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산업 매출액 전년 대비 21.3% 증가한 18조8855억원
게임사들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 확보 위해 연구 조직 잇따라 신설
조선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비대면 문화가 정착되면서 올해 국내 게임시장 규모는 2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특히 게임산업은 K-콘텐츠 수출에 한축을 담당하며 수출역군으로서의 지위를 다진 한해였다.
하지만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게임사들의 과금정책을 손봐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는 등 산업 위상에 어울리는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근 게임산업의 패러다임이 '돈 쓰는 게임(P2W·Pay to Win)'에서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으로 옮겨가면서 게임사들은 저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31일 디지틀조선TV가 2021년을 가장 뜨겁게 달군 10대 이슈를 꼽아봤다.
문재인 대통령과 수출탑 수상 기업 대표들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8회 무역의날 기념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무역협회 제공
◆ 한국 게임산업 매출 20조원 넘어설 듯
한국 게임 산업의 올해 매출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3% 증가한 18조8855억원으로 집계됐다.
콘진원은 업계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게임 상장사들의 올해 공시 자료와 지난 10년간 연평균 증가율, 중장기 전망치 연구를 토대로 올해 매출 규모가 2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세계 게임시장에서 한국의 시장 점유율은 6.9%로 미국·중국·일본에 이어 4위를 기록해 전년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K-콘텐츠 수출 책임진 게임사들
크래프톤과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는 올해 각각 '8억 달러 수출의 탑', '1억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수출역군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크래프톤은 ‘PUBG: 배틀그라운드’,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의 제작사로, 게임 뿐만 아니라 배그 IP를 기반으로 한 음반, 비디오물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전세계에 공급하며 우리나라의 문화 콘텐츠 수출을 견인했다. 지난 2017년 출시된 배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게임 중 하나로 PC 및 콘솔 누적 판매량 7500만장을 기록했다.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는 지난 2019년 5000만 달러, 지난해 7000만 달러, 올해 1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2년 사이 수출 실적을 두 배 이상 상승시켰다. 지난 2018년 8월 출시된 '에픽세븐'는 약 140개국에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 국내 게임사 첫 연 매출 3조원 돌파
넥슨이 지난해 연 매출 3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게임사 매출 신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FIFA 모바일’, ‘바람의나라: 연’ 등 모바일 신작들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이 부분 매출은 1조371억원으로 전년 대비 60.2%늘었고 총매출 대비 비중도 33%까지 늘어났다.
넥슨관계자는 “2019년 론칭 이후 새로운 장기 흥행 IP로 자리잡은 ‘V4’를 비롯해 지난해 론칭한 ‘바람의나라: 연’. ‘FIFA 모바일’,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 신작 흥행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리니지W’ 로벌 시장 공략
엔씨소프트도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W' 흥행에 성공하며 '게임 명가'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리니지W는 그동안 4개월 연속 1위를 달리던 오딘을 제치고 지난 11월 게임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리니지W는 엔씨가 지난 4년간 심혈을 기울여 만든 게임이다. 리니지 원작으로부터 150년 후 이야기를 담았고 풀 3D 기반 쿼터뷰(위에서 아래로 비스듬히 보는 시점), 글로벌 원빌드(하나의 게임 버전에서 다양한 국가 언어를 지원하는 방식), 멀티 플랫폼(모바일, PC, 콘솔) 서비스를 제공한다. 글로벌 이용자들을 위한 실시간 인공지능(AI) 번역 기능도 구현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마지막 리니지를 개발하는 심정으로 24년간 쌓은 모든 것을 집대성했다"고 밝혔다.
'미르4' 글로벌 캐릭터에 NFT 도입/위메이드 제공
◆블록체인·NFT 등 게임업계 ‘신사업’ 경쟁
최근 게임산업의 패러다임이 '돈 쓰는 게임(P2W·Pay to Win)'에서 '돈 버는 게임(P2E·Play to Earn)'으로 옮겨가면서 게임사들은 저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게임사들은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 조직을 신설하거나 전문업체와 인수합병(M&A) 하는 방식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국내 게임업계에서 블록체인과 NFT 시장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위메이드와 컴투스그룹이 꼽힌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이 적용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 글로벌 버전을 지난 8월 글로벌 170여개국에 출시했다. 위메이드는 ‘미르4’ 글로벌에 NFT를 적용하고, NFT 거래소도 내년 오픈할 계획이다.
컴투스는 자사의 글로벌 인기 골프 모바일 게임 '골프스타' 지식재산권(IP)을 블록체인 게임으로 새롭게 출시한다고 밝혔다.
