨스 드라마가 좋겠다'라고 답했다.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이 핵심이다. 어느 순간에 어떤 관점에서는 수사극이고, 어떤 순간에는 로맨스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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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형사가 용의자를 만나는 관계, 다른 사람에게 탐문해서 여러 정보를 얻는다, 자료조사를 한다, 만나서 심문한다, 미행하고 잠복근무하면서 들여다본다, 밖에서 계속 기다린다, 이 모든 형사의 업무라는 것이 '헤어질 결심'에서는 연애의 과정이었다. 분리할 수가 없다. 심문 과정 자체가 긴 대화인데, 여기에서 보통의 연인들이 할 법한 모든 일이 벌어진다"라고 덧붙이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겨준 영화 '헤어질 결심'은 오는 6월 29일 개봉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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