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시작하는 작품이기도 했고, 저의 첫 사극이기도 하다. 도전과 시작이라는 키워드로 제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지난 22일 KBS 2TV 월화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하고'(극본 김아록, 연출 황인혁)가 종영했다. 역사상 가장 강력한 금주령의 시대, 밀주꾼을 단속하는 원칙주의 감찰과 술을 빚어 인생을 바꿔보려는 밀주꾼 여인의 '아술아술' 추격 로맨스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서 강미나는 병판댁 무남독녀 '한애진' 역을 맡았다.

작품 종영 인터뷰를 진행한 강미나는 "시원섭섭한 것 같다"라며 "첫 사극이라 준비한 것도 많았고, 열심히 연기했고 촬영했던 만큼 보여주고 싶은 욕심도 많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라고 작품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극 중 강미나가 맡은 한애진은 여자라는 이유로 수많은 제약을 받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고, 정해진 배필을 만나야만 하는 양반집 규수의 숙명을 따르기 보다는 진정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로 '조선판 MZ세대'라는 평가를 얻었다.

강미나는 "애진이로서는 대본이 많이 안 나왔을 때였는데도 정말 재미있었다. 감독님을 만나 그 자리에서 대본으로 한 시간 넘게 수다를 떨었고, 이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작품 선택 이유를 밝히며 "여성으로서 금지된 것이 많고, 금주령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깨고 선을 넘는다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었고, 애진이로서는 하고 싶은 것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첫 사극이라 어려움이 많았다. 강미나는 "대본에 나온 단어들도 그렇고, 어떤 절차 같은 것도 잘 모르는 것이 많았다. 조선시대 배경의 작품도 많이 찾아보면서 공부를 많이 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처럼 열심히 준비했음에도 아쉬운 부분은 있다. 강미나는 "애진이로서 좀 더 통통 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놓친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마지막 화에서 한애진은 금기를 깨고 남장을 한 채 왕세자 이표(변우석)와 함께 금강산으로 향한다. 극 중 한애진은 금강산에 가보고 싶다는 꿈이 있었지만, 금강산은 여자는 갈 수 없는 곳이었다. 한애진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 등에 답답함을 느끼며 일탈을 시작했기에 더욱 뜻깊은 결말이다.

강미나는 "처음에 혜리 언니, 서예화 언니가 남장을 하는 것을 봤는데 나도 남장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결말에 딱 남장을 하는 것이 좋았다"라며 "'계집으로 갈 수 없다면 사내로 가면 되지 않습니까' 라는 대사가 좋았고, 금강산을 가고 싶었던 생각이 실제로 금강산에 가는 것으로 이어져서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변우석과는 이번이 두 번째 만남이다. 과거 단막극을 함께 한 것이 인연이 돼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도 같이 캐스팅됐다. 강미나는 "처음 호흡을 맞추었을 때도 되게 친해지고, 재미있게 잘 찍었는데 이번에는 두 번째라 그런지 더 좋았다. 서로 배려도 많이 하고 여유있게 챙겨주고, 같이 이야기하면서 신을 만들어갔다"라고 말했다.

특히 화제를 모았던 장면은 한애진이 이표의 뺨을 때리는 모습이었다. 강미나는 "사실 이 부분을 정말 걱정을 많이 했었다. 다들 '감히 어떻게 세자 저하의 뺨을 치냐'고 이야기를 하시던데, 저도 그 부분이 걱정됐다. 그래도 애진이니까 할 수 있던 행동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연기를 하는 것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자 "'썸머가이즈'라는 작품에서 상대 배우의 뺨을 때리는 신이 한 번 있었다. 그때랑은 또 다른 느낌이기는 했지만, 아무래도 너무 약하게 때리면 장면이 잘 안 사는데, 세게 치면 미안한 마음이다"라며 "그래도 우석 배우님이 피곤한 상태에서 잠이 깼다는 식으로 재미있게 받아주셔서 다행이었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여기에 사극 베테랑인 유승호, 강미나에게는 든든한 선배가 되어준 이혜리가 함께 하며 즐거운 현장을 만들어갈 수 있었다. 이혜리는 최근 종영 인터뷰를 통해 촬영장 분위기에 대한 질문에 "저뿐만 아니라 다들 밝은 캐릭터라 모두 현장을 통통 튀게 만들어줘서 유승호 배우님이 힘들지 않았을까"라는 이야기를 꺼냈는데, 강미나 역시 이에 깊게 공감했다.

"정확하시다"라며 강미나는 "저희 비하인드를 보시면 승호 선배님이 진짜 낯을 많이 가리는데, 우석 배우님은 장난기가 많고, 혜리 언니도 장난기가 많고 에너지가 넘치는 성격이다. 넷이 붙는 신이 있으면 두 분이 승호 선배님을 몰아가고, 저는 가만히 한 마디씩 툭툭 던졌다. 근데 또 승호 선배님이 잘 당해주셔서 훈훈한 분위기였다"라고 회상했다.

이처럼 배우들의 유쾌한 분위기는 '꽃 피면 달 생각하고'에 고스란히 담기게 됐다. 강미나는 '꽃 피면 달 생각하고'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기억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이렇게 술과 꽃이라는 소재로 재미있는 드라마를 만들 수 있구나, 보시면서 재미있고 즐거웠다고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는 바람을 더했다.

[인터뷰②] '꽃달'부터 '미남당'까지…강미나 "신인상 수상? 한 번 생각은 해봤죠" 기사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