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포켓돌스튜디오 제공
"참 시기와 운이 잘 맞았던 것 같다. 꿈만 같은 시간이었고, 생각보다도 잘 된 것 같아서 사람에게 정말 때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12년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송가인이 어느덧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견디기 어려웠던 길고 긴 무명의 시간을 보냈지만, 탄탄한 실력을 갖추었기에 '미스트롯'을 통해 주목을 받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트로트 열풍을 선도하는 주역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송가인은 "아직도 너무 먼 것 같아요. 선배님들에 비하면 애기죠. 갈 길이 많기 때문에 10주년이라고 해도, '아직 10년 밖에 안 됐다'는 생각이에요. 칠순, 팔순을 보낸 어르신들이 환갑인 어른을 보면 '아직 젊네' 이러는 것처럼 저도 어린 것 같아요. 갈 길이 멀었고, 50주년이 될 때까지 노래하고, 달려가고 싶어요"라며 앞으로의 미래를 꿈꾸었다.
송가인의 말 그대로 아직 '한창'이다. 더욱이 송가인은 길었던 무명의 시절을 보냈고, 최근에서야 빛을 본 케이스다. 과거에 대한 질문에 송가인은 "당시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서 설 무대도 적었고, 한 달에 두 번, 많으면 네 번 정도 무대에 올라갔다. 기존 자리를 메꿔야 하는 경우가 많았고, 곡도 대부분 한 곡만 불러야 했다. 무엇보다 '무대 세워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라'는 식이라 페이도 못 받아서 경제적인 어려움이 컸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르바이트에 대한 생각도 있었지만, 혹여나 갑작스럽게 생긴 스케줄을 하지 못할까봐 선택하지 못했다. 이에 송가인은 "비녀를 만들기 시작했다. 수작업으로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그걸로 생계유지도 하고, 힘들었지만 스스로 뭔가를 찾아서 생활비를 책임진 것이 저한테는 큰 경험이 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어려운 무명 시절을 보내던 송가인의 삶은 '미스트롯'을 기점으로 달라지게 된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1위에 해당하는 진(眞)을 차지하며 다시 트로트 열풍의 시작을 알렸다. 송가인은 "그때도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등을 해버렸다. 조금 컸을 때 단독 콘서트도, 디너쇼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상상을 했었는데, 생각보다도 빨리 뜨게 됐다. 저로 인해 선배님들이 활발히 활동하는 모습이 자랑스럽고 뿌듯했고, 후배님들께서도 정말 존경할 수 있는 선배가 되어야 겠다는 책임감도 생긴다. 그래서 어느 무대에 가든, 항상 진심을 다해 노래하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달라진 상황에 혹자는 '뜨고 나니 변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송가인은 "저는 그대로에요"라며 "그저 위치와 환경이 바뀌었을 뿐이다. 주변에서도 떴지만, 안 변해서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물론 경제적인 부분은 많이 변했죠. 덕분에 저한테 도움을 준 많은 분들께 보답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게 도리가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그렇기에 송가인은 '어떤 척'을 하지 않고 싶다며 "어른들께서 예뻐해주시니까 제가 먼저 다가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송가인을 보면서 가장 크게 와닿았던 부분은 어떠한 문화 생활을 즐기는 것에 있어서 변방에 있던 노인들에게 새로운 취미, 즐길 거리를 만들어줬다는 부분이다.
송가인은 "어른 팬들이 우울하게 보내는 시간이 많았는데, 제 덕분에 밖에 나와서 웃으면서 활동하고, 취미를 가져본 것이 처음이라는 그런 말을 많이 해주신다"라며 "최근에는 아이돌 팬들 못지 않게 스트리밍도 해주시고 저를 위해 많은 것을 해주시려고 한다. 그런 것을 보며 큰 감동이고 기쁨이 두 배가 되는 것 같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송가인의 날갯짓은, '미스터트롯', '미스트롯2' 등 후속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송가인은 "지금은 어디든 TV를 틀면 트로트 가수 분들께서 나온다. 그런 부분에 한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하기도 하지만, 앞으로가 중요한 것 같다"라며 "앞으로 도태되지 않게 장르적으로도 새로운 것이 나와야 할 것 같고, 많은 가수들께서 연습하고, 개발하고, 노력하고, 또 여러 아이디어가 있어야 될 것 같다.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노래를 잘 하기 위한 연습이 필수인 것 같다"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탄생한 앨범이 바로 지난 4월 발매된 '연가'다. 정통 트로트의 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타이틀곡 '비 내리는 금강산'으로 활동에 나서고 있는 송가인은 "처음 곡을 받았을 때부터 진짜 진한, 정통 트로트이라는 생각을 했다. 2집 때는 세미트로트풍의 곡을 공개했는데, 이번에는 잘할 수 있는 진한 트로트를 보여드려야 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이런 곡이 남아있다는 것이 영광이었고,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었다"라고 답했다.
정통 트로트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는 말에는 "제가 국악을 했잖아요. 국악도 어떻게 보면 진하단 말이에요. 국악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정통 트로트가 어렵게 다가오지 않았어요"라며 "이런 곡이 나에게 잘 맞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방향성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 중이다. 송가인은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가야겠다는 생각이 크다"라며 "진한 장르를 좋아하는 분도 계시지만, 너무 진하다고 하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이번 앨범도 투 트랙 전략으로 7080 세대가 좋아할 법한 포크송 같은 '기억 저 편에' 같은 곡을 수록했다. 다른 프로그램 같은 곳에서는 또 다른 장르를 하고 있고, 트로트 가수도 이만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앞으로도 고민해갈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인터뷰②] "CD보다 좋은 라이브"…'송가인 콘서트'에 가야할 이유 기사로 이어집니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 - 디지틀조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