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드라마 데뷔작을 함께 했던 인연이다. 2011년 방송된 SBS 드라마 '신기생뎐'에서 美친 케미를 과시했던 임수향과 성훈이 이번에는 '마라맛 케미'를 예고하는 '우리는 오늘부터'로 다시 로맨스 연기에 나서게 된 것. "주변에서 우스갯소리로 노부부 같다고 하신다"라는 두 사람의 호흡에 궁금증이 더해진다.
4일 SBS 새 월화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극본, 연출 정정화)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정정화 감독과 배우 임수향, 성훈, 신동욱, 홍지윤이 참석했다.
우리는오늘부터 제작발표회 / 사진: SBS 제공
미국 드라마 '제인 더 버진'을 리메이크한 '우리는 오늘부터'는 혼전순결을 지켜오던 오우리가 뜻밖의 사고로 코스메틱 그룹 대표 라파엘의 아이를 갖게 되면서 벌어지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 소동극. 정정화 감독은 "우리나라 막장 드라마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자극적인 드라마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작품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안 된다는 반응이 많았다"라며 "최대한 한국 시청자들도 함께 즐길 방법을 고민하며 리메이크하게 됐다"라고 소개했다.
원작의 어떤 매력 때문에 리메이크를 선택하게 됐는지 묻자, 정 감독은 "반전에 반전이 더해지는, 어디로 갈지 모르는 독한 맛이 있다"라며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번역하는 것이 정말 힘든 과정이었다. 자극적인 요소에 집중하기보다는 황당한 일을 겪은 인물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는지, 또 가족들에게 힘이 있다는 내용이라 사람 냄새나는 이야기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주인공의 '혼전순결'이라는 설정 자체가 예민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어느 쪽이 맞다는 정답을 내는 것은 아니다"라며 "드라마 보조작가라는 현실에 살던 사람이 막장 드라마와 같은 비현실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 구조로 봐주시면, 예민한 부분들도 재미있게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시청 포인트를 밝혔다.
임수향은 혼전순결을 지키면서 강재(신동욱)와 2년째 연애 중인 드라마 보조작가 '오우리'를 연기한다. 예기치 못한 사고로 라파엘(성훈)의 아이를 임신하게 되는 인물이다. 임수향은 "여러 사건에 휘말리면서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사랑스럽고 따뜻하게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사실 혼전순결이라는 키워드는 한 소재일 뿐이다. 극 중 인물이 왜 혼전순결을 하게 됐는데, 이걸 지키면서 이상과 현실에서 계속 갈등하게 된다"라며 "그런 모습이 현실적이면서도 귀엽게 다가왔다.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점을 두고 연기한 부분도 이 친구의 선택을 공감가게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특히 임수향은 정정화 감독의 연출에 대한 신뢰를 드러내며 "드라마에 판타지적인 요소가 많은데, 그런 부분과 현실적인 부분이 잘 융합되고 어우러진다. 감독님이 판타지적인 것은 더 코믹스럽게 표현했고, 신선한 앵글로 담아냈다. 덕분에 판타지는 판타지로 볼 수 있는, 극적 허용이 될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2년 간의 투병으로 더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된 다이아몬드 코스메틱 대표 라파엘(본명 김복래)로 분하게 된 성훈은 "과거에는 자유롭게, 편안하게 살던 친구가 삶의 큰 변화를 겪게 되어 책임감을 갖고 살아가려고 하던 도중, 사고가 생기며 또 다른 책임질 일이 생기는 인물"이라며 "많은 일을 겪으며 성장해가는 캐릭터다"라고 자신의 역할을 밝혔다.
