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중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포털 뉴스서비스의 신뢰성,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방향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네이버와 카카오가 운영하는 포털 뉴스 관련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가칭)’ 신설을 공식화했다. 법으로 위원회 인적구성과 자격요건 등을 규정하고 뉴스의 배열과 노출 등에 대한 알고리즘 기준을 검증해 공개하는 방식이다.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박성중 간사는 2일 브리핑에서 "네이버·카카오 일평균 이용자 수가 8천82만명"이라며 "인터넷의 출입구 역할을 벗어나 언론사를 취사선택하고 뉴스 배열 등 사실상 편집권을 행사해 여론 형성을 주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네이버·카카오의 알고리즘 검증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박 간사는 "알고리즘이 중립성을 담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의 편집'보다 어쩌면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며 전문가 중심의 가칭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를 법적 기구로 신설해 포털 내부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박 간사는 "정부가 검증에 직접 개입하는 시스템이 아니다"라며 법으로 위원회의 인적 구성·자격 요건·업무 등을 규정하고, 뉴스 등 배열·노출 등에 대한 알고리즘 기준을 검증해 그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중립적 외부 기관으로 만들되 그 경우에도 정부의 역할은 위원회를 지원하는 것으로 한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카카오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에 대한 대대적 수술도 예고했다.
박 간사는 "제평위의 밀실 심사를 투명하게 바꾸겠다"며 제평위 모든 회의의 속기록 작성을 의무화하고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평위원 자격 기준을 법에 규정하고, 제평위를 네이버·다음 등 포털에 각각 만드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간사는 "포털은 제평위를 통해 언론사의 제휴 계약·해지 여부를 결정한다"며 "사실상 언론사의 목줄을 쥐고 있으면서도 지나치게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제평위 목에 방울을 달겠다"라고 강조했다.
박 간사는 "현직 언론인이 위원으로 참여하는 이해 충돌 문제가 있다"며 "네이버·카카오와 제휴를 맺은 언론사를 한 기관에서 심사하는 것은 두 회사가 담합해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포털은 제평위라는 명분 좋은 도구를 방패 삼아 공정성·공익성 지적을 회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털에서 기사를 이용하려 할 때 해당 언론사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안도 나왔다.
박 간사는 "이용자와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긴 호흡으로 아웃링크 전환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우선 언론사의 선택권을 보장하면서 자발적 아웃링크로의 전환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아웃링크의 효과를 세밀하게 분석해 전면 전환을 준비하겠다"며 "전면 도입 후에 문제가 계속되면 포털 편집권을 없애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간사는 아웃링크 방식인 구글을 예로 들면서 "국내 포털의 시작 화면이 구글처럼 단순 검색창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간사는 "인링크는 자체 홈페이지·서버 구축이 어려운 중소 언론에는 혜택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반면, 마치 가두리 양식장처럼 포털 내 트래픽을 증가시켜 포털 내 뉴스 광고 효과를 높이고, 포털의 지배력을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아웃링크의 경우 일부 언론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야기하고,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자극적 기사가 나올 수 있다면서 단계적 전환 추진 이유를 밝혔다.
박 간사는 질의응답에서 '네이버·카카오에 대한 강력한 제재의 뜻으로 보인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진짜 공정·공평하게 하자는 차원이고 네이버와 카카오를 표적 삼고 제재할 마음은 추호도 없다"고 답했다.
박 간사는 "알고리즘 투명성위원회도 진짜 중립 인사를 들여보내서 국민이 알고리즘을 믿을 수 있는 느낌이 들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고리즘 공개가 기업 영업 기밀'이라는 지적에는 "구글에 들어가서 보면 16개 (알고리즘) 항목이 상세하게 (나와 있다). 네이버는 아주 추상적으로 돼 있다"며 "정부가 개입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박 간사는 또 "주요 언론사는 아웃링크를 선호한다. 우리 언론사가 약 1만2000개인데 그중 1만개가 인터넷 신문이다. 그 1만개 중 1000개가 포털에 있다"며 "대부분 중소 언론사는 아웃링크를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가 인링크를 주장하는 명분을 제공하는 형태"라며 "포털이 검색의 본연 기능을 못 한다면 전면적 아웃링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아웃링크 도입을) 강제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