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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게임업계 기둥' 김정주 넥슨 창업주 별이 되다

신현우 기자 ㅣ hwshin@chosun.com
등록 2022.03.01 22:01
게임사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이사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54세. 한국 게임 산업의 '기둥'으로 불렸던 김 창업자의 사망 소식에 게임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 등 일부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안타까움을 전했다.

NXC 측은 1일 “넥슨을 창업한 김정주 NXC 이사가 지난달 말 미국에서 유명을 달리했다”며 “유가족 모두 황망한 상황이라 자세히 설명드리지 못함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회사는 “고인은 이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최근 악화한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라며 “조용히 고인을 보내드리려 하는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현재 국내 빈소 마련 여부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1968년생인 고인은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학사)를 졸업했으며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대학원에서 전산학과 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박사 과정을 6개월 만에 그만두고 1994년 넥슨을 창업했다.이어 지난 1996년 세계 최초 온라인 게임 '바람의나라'를 선보이며 온라인 게임 산업 시장을 개척했다.

김 창업자는 지난 2005년 글로벌 투자회사이자 넥슨 지주사인 NXC씨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일본에 상장한 넥슨의 모기업으로, 연결 기준 매출 3조원이 넘는 대기업이다. 그는 회사 설립 이후 지난해 7월까지 15년간 NXC의 대표직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7월 NXC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NXC는 가치 있는 디지털 아이디어와 미래 기술 등에 투자했다. NXC는 ▲노르웨이 프리미엄 유아용품 기업 스토케(Stokke)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스탬프(Bitstamp) ▲한국 최초 암호화폐 거래소 코빗(Korbit) 등을 인수했고 다양한 스타트업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창업자는 NXC 대표 시절 기업가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길을 꾸준히 모색했다.

그는 NXC 대표로 재임하면서 2013년 아시아 최초 컴퓨터박물관인 '넥슨컴퓨터박물관'을 개관했다. 또 국내 최초 아동 재활병원인 '푸르메재단 넥슨어린이재활병원' 건립을 위해 넥슨코리아·네오플과 함께 200억원을 기부하고 2006년 병원이 개원하기까지 꾸준히 지원했다.

더불어 2014년부터 미국 콜라보레이티브 펀드(Collaborative Fund)의 파트너로 활동하면서 한국을 대표하는 창업가로서 국경과 분야를 넘나들며 활동했다.

김 창업자는 2018년 넥슨 재단을 설립해 본격적인 기부활동을 시작했다. 2019년 넥슨재단을 통해 대전시에 우리나라 최초의 공공 어린이재활병원 건립 기금 100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2020년 국내 최초 독립형 어린이 완화 의료센터 건립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10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하고 지난해 경남권 어린이재활병원을 위한 100억원 후원을 약속했다.

김정주 창업자의 비보에 게임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 내정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업계의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너무 충격적인 소식이다. 한국 게임산업의 역사는 바람의 나라에서 시작한다. 이 역사를 쓴 회사가 넥슨이고 넥슨을 보고 김택진 대표가 엔씨소프트를 만들었다. 김정주 창업자는 게임산업의 역사를 열었던 인물"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 창업자는 한국 게임의 글로벌 시장의 가치를 먼저 알고 중국 직접 서비스에 도전해 성공한 인물"이라며 "한국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 나가는 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하셨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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