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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불꽃 타오르는 두산그룹…23개월만에 구조조정 마무리

류범열 기자 ㅣ ryu4813@chosun.com
등록 2022.02.28 11:11

인프라코어 등 약 3조1000억원 규모 계열사 자산 매각…뼈 깎는 구조조정
원전 부활 등 그룹 원동력 기지개…"차세대 원전·해상풍력·수소·가스터빈 등 4대 사업 성장 박차 가할것"

분당두산타워/두산중공업 제공

두산그룹에 희망의 불씨가 타오르고 있다.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졸업하는 데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탈(脫)원전’에서 ‘친(親)원전’으로 에너지 정책 기조를 선회하는 입장을 밝혀서다. 특히 자구노력과 미래형 사업구조로 체질을 일정 부분 바꾼 만큼 추가 성장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두산그룹은 28일부터 산업은행 등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졸업한다. 핵심 계열사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로 2020년 3월 채권단에 긴급자금 지원을 요청한 지 23개월 만이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이날 부로 채권단과 두산그룹 간 체결한 재무구조개선 약정(MOU)에 의한 채권단 관리체제를 종결한다고 밝혔다.

산은은 "재무구조개선과 향후 사업전망에 대한 외부전문기관의 재무진단 결과,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가 다시 독립경영이 가능한 수준까지 회복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약정 종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MOU 조기 종결 결정에는 재무지표 개선 등 전통적인 기준뿐만 아니라 국가 기간산업인 '에너지 분야의 대표기업'으로서의 중요성도 감안됐다"고 말했다.

산은은 "이번 성공적인 재무구조 약정 종결을 통해 에너지 분야의 대표기업인 두산중공업은 유동성 위기 극복뿐 아니라 '미래형 사업구조로 새 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앞서 두산중공업은 자회사 두산건설에 대한 자금지원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며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의 주력 분야였던 원자력 산업이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전개되자 두산중공업은 자력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산은·수은은 논의 끝에 긴급자금 3조원을 지급했고 대주주와 계열주의 책임 있는 역할과 직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 방안 수립 등을 구조조정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에 두산그룹은 약정 기간 동안 자구계획의 일환으로 약 3조1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계열사 자산을 매각했다. 매각 자산은 클럽모우CC(1850억원), 네오플럭스(711억원), 두산타워(8000억원), 두산솔루스(6986억원), 모트롤BG(4530억원), 두산인프라코어(8500억원), 두산건설 지분(2580억원) 등이었다.

두산그룹은 지난 18일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이 1조147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서 자구계획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5000억원을 채무상환에 사용할 방침이다.

두산그룹이 2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채권단 관리체계에서 완전히 벗어난 사례는 최근 10년 새 최단기 기록이다. 앞서 동국제강이 지난 2014년 6월 재무구조개선약정을 맺은 후 2016년 6월 약정종료를 통지받아 24개월이 소요된 바 있다.

산은은 두산그룹의 약정 조기 종료에 대해 "짧은 기간 계열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국책은행의 지원과 협조에 감사 드린다”며 “차세대 원전(SMR), 해상풍력, 수소, 가스터빈 등 4대 사업을 앞세워 성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임기 내내 탈 원전 정책을 추진해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5일 “향후 60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두산중공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오는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신한울 3·4호기 원전의 공사 재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맡은 두산중공업은 2017년 2월 정부로부터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후 주기기 설비(4505억원)와 터빈 발전기(422억원) 부품 제작을 마쳤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에 납품하지 못하면서 총투자비 4927억원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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