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범죄에 대한 자극적인 타이틀과 내용은 충격을 더한다. '스무 살도 안 된 아이들이 어떻게 저런 범죄를 저지를 수가 있을까'라는 것이 솔직한 생각이었고, 아마 기사로만 소년범죄를 접하는 이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을 거다. 그래서 '소년심판'은 질문을 던진다. 소년범죄가 일어나는 것이 한 사람의 문제인지에 대해서다.

22일 온라인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소년심판'의 온라인 제작보고회가 진행돼 배우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을 비롯해 홍종찬 감독, 김민석 작가가 참석했다. '소년심판'은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 심은석(김혜수)이 지방법원 소년부에 부임하면서 마주하게 되는 소년범죄와 그들을 담당하는 판사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각기 다른 신념과 성격의 배우 김혜수, 김무열, 이성민, 이정은이 4명의 판사가 되어 가상의 공간인 소년 형사합의부에서 만난다. 김혜수는 자신의 캐릭터 심은석 판사에 대해 "소년범을 혐오하는 판사다. 냉정하고 날카롭게 몰두하면서 죄를 지었으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자비 없는 판결을 내리는 인물"이라고 설명한다.

김무열은 맡은 차태주를 "소년범에게 엄벌을 내릴 사람은 많지만, 기회를 주는 건 판사뿐이라고 믿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성민은 강원중에 대해 "사회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물"이라고 밝혔으며, 이정은이 맡은 나근희는 "강원중이 물러나고 부임한 판사로 지연되는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생각해 감정을 배제한 결정을 내리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수는 '소년심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작업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야기의 재미는 기교가 아닌, 진심이었다. 그 힘이 상당했다. 시리즈의 재미를 넘어선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적 재미는 물론이고, 영상매체가 할 수 있는 순기능을 내포한 작품이라 배우로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작업했다. 의도한 메시지가 시청자 가슴에 닿아서 이 시리즈를 즐기며 함께 몰두하고, 청소년 범죄, 소년범에 대해 유의미한 고민을 해보는 계기가 된다면 정말 좋겠다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라고 참여를 결정한 이유를 전했다.

이성민은 '소년심판'에서 함께한 김혜수에 대해 감탄했던 순간을 밝혔다. 그는 "그녀의 식사량? 아주 극 소식을 하고 있는 모습이 놀라울 정도로 감탄스러웠다"라고 웃으며 말한 뒤, 답변을 이어갔다.

이성민은 현장의 김혜수에 대해 "마치 신인배우를 보는 것 같았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에피소드로 강원중(이성민)이 심은석(김혜수)에게 A4 종이를 던지는 장면을 회상했다. 그는 "종이가 김혜수의 얼굴에 정면으로 붙었다. 그 정도면 NG라고 생각해서 배우가 연기를 멈춘다. 그런데 김혜수는 감독님이 '컷' 할 때까지 연기하더라"라며 "배우 입장에서 볼 때 저런 모습은 나는 못 하는 모습이구나 싶었다. 저런 태도의 배우는 내가 본받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라고 감탄을 전했다.

이성민의 칭찬은 영화 '대외비'에 이어 '소년심판'에서 만난 김무열에게도 이어졌다. 이성민은 "'대외비'에서는 어마어마한 깡패로 나오는데, '소년심판'에서는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착한 모습을 보여준다. 극단에 서 있는 김무열을 보며 '이 친구가 이게 되나?' 싶을 정도로 어메이징한 변화를 느꼈다"라며 "대한민국의 히스 레저가 될 수 있는 배우다"라고 극찬했다. 이에 김무열은 어찌할 바 모르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오래 지켜보신 선배님들의 칭찬이 진심으로 와 닿는 느낌이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정은이 맡은 나근희는 원래 남자 캐릭터였다.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며 홍종찬 감독과 배우 김혜수, 김무열은 '나근희' 역에 맞춘 듯 이정은을 떠올렸다. 이에 이정은은 "제가 귀엽게 새겨서 배역 제의가 올 때마다 깜짝 놀란다"라며 웃음 지은 뒤 "과거 봉준호 감독님께서 제 인터뷰 사진을 보시고 '공화당 당원 같다, 완고해 보인다'라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다. 그래서 아마 '사'자 돌림이 되는 캐릭터를 맡으면 그런 성격이지 않을까 생각한 적은 있다"라고 밝혔다.

이정은과 김혜수도 작품에서 두 번째 만남이다. 영화 '내가 죽던 날' 이후 '소년심판'에서 함께한 이정은에 대해 김혜수는 "이정은처럼 좋은 배우와의 만남은 정말 자양분이 되고 소중한 자산이 되더라. 참 운이 좋게 이렇게 좋은 배우와 재회할 수 있게 됐다. 나의 자산이 어떻게 잘 축적됐는지 확인할 기회다. 심은석과 나근희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첨예하게 대립한다. 가장 대립하는 판사다. 불꽃 튀는 티키타카가 아니라 폭발 직전의 활화산 정도라고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라고 밝혀 두 사람의 활화산 같은 연기 호흡을 기대하게 했다.

김혜수, 이정은, 이성민, 김무열이라는 남다른 인연과 케미의 배우들이 소년범죄를 마주하는 인물로 등장해 보는 이들에게 메시지를 던진다. 홍종찬 감독은 "소년범죄에 대해 뉴스와 매스컴에서 보다가 이 작품을 하면서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게 됐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소년범만의 문제만도 아니고, 그들이 사는 사회의 근원적 문제가 많이 얽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작품으로 보여줄때 균형잡힌 시각으로, 어느 한쪽을 대변하지 않고, 답을 제시하지 않고, 다양하게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작품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과연 당신이 찾게 될 답은 뭘까. 다양한 사회적 함의를 품고 있는 시리즈 '소년심판'은 오는 2월 2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