컴투스는 '골프스타' IP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적용하고 컴투스 그룹의 블록체인 플랫폼 'C2X'에 탑재해 내년 하반기 글로벌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골프스타의 C2X 합류로 C2X 생태계에는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거상M 징비록', '월드 오브 제노니아' 등 10여종의 라인업이 구성된 상태다. 컴투스는 모바일 게임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신작 라인업을 지속 확보해 P2E 게임 시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컴투스 관계자는 "돈 버는 게임(P2E) 시장에서 최고의 스포츠 게임 타이틀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3N’ 독주 흔드는 ‘2K’ 게임시장 지각변동
최근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등 이른바 '2K'로 불리는 중견게임사들이 대형 히트작을 잇따라 출시하며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3분기 5219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953억원과 17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3%와 62.1% 늘었다. 특히 크래프톤의 영업이익은 엔씨소프트 963억원와 넷마블 266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올해 국내 게임 최대 히트작 '오딘: 발할라라이징'을 내놓은 카카오게임즈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하며 게임 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카카오게임즈의 3분기 매출액은 약 46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1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약 42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01% 증가했으며, 당기 순이익은 약 44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4% 증가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올해 연간 매출은 2조1026억원, 영업이익 871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5.9%, 12.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카카오게임즈의 매출은 108.2% 오른 1조 315억원, 영업이은 103.3% 늘어난 1352억원이 예상된다.
한편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3N도 각각 ‘던전앤파이터’,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 ‘리니지W’ 등 대형 히트작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내년도 순위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넥슨 메이플스토리 유저들이 확률 조작을 지적하기 위한 시위 트럭/제보자 제공
◆‘확률형 아이템’ 논란에 시위버스까지 등장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신이 커지면서 게임사들의 과금정책을 손봐야 한다는 여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2월 넥슨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메이플스토리 ‘환생의 불꽃’ 아이템에 부여되는 추가옵션에 동일 확률이 적용된다는 공지가 올라오면서 확률형 아이템 조작 논란이 불거졌다.
이용자들은 게임사가 아이템 ‘확률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게임사들은 영업기밀이라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이에 이용자들은 불매운동, 트럭시위까지 동원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현재, 국회에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나는 게임산업법 전부개정안 등이 발의된 상태다.
◆‘강제 셧다운제’…10년만에 역사속으로
강제적 셧다운제가 시행 10년만에 폐지됐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수면권, 학습권 등을 보호할 목적으로 2011년 16세 미만이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심야시간대에 인터넷 게임을 할 수 없도록 제한한 제도다.
국회는 지난 11월 본회의에서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0시∼오전 6시 인터넷 게임 제공을 제한하는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은 청소년 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해당 개정안에는 인터넷 게임 중독, 과몰입 피해 청소년뿐 아니라 피해 청소년 가족에게도 상담 교육 및 치료와 재활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반영됐다.
이에 따라 청소년 게임이용 규제는 강제적 셧다운제 대신 선택적 셧다운제로 일원화된다. 선택적 셧다운제는 청소년 본인이나 학부모가 요청할 경우 게임 접속을 의무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매출 300억원 이상 게임업체가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 사옥 전경/엔씨소프트 제공
◆게임업계에 불어오는 ESG경영
올해 게임사들은 본격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강화에 나섰다.
최근 글로벌 투자사들이 기업의 환경보호 정책에 따라 투자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들의 사업 전략을 예의주시하는 투자사, 소비자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 최초로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한 엔씨소프트는 지난 8월 ESG 경영 비전과 성과를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표하고 별도의 홈페이지를 개설해 공개했다.
넷마블도 이사회 직속에 ‘ESG 위원회’를 설치를 완료하고 컴투스 역시 ‘ESG플러스위원회’를 신설했다.
스마일게이트는 2012년 설립한 희망스튜디오에서 ESG 경영 사업을 함께 운영한다. 현재 희망스튜디오 산하 퓨처랩과 오렌지플래닛이 인디게임 제작, 스타트업 지원 사업 등의 사회공헌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검은사막 모바일' 화면/펄어비스 제공
◆꽉 막힌 중국 게임 시장…내년 전망은?
게임업계는 내년에도 중국이 판호 발급을 제한 조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중 관계가 개선될 경우 4년간 꽉 막혔던 대륙 진출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판호는 중국 내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반드시 사전에 발급받아야 하는 허가권을 말한다.
지난해 12월 중국이 3년 만에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에 외자 판호를 발급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개방 기대감이 조성됐으나 올해 2월과 6월 핸드메이드게임즈의 '룸즈'와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에만 판호가 발급됐을 뿐 여전히 국내 대다수 업체들이 수혜를 입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4년간 그랬던 것처럼 내년에도 판호를 간헐적으로 한두 개씩 내주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며 "최근 중국은 국내와 국외를 합쳐 10분의 1 이하로 판호 발급을 줄인 상태로 이런 상황에 우리나라에 한꺼번에 판호를 다섯 개, 열 개씩 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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