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홈페이지 갈무리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하면서 임인년(壬寅年) 새해를 희망차게 열었다. 친환경 선박인 메탄올 추진선 4척으로, 총 수주 금액은 7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이달 초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사와 1만6000TEU급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4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 정통한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8월 한국조선해양이 덴마크 선사 머스크와 맺은 계약의 후속으로 (추가 계약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현재 구두 계약을 마친 상태로 실제 계약서 서명만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해당 절차는 최대한 서둘러 이달 초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선박은 탄소중립이라는 대의 명제 실현에 최적의 모델로 평가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해 8월 한국조선해양은 머스크와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8척(총 수주금액 1조6474억원)에 대한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계약 옵션에 4척의 추가 발주가 포함됐다. 현재까지 옵션 계약의 수주 금액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기존 계약에서 1척당 수주 금액이 2000억원 수준이었던 점, 기본 설계가 완료된 옵션 발주라는 점 등을 감안할 경우 4척의 총 수주 금액은 8000억원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선박은 대형 컨테이너선으로는 세계 최초로 메탄올 연료 추진 엔진이 탑재된다. 현재 세계적으로 운항되는 메탄올 연료추진 선박은 대부분 중소형 규모로 알려졌다.
한번의 친환경 메탄올 연료 공급으로 아시아~유럽 노선 왕복 운항이 가능하다는 게 머스크 설명이다. 이 선박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되며 첫 번째 건조된 선박은 2024년 초 운항될 예정이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유에 비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온실가스 등 오염물질 배출을 대폭 줄일 수 있어 탄소중립 시대의 친환경 연료로 각광받고 있다.
머스크는 해당 선박 발주로 기존에 운영하던 노후 컨테이너선을 일부 대체해 연간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100만톤 가량 저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기술에 대한 발주처의 높은 만족도가 이번 옵션 수주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특히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수요가 추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머스크와 같은 대형 발주처가 메탄올 추진 선박을 선택했다는 건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다른 선사 역시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은데 수주 실적이 있는 한국조선해양이 유리한 위치를 선점해 추가 수주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머스크는 최근 해당 선박의 디자인을 공개했다. 선박의 길이는 350m, 너비는 53.5m로 기존 대형 컨테이너선과 달리 선원 숙소와 선교가 선수에 위치한다. 연돌은 선미 한쪽에 자리해 화물을 위한 추가 공간이 마련됐다.
머스크 측은 “동일한 크기의 선박과 비교하면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할 경우 컨테이너당 에너지 효율성이 20% 향상된다”며 “배를 설계할 때 우리의 목표는 새로운 선박이 탄소 중립 운송 목표에 기여하면서 더 스마트한 방식으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홈페이지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