'재력'을 라파엘의 키워드로 꼽은 성훈은 "사실 캐릭터적인 부분에서 공감된 것은 없다. 부럽기는 한데, 제가 그런 것을 경험해 보지는 못했다"라며 "원작을 보지 않았기 때문에 감독님과 만나 이야기하고, 캐릭터에 대해 상의하며 라파엘을 만들어 갔다"라고 말했다. 이에 정정화 감독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최종 리딩을 한 이후에도 캐릭터의 많은 대화 끝에 캐릭터의 콘셉트를 바꾸었다. 정말 고민이 많았는데, 촬영된 것을 보며 고민한 보람이 있다고 느꼈다"라고 자신했다.
전작인 '결혼작사 이혼작곡'에서는 '쓰랑꾼'(쓰레기 같은 사랑꾼)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던 성훈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어떤 사랑을 보여줄 것인지 묻자 "전작같은 경우는 그런 일이 본인의 의지에 의해 이뤄졌다면, 이번에는 본인 의지가 아니다. 사고에 의해 일어난 일이라 라파엘이 겪는 상황을 잘 이해하고 따라가려고 했다"라고 말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궁금증을 더했다.
두 사람은 11년 전 방영한 SBS 드라마 '신기생뎐'을 통해 로맨스를 선보였고, KBS 드라마 '아이가 다섯'에서도 상대 역은 아니었지만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여기에 이어 '우리는 오늘부터'로 세 번째 만나게 된 특별한 인연이다. 임수향은 "치열했던 신인 시절을 함께 했던 전우애가 있는 사이"라며 "오빠가 캐스팅되어서 든든했고, 오빠와 저의 케미를 사랑해 주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좋았다"라고 다시 상대 역으로 만나게 된 소감을 전했다.
성훈 역시 "저희가 11년 만에 다시 상대 역으로 만나게 됐지만, 그 안에 왕래가 없던 것도 아니고 한 번씩 만나기도 하고 연락도 했던 만큼, 서로를 잘 안다. 리허설을 안 해도 될 정도로 연기 호흡도 잘 맞았다"라고 자신했고, 임수향은 "주변에서 우스갯소리로 노부부 같다고 하신다"라고 말해 두 사람의 케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성훈은 '마음의소리 리부트' 이후 정정화 감독과도 다시 호흡을 맞추게 된 만큼, 임수향에게 어떤 조언을 해준 것이 있는지 질문을 받자 "어차피 현장에서 만날 거라서 첫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서로 연락을 안 했다. 서로를 너무 잘 아니까 그냥 현장에서 보자는 느낌이었다"라며 "그래도 대본 리딩을 하고 난 다음에 감독님이 대본에 얽매이지 않고 배우가 더 재미있게 하면 그런 자유를 보장해 주시는 분이라는 그런 이야기는 했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로맨스가 이뤄지기에는 큰 벽이 있다. 바로 우리의 남자친구이자, 원칙과 양심을 지키며 정직하게 일하는 강력계 형사 '이강재'의 존재다. 이강재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신동욱은 "UUU라고 생각했다"라며 "정말 유니크하고, 유쾌하고 눈물(ㅠㅠ) 짓게 하는 감동이 있다. 처음 대본을 보고 작가님이 누구인지 궁금했을 정도"라고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무엇보다 정정화 감독은 "원래 강재 캐릭터는 약간 순정마초 느낌이었는데, 신동욱 배우와 만난 뒤 이미지가 좋아서 순정남 느낌으로 대본을 고쳤다"라고 이야기 한 만큼, 이강재에 완벽히 몰입한 신동욱의 모습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홍지윤은 다이아몬드 의료재단 마케팅 팀장이자 라파엘의 아내인 이마리(본명 이말자)를 맡지만,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연기를 보여준다. 홍지윤은 "외모만 빼고 모든 것이 가짜인 삶을 사는 인물"이라며 "본인이 원하는 바를 이루고자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이어 홍지윤은 "오디션을 봤을 때부터 마리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도전할 수 있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혼을 다해서 열심히 임했던 기억이 있다"라고 밝힌 바, 홍지윤이 완성할 '겉바속촉' 이마리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이 커진다.
한편 SBS 새 월화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는 오는 9일(월) 밤 10시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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