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공장전경/조선DB
SK하이닉스가 국내 8인치 파운드리(반도체 위택생산) 기업인 키파운드리(옛 매그나칩 파운드리 부문)를 품에 안았다. 2004년 하이닉스가 구조조정 과정에서 비메모리 부문을 분리 매각한 후 무려 18년 만이다. 이번 인수로 SK하이닉스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10위권 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는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는 건을 심사한 결과 시장 경쟁 제한 우려가 없어 승인했다고 30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매그너스반도체로부터 키파운드리의 주식 100%를 약 5758억원에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작년 12월 공정위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와 키파운드리는 8인치(200㎜) 웨이퍼 팹(공장) 운영기업으로 전 세계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 등에 90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의 성숙제품 파운드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CMOS 이미지 센서, 전력반도체(Power IC),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이, 키파운드리는 DDI, 혼합신호(Mixed Signal), 비휘발성 메모리(eNVM) 등이 각각 주력 서비스 분야다.
공정위는 두 회사의 중첩되는 사업 영역인 '전 세계 성숙제품 파운드리 시장'을 관련 시장으로 획정하고 수평결합 측면을 중점 검토한 결과 두 회사의 합계 점유율이 5%대에 불과해 경쟁 제한 우려가 적다고 판단했다.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전체를 기준으로 하면 합계 점유율은 1%대 수준에 그쳤다.
성숙제품 파운드리 시장의 경우 대만의 TSMC 및 UMC,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Global Foundry) 등 대체 경쟁사업자가 충분히 존재해 두 회사가 단독의 경쟁제한 행위를 할 가능성도 작다고 봤다.
수직 결합 측면에서도 경쟁 제한성은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결합 전에 SK하이닉스는 컨트롤러 등 첨단·주류제품의 생산은 TSMC 등 제3의 업체에 위탁하고, CMOS 이미지 센서 등 성숙 제품의 생산은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에 대부분을 위탁해 왔다.
하지만 키파운드리는 12인치(300㎜) 웨이퍼 팹과 첨단 제품 공정기술 등을 갖고 있지 않아 이번 결합으로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에 첨단제품 등의 생산을 위탁해 경쟁자를 배제할 가능성이 작다고 본 것이다.
공정위는 "변화 속도가 빠른 반도체·전기차 등 혁신기반 산업의 기업결합은 최대한 신속히 심사해 혁신 생태계 구축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