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와아가씨' 이세희 인터뷰 / 사진: 조선일보 일본어판 이대덕 기자, pr.chosunjns@gmail.com
[인터뷰①에 이어] 어떤 활동을 시작하는 것에 있어 '빠른 나이'는 없다고 하지만, 여타 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빠르게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나를 표현하고 싶었던 열망이 있었고, 이제서야 꽃을 피게 되었다. '신사와 아가씨'의 히로인, 이세희의 이야기다.
이세희는 이날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이유에 대해 들은 이야기가 있는지 묻자 "단단이가 초반에 혼자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비슷했다고 느끼신 것 같다"라며 "저도 서울에 혼자 올라와서 고군분투 했던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 모습을 단단이와 비슷하게 느끼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단단이가 사랑을 찾고 진정한 행복을 만났다면 이세희는 연기를 통해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을 찾고, 행복할 수 있게 되었다.
'신사와 아가씨'를 통해 얻은 인기를 실감하는지 묻자 이세희는 "밥 먹으러 가면, 이모님들께서 '단단이'라고 부르면서 반찬을 하나씩 더 챙겨주세요. 그때 너무 좋아요"라며 "또 엄마께서 할인을 자주 해주는 마트에 가시다가, 요새는 회원 이름이 제 이름으로 되어 있어서 점원 분께서 알아봐 주시는 안 다니던 마트를 가신다. 제가 집에 갈때마다 그 마트로 데려가시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이러한 주변에서의 반응 외에도 지난 '2021 K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하고,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는 등 보이는 지표 역시 분명하다. 신인상을 수상했을 때 어땠는지 묻자 "시상식에 처음 가봤는데, 그 자체로 너무 신났다. 레드카펫! 드레스! 이러면서 신이 났는데, 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호명된 그 순간, 내가 받아도 되나 이런 생각이 들며 진짜 감사하다는 마음밖에 없었다"라고 돌아봤다.
이세희가 처음 간 시상식을 확실하게 즐기는 모습은 그의 표정, 그리고 행동에서 드러났다. 실제 이날 방송에서는 이세희가 같은 작품에서 상을 탄 배우들은 물론, 축하 공연 차 무대에 오른 프라우드먼의 모습을 찍는 모습도 담겼다. 그때 후기를 전한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는 말에 이세희는 "SNS에 올리려고 했는데, 못 올렸다"라며 "카메라로 찍다가 제가 보기 위해 자꾸 내려서 다리만 나와서 올릴 수가 없었다. 너무 멋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가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세희는 사실 뒤늦게 배우 활동에 뛰어든 케이스다. 처음부터 배우 활동에 뜻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천안여자고등학교 재학시절에는 댄스 동아리 팀으로 활동을 하기도 했다. "우리 날다는 뜻의, 댄스 동아리 위비(We飛)였다"라며 당시 한 학년 선배인 원진아와 함께 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이세희는 "선배님은 정말 예쁘고 잘하셨다"라며 "근데 진짜 신기한 것 같다. 동아리에서 연습을 많이 해서 끈끈했는데, 친한 언니고, 선배님이 드라마에 나오고, 또 오디션장에서 마주치기도 했다. 이 작품 붙었을 때도 언니가 메시지를 보내서 '위비 좋다, 잘해서 좋다'는 식으로 말씀해주셨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얼굴에 춤이 없는 것 같다는 말에는 웃으면서 "사실 제가 거기에서 제일 못 추기는 했다. 그래서 뒤에 서기는 했다"라면서도 "그때도 뭔가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다. 제가 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못 했는데, 그런 마음을 춤으로 표현했던 것 같다. 소심한 관종이다"라고 돌아봤다.
연기에 대한 마음은 어떻게 먹게 된 것일까. 이세희는 "스물 여섯이 넘었을 때 하게 됐다. 인생은 한 번 뿐이니까 해보자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는지 묻자 "제가 치위생과를 다녔는데 실습이 끝나고 불꺼진 천장을 보는데 '나는 맨날 주말만 기다리는 사람이 될까, 월요일이 기다려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엄마께 하고 싶은 것을 하면 어떨 것 같냐고 묻자 '네 인생이니까 해'라고 해주셨다. 그때 제가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빠르게 가족을 부양하고 싶은 마음에 스스로 핑계를 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너무 잘 한 선택인 것 같다"라고 답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인지 묻자 "당연하죠"라며 "왜 더 빨리 시작하지 못했을까, 왜 나를 못 믿었을까 생각한다. 전에 걸었던 길이 후회되는 것은 아니다. 그 덕분에 늦게 시작해서 더욱더 앞만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라고 단단한 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렇게 뛰어 든 연기 생활에서 이세희는 바로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일찍 시작한 것이 아닌 만큼, 조급한 마음이 생기지는 않았을까. 그만두고 싶었던 마음은 없었을까 궁금했다. 이세희는 "욕심이 나니까 조금만 더 해보자는 생각을 계속 했다. 이대로 떠나면 후회만 남을 것 같아서 후회가 남지않게 하고 싶었다"라며 "그래도 조금씩 뭔가를 하긴 하면서 조금 더 저를 믿게 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어떤 점에서 연기라는 활동에 매료됐는지 묻자, 이세희는 "합법적으로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MBTI가 INFP(인프피)다. 되게 소심한 편이다. 화장실에 간다는 말도 잘 못하던 사람이었는데, 배우는 다른 사람이 되어도 괜찮은 직업이잖아요. 그렇게 하면 더 좋은 것이고, 그런 것이 되게 매력적인 것 같다"라고 연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이세희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 것일까. "사실 저는 그런게 없다. 어떤 목표나 계획이 없다. 그냥 연기를 할 때 제가 느낀 짜릿한 감정을 시청자들께서도 느껴주셨으면 좋겠고, 앞으로 이러한 경험을 늘려가고 싶다." 2022년 계획도 마찬가지였다. 이세희는 "주어진대로 해나갈 뿐이다. 사실 계획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계획대로 되는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기도 한다"라며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배우로서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것이 있는지 묻자 이세희는 "지금과는 다른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 일을 오래 하고 싶거든요"라며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극을 해보고 싶다. 아예 시대 상황이 다르니까 현장도 완전 다를 것 같고, 그런 것을 경험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세희의 다음은 어떤 모습일까 기대가 더해진다.
한편 이세희는 차기작과 관련해 "아직까지는 확정된 것이 없고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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