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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현대산업개발···광주 붕괴 사고로 유병규 대표 안전 강화 '공염불'

신현우 기자 ㅣ hwshin@chosun.com
등록 2022.01.12 11:44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현장/독자 제공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의 안전 강화 약속이 공염불이 됐다. 취임 열흘 만이다. 앞서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외벽·구조물 붕괴 사고가 발생해 작업자 6명의 연락이 두절됐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에 법적 책임을 온전히 묻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월 제정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이 1년간 시행이 유예되면서 오는 27일부터 적용돼서다.

사고 피해 여파는 확산될 조짐이다. 광주시가 현대산업개발의 지역 내 모든 건축·건설현장의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입주 등이 지연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12일 유병규 대표이사는 “이번 사고로 인해 피해를 보신 모든 분께 사과드린다. 있을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실종자 수색과 구조가 급선무인데 이 과정에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조치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은 유 대표를 포함해 구조 안전 전문가 등 50여명이 현장을 지키고 있다.

하지만 유 대표가 취임과 동시에 밝힌 안전강화 계획이 어긋난 상황이다. 앞서 지난 3일 유 대표는 “안전은 예나 지금이나 앞으로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핵심 경영목표인 만큼, 안전 중시 기업 문화 정착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중대재해법 처벌을 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대재해법 시행 일자가 며칠 남은 데다 해당 법에서 하도급을 수주해 실제 공사를 진행한 개별 기업 사용자에게 사고 책임을 묻도록 규정하면서 원청사 책임을 온전히 묻기 어려운 상황이다.

광주시는 이날 오전 붕괴사고가 발생한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사고 현장에서 긴급현장대책회의를 열고 연락이 두절된 현장 근로자 6명을 찾는데 모든 행정력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화정동 사고현장을 포함해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이 광주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건축·건설현장의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박남언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 총괄조정관은 "학동참사가 발생한 지 217일 만에 또다시 이런 참사가 발생하게 돼 죄송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6월 재개발 지역인 광주 학동 4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도로 쪽으로 붕괴되면서 사망 9명·부상 8명 등 총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당시 원청사는 현대산업개발이었으며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총 9명이 기소됐다.

공사 중지로 인한 피해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산업개발은 광주에서 사고가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를 포함해 ▲계림동 아이파크 SK뷰 ▲운암주공 3단지 ▲무등산 아이파크 2차 등 5개 단지를 건립 중이거나 건립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 예정 물량만 9000가구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산업개발이 공급한 아파트 입주 예정자는 “앞으로 (현대산업개발 시공 아파트에) 입주를 앞두고 있었는데 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 실종자가 먼저 구조돼야 하는 마음과 함께 공사 중지 명령으로 인해 입주가 지연된다는 현실적인 문제로 밤잠을 설쳤다”고 귀띔했다.

광주 서구 화정동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 현장/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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