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5G 품질, 요금제 다양화 미온적 태도 여전
5G 이용자 월평균 데이터 26GB 사용…15GB~100GB 요금제 없어
김상희 의원 "내년 상반기 요금제 세분화 진행 상황 살펴볼 것"
조선DB
5G(5세대 이동통신) 이용자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거론된 이른바 '중간 요금제' 신설이 해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중간 요금제는 데이터 구간을 현재보다 더 세분화해 만드는 것으로, 5G 사용자가 실제 데이터 사용량과 무관하게 고가의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 따라 제안됐다.
5G 가입자들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서비스 품질 제고와 요금제 다양화에는 미온적이면서 가입자 확보에만 주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1일 통신업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 이후 이통3사가 약속했던 '중간요금제' 신설 논의가 진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이통3사가 중간요금제 신설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밝혔지만 해당 요금제 도입이 영업이익 문제로 직결돼 쉽지 않다”며 “과거와 달리 행동 가능한 소비자라는 점을 고려해 최소한 품질 개선 등의 빠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귀띔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신규 요금제 질의 이후 관련 통신사의 진행상황을 들은 바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올해 안에 (중간 요금제) 출시 여부를 결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이통3사 실무 관계자들은 지난 10월 열린 국회 과방위 종합국정감사에 참석해 5G 중간 요금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실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사한 국내 5G 이용자 1인당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25.23GB(기가바이트) 수준이다. 하지만 해당 구간의 데이터 요금제는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통신사들이 출시한 요금제는 총 46개로, 이중 15GB부터 100GB까지의 구간에 대한 요금제는 전혀 없다. 데이터 구간별로는 △10GB 미만 7개 △10~15GB 미만 11개 △15~100GB 미만 0개 △100~250GB 9개 △250GB 이상 19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당수 이용자는 매월 6만원이 넘는 100GB이상 요금제 선택을 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직장인 김모씨(40)는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저가 요금제를 쓰려고 해도 데이터가 부족해 어쩔 수 없이 고가 요금제를 선택했다”며 “실제 데이터 사용량이 요금제 할당보다 낮은데 한달 평균 60GB 이상의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하고 사라진다”고 전했다.
현재 이통사들의 오프라인 중저가 요금제는 대부분 월 4만~5만원대에 약 5~9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통3사의 5G 중간요금제 도입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김상희 의원실 관계자는 "중간요금제와 관련해 질의 이후에도 꾸준히 살펴보고 있다"며 "통신사가 약속한 요금제 세분화가 미뤄질 경우 내년 상반기 관련 사항을 다시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G 사용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5G 사용자인 정모씨(42)는 “이통사별로 5G 가입자가 늘고 있는데 고객을 위한 품질·요금제 개선은 더딘 상황”이라며 “중간 요금제가 생기면 고객 입장에서 당연히 좋지만 기업 입장에선 수익 하락이 발생할 수 있어 이통3사가 중간 요금제를 도입할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국내 5G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1840만5753명으로 2분기 말 1646만5468명 대비 194만285명(11.8%) 증가했다.
통신사별로 보면 3분기 말 SK텔레콤은 864만9868명으로 지난 2분기 대비 95만4189명(12.4%) 증가했고 KT는 561만3959명으로 같은 기간 60만2401명(12.0%) 늘었다. LG유플러스는 410만755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37만8727명(10.2%) 증가했다.
Copyright ⓒ 디지틀조선일보 - 디지틀조선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