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그룹 사옥
중흥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마지막 관문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했다. 그동안 체급과 기업 역량 차이 등을 고려할 때 ‘새우가 고래를 삼킨 셈’이라는 평가가 많았던 만큼 두 기업의 향방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공정위는 중흥토건 및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주식 50.75%(총 2조670억원 규모)를 취득하는 건에 대해 경쟁 제한 우려가 적다고 판단해 승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중흥건설은 '중흥 S-클래스'라는 브랜드로, 대우건설은 '푸르지오'라는 브랜드로 주택건축사업을 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부동산 개발·공급업도 하고 있다.
공정위는 양사의 업종을 고려해 종합건설업 시장과 부동산 개발·공급업 시장에서 경쟁 제한 여부를 심사한 결과, 경쟁 제한 우려가 적다고 판단했다.
종합건설업 시장의 경우 시장 진입 및 퇴출이 비교적 자유롭고, 등록업체가 1만4264개가 존재하는 등 집중도가 매우 낮다고 봤다. 양사가 결합하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4위, 점유율은 3.99%로 5위 이하 경쟁사업자들과의 점유율 격차도 크지 않았다.
국내건설업 시장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수주가 이뤄지는 등 단독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어려운 구조인 점도 고려됐다. 종합건설업 시장을 토목건축, 산업환경 설비, 조경 공사업 시장으로 세분하더라도 각 시장이 안전지대(시장집중도가 일정 수준 이하인 경우)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개발·공급업 시장 역시 부동산개발 등록업체 2408개가 경쟁하고 있고, 양사가 결합 후에도 점유율이 2.02%(8위)로 미미한 수준이며 유력 사업자들 간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부동산 개발·공급업의 시장 가격인 분양·임대가격은 주변의 부동산 시세나 입지, 관련 법률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책정되는 점도 고려 요소였다.
공정위는 인접한 종합건설업 시장과 부동산 개발·공급업 시장의 수직결합도 심사했는데, 이 역시 다수 경쟁사업자가 경쟁하는 점과 양사 시장점유율이 매우 미미한 수준인 점에서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봤다.
공정위는 "이번 결합 건은 중대형 종합건설사 간의 기업결합으로 중흥건설이 국내 주택건축 위주의 사업에서 벗어나 해외 토목, 플랜트, 신산업 등 다양한 분야로 주력 분야를 확대·강화할 것"이라며 "건설업계에 새로운 경쟁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주택건설 분야에 특화된 중흥건설이 토목·플랜트·해외 등 사업 영역이 훨씬 넓은 대우건설을 품는 것을 두고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격"이라며 우려 섞인 반응이 나왔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흥건설과 대우건설은 체급 차이가 크게 난다”며 “지역기반 건설업체가 글로벌 브랜드인 대우건설을 품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지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