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등록 2022.02.09 16:56 / 수정 2022.02.09 16:57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소화기내과 이장은 교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 소화기내과 이장은 교수

‘술을 안마셔도 지방간이 생기나요?’

진료실에서 종종 듣는 질문입니다. 비알코올 지방간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의한 음주, 약물로 인한 간염, 바이러스 간염 등과 같은 간질환이 없으면서 간 내 지방침착을 보이는 경우를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유의한 음주란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요?
유의한 음주의 상한선은 일일 순알코올량 10-40g으로 연구마다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대략 1잔이 10g 정도라고 계산해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유럽 진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유의한 음주를 남자의 경우 주당 210g, 여자의 경우 주당 140g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였습니다. 2021년도에 대한간학회에서 발표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에 근거하여 안내해드리겠습니다.

1. 분류, 발생률 및 유병률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에는 비알코올 지방간(단순 지방간), 비알코올 지방간염,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연관 간경변증이 있습니다. 비알코올 지방간은 간 내 지방침착을 보이지만 간세포 손상 및 섬유화가 없는 경우이고, 간세포 손상을 동반한 염증이 생기면 비알코올 지방간염이라고 합니다. 간 내 지방침착은 간 조직검사에서 5% 이상의 간세포에 지방이 침착한 경우로 정의됩니다.
국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발생률은 1,000명당 연간 약 45명입니다. 유병률은 연구에 따라 21-44% 정도의 다양한 유병률을 보입니다.


2. 위험인자 및 동반질환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복부비만, 공복혈당장애, 높은 중성지방, 낮은 고밀도콜레스테롤, 고혈압) 등과 연관성이 있습니다. 신체활동의 감소 및 근감소증은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위험도를 증가시킵니다. 유전적 요인도 있습니다.
또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들은 정상대조군에 비해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의 발생 위험이 높습니다. 대사증후군, 만성 콩팥병이 동반질환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3. 선별검사 방법
선별검사로는 복부초음파 검사가 일차적으로 사용됩니다. 복부초음파에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추가적인 검사로 CT, MRI, 간섬유화스캔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4. 생활습관 교정 및 약물치료
비알코올 지방간염 치료는 심혈관질환 및 간 관련 합병증의 발생을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과체중 혹은 비만을 동반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에서 체중감량은 간 내 지방량을 감소시킵니다. 체중 감량 정도가 클수록 간 내 지방량 및 간염 개선 효과는 큽니다. 그러나, 급격한 체중감량의 경우에는 오히려 간 내 염증이 악화됩니다. 따라서 비만이 동반된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에서는 급격한 체중감량보다는 1주일에 1kg 이하의 점진적 체중감량이 권고됩니다.
식이조절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총 에너지 섭취량을 줄여야 합니다. 남성에서 하루 1,500-1,800kcal, 여성에서 하루 1,200-1,500kcal를 섭취할 경우 하루 500kcal 이상 총 에너지 섭취를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별, 나이, 기저질환 동반 여부에 따라 개별화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운동요법은 그 자체로 체중 변화와 관계 없이 간 내 지방량을 감소시킵니다. 빠르게 걷기, 천천히 자전거 타기, 춤추기 등이 중등도 강도 운동입니다. 운동의 강도는 중등도 이상을 주로 추천하고, 운동시간은 30-60분씩 일주일에 3번 이상을 추천합니다. 최소 6주 이상 운동을 유지하면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의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이 있는 경우 호전 효과를 보입니다.
동반되는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이 있는 경우 그에 맞는 약물 치료가 필요하며, 간효소수치 상승이나 간섬유화 진행여부에 따라 개별화된 치료가 필요합니다.

흔히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부릅니다. 간에 병이 발생하여도 자각증상이 늦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비만 및 당뇨병 인구 증가와 함께 유병률이 증가하고 있는 질환입니다. 정기적인 건강검진과 생활습관 개선은 조기 발견 및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특히, 위험인자인 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대사증후군을 가지고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간 건강 관리에 유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으로 진단을 받으셨다면 전문가와 상의 후 치료를 시작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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