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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서진표 코미디 서막 연 '내과 박원장'

이우정 기자 기자 ㅣ lwjjane864@chosun.com
등록 2022.02.17 17:32

'내과 박원장' 이서진 인터뷰 / 사진: 티빙 제공

젠틀, 귀티, 클래식. 이서진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그런 이서진이 그간의 모습과 180도 다른, '사람 이서진'의 모든 것을 내려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변신으로 돌아왔다. '내과 박원장'을 통해 신선함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 이서진과 화상으로 만났다.

'내과 박원장'은 1도 슬기롭지 못한 초짜 개원의의 '웃픈' 현실을 그려낸 메디컬 코미디다. 한 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원내 비품을 아끼고, 또 선배 개원의들에게 도움도 안 되는 조언을 받으며 그저 생존을 위해 발악하는 중년 남성의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작품을 이끄는 '박원장' 역의 이서진은 그동안의 이미지를 완전히 버린 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작품에 임했다. 아니, 보는 사람들이야말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이서진을 바라봤다. 공개 전, '이서진이 이 정도 했으면 봐줘야 한다'는 네티즌의 반응이 이해될 만큼, 이서진의 변신은 파격 그 자체였다.

원형 탈모를 가리려 어색한 가발을 쓰고 있는 이서진의 모습은 그의 꾹 닫힌 입과 무표정과 더해져 더 큰 웃음을 자아냈다. 게다가 빈틈없는 연기력으로 첫 코미디까지 합격점을 받았으니, 이제 '이서진표 코미디'의 서막이 오른 셈이다.

"보시는 분들이 점수를 후하게 주시면 좋겠어요. 좋은 작품이 있으면 언제든지 (코미디) 가능하죠. 사실 재미는 촬영할 때보다 촬영 안 하고 있을 때 재밌는 일이 더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현장은 정말 재밌었어요. 해본 작품 중에서 가장 재밌는 현장이 아니었나 싶어요"
평소 시트콤, 코미디를 좋아했다고 말한 이서진은 현장 분위기와 작품에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게다가 드라마 '야인시대'의 명장면 '내가 고자라니' 절규 신까지 소화하면서 웃음 폭주기관차로 활약한 그다. 사실 민머리까지도 괜찮았다고 한 이서진이지만, 여장만큼은 쉽지 않았다.

"대머리 분장은 제가 처음부터 해야 한다고 감독에게 얘기를 했던 부분이고요. 근데 여장이 나오는 줄은 몰랐어요. 여장은 기분이 썩 좋지는 않더라고요.(웃음) 분장도 그렇고. 분장 팀에서 자꾸 욕심을 내서 눈 화장도 하고 했어요"

"어려운 점이라면 특수분장 하는 거죠. 그런 모습으로 촬영하는 게 어려웠고 다른 건 다 재밌게 촬영을 했어요. 사실 저는 변신했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제가 가진 모습 중에 하나라고 생각해요. '내과 박원장'은 감독이 직접 대본을 썼기 때문에 저는 연출에 많이 의존했고요. 대본의 감성이 젊은 층에 더 맞는다고 생각했고, 감독도 젊고 하니까. 저는 제 나름대로 감독의 의도대로 잘 하지 않았나 싶어요"
파격에 파격을 더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작품이지만, 이서진은 재밌는 대본과 감독에 대한 믿음으로 모든 걱정을 차치하고 '내과 박원장'을 택했다.

"저는 웹툰이 있는 줄도 몰랐고, 대본을 먼저 받아 보고 웹툰이 있다는 걸 알아서 찾아봤어요. 어쨌든 웹툰이랑 드라마가 다른 점도 있고, 웹툰만 가지고 드라마를 만들 수가 없기 때문에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쓴 것보고 결정했죠. 주변에 젊은 친구들이 모니터링하고 '재밌는 대본'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나이가 젊지 않다 보니 젊은이 감성과 다를 수 있는데, 젊은 친구들이 재밌게 본다면 재밌나 보다 해서 선택했어요"

"웹툰은 박원장이라는 사람의 애환에 대한 것들이 많이 있어요. 저는 그런 것보다는 드라마 상에서 재미와 웃음으로 이런 걸 잘 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워낙 친한 김광규, 신은정, 그리고 이서진의 '원픽' 라미란까지,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한 현장이었기에 더 만족도가 높았다고 했다. 이서진은 "다들 연기 경력이 오래된 분들이라 촬영 없을 때는 긴장하는 게 없다. 그냥 노느라 바쁜 현장이었다"고 회상했다.

박원장의 아내 '사모림' 역 캐스팅은 이서진의 적극 어필로 성사됐다. 평소 라미란의 팬이라고 말한 이서진은 "라미란 씨는 제 원픽이에요. 작품 할 때마다 같이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야 함께 하게 돼서 너무 좋았어요"라고 만족해했다. 베테랑들이 모였으니 연기적으로도 거리낌이 없었다. 실제 작품 속에서는 박원장과 사모림의 농밀한 애정신이 담기기도 했다.

"이번엔 코미디로 만났지만, 라미란 씨와는 정극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부부 말고, 라미란 씨하고는 여러 가지 다양한 장르에서 함께 연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테이크를 여러 번 하다 보니까 점점 수위가 세지더라고요. 더 센 것들도 있는데, 아마 편집해서 적당한 거로 나가게 되는 것 같아요. 둘다 재밌게 하자고 하는 거니까 테이크 가다보면 이렇게 했다 저렇게 했다 해보거든요. 주변에서 웃음이 터지기도 해요"
이서진과 박원장 모두 중년 남성이라는 점에서 공감 가는 부분도 있을 것 같았다. 이서진은 현실적인 답변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면서 박원장과 닮은 지점까지 언급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비품, 소모품까지 아끼는 모습이 사람 이서진의 절약정신과도 맞닿아 있었다.

"저는 머리숱이 많기는 하지만 탈모 고민은 중년 남자라면 누구든 하는 것 같아요. 저도 어릴 때보다 병원에 가는 횟수가 점점 늘어가고 있고요. 저도 당연히 중년으로서 고민이 많죠. 건강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지 않나 싶어요"

"저도 절약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성장 과정에서 나온 습관이기는 한데, 집에서 전기 많이 켜 놓고 있는 걸 되게 싫어하고 예민해 하거든요. 어찌 보면 박원장보다 더 짠 내가 날 수도 있어요. 음식 버리는 것도 되게 싫어해요"
이번 변신으로 연기 인생의 새 페이지를 쓴 그다. 이서진은 '내과 박원장'을 통해 어떤 걸 얻고 싶었을까.

"저는 배우로서 얻고 싶거나 그런 것은 없어요. 이제는 나이로 보나 경험으로 보나 뭘 얻어야겠다는 욕심은 없고, 그냥 '내과 박원장'이 재밌고 웃기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걸 이뤘는지 아닌지는 시청자분들이 평가해 주실 일 같아요"

"나이가 들면서,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너무나 감사할 정도로 목표를 성취한 것 같고,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제는 그냥 작품의 한 일원으로서만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다만 나이가 들면서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이 더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작품을 볼 때 '이거 잘 될 것 같아' 해서 선택하는 게 아니라, '이거 하면 재밌겠다' 하는 걸 선택하게 되거든요. 제가 얼마나 오랫동안 배우로 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하면서 재밌는 작품들을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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