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무한경쟁에 돌입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가 탁월한 성능과 디자인으로 세계적 최고 권위의 상을 휩쓸고 유럽·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판매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는 게 방증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퍼스트 무버’ 전략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가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차’를 비롯해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등 자동차에 시상하는 6개 부문 중 3개 부문을 휩쓸었다.
앞서 지난 2월에는 기아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세계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 등 글로벌 3대 올해의 차 가운데 2개를 석권했다.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는 ‘북미 올해의 차’와 함께 최고 권위의 자동차 관련 시상으로 꼽힌다.
특히 아이오닉 5는 ▲독일 올해의 차 ▲영국 올해의 차 ▲독일 유력 매체 ‘아우토빌트 선정 최고의 수입차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익스프레스 선정 올해의 차’ ▲2021 IDEA 디자인상 금상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 등을 차지했다.
EV6는 ▲유럽 올해의 차 ▲아일랜드 올해의 차 ▲독일 올해의 차 프리미엄 부문 1위 ▲영국 유력 매체 ‘탑기어 선정 올해의 크로스 오버’ ▲영국 자동차 전문매체 ‘왓카 선정 올해의 차’ ▲2021 미국 굿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 ▲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최우수상 및 본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제네시스 전용 전기차 GV60도 ‘2022 레드닷 어워드 제품 디자인 본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같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의 리더십 확보는 정의선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전략이 핵심동력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정 회장은 전기차 대중화에 대비해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그룹 임직원을 독려했다.
그는 “전기차를 기회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선점한다는 관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바로잡고 필요하다면 인력과 조직의 변화도 추진하자”고 덧붙였다.
정 회장의 이 같은 의지는 현대차그룹 최초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의 성공적 개발로 이어졌다. E-GMP는 글로벌 유수의 고성능·고급차 브랜드를 뛰어넘는 수준의 전용 플랫폼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정 회장의 방향성 아래 구체화됐다.
전용 플랫폼 개발 여부를 놓고 내부 의견이 엇갈렸을 당시 정 회장이 결단했고 주요 단계 때마다 직접 점검했다. 특히 타 업체가 시도하지 않은 신기술 적용을 정 회장은 적극 주문했다. 차량 외부로 자유롭게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V2L’과 18분 만에 배터리를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초급속 충전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또 ▲급속·초급속 등 다양한 충전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는 ‘400V/800V 멀티 충전시스템’ ▲승차감과 핸들링은 향상시키고 소음과 진동을 줄여주는 ‘통합형 드라이브 액슬(IDA)’ ▲4WD와 2WD 구동 방식을 자유롭게 전환해 효율적인 운전을 돕는 ‘전기차 감속기 디스커넥터’ 등을 세계 최초로 개발·적용했다.
정 회장은 전용 전기차의 과감한 디자인도 포기할 수 없는 핵심 요소라고 못 박았다. 실제 EV6 개발 당시 미래지향적 디자인에 힘을 실어 줬다.
정 회장은 전기차의 친환경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개발 단계부터 탄소 및 오염물질 감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으며 전기차 전체 밸류체인 관점에서의 배터리 리사이클 프로세스 구축 등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기차 25만2719대를 판매해 전세계 전기차 판매 ‘톱5’권에 진입했다. 올해는 전용전기차 판매가 본격화됨에 따라 현대차그룹 전기차 글로벌 판매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 현대차그룹 전기차 판매는 7만6801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 총 30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현대차는 제네시스 포함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EV 라인업을 갖춰 18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 기아는 2027년까지 14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2030년에는 12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