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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발 확장 '카카오'···소상공인위한 '수수료 제로' 파괴 논란

임상재 기자 ㅣ limsaja@chosun.com
등록 2021.12.03 18:16

카카오페이 포함된 '신한 컨소시엄' 서울사랑상품권 판매사업자 선정
소상공인, 제로페이 취지와 어긋나…"골목상권 대장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꼴"

소상공인연합회, 택시업계, 대리운전업계가 지난 9월 합동 기자회견 열고 카카오의 무분별한 골목 상권 침탈 규탄했다./소상공인연합회 제공

문어발식 확장으로 논란을 빚었던 카카오가 소상공인을 위한 지역 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판매 권한을 가져오면서 잡음이 일고 있다.

 

결제 가맹점에 제공하던 '수수료 제로(0)' 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차후 가맹점 빅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을 독점할 경우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3일 서울시와 가맹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24"서울사랑상품권 판매대행점으로 신한은행·신한카드·카카오페이·티머니로 구성된 신한컨소시엄을 낙찰했다"고 밝혔다.

 

신한 컨소시엄은 내년 1월부터 2년 동안 서울사랑상품권의 판매·결제·정산을 포함한 운영 전반을 담당한다. 기존에는 '제로페이'로 잘 알려진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 운영했다.

 

서울사랑상품권은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 25개 자치구에서 발행하는 모바일 상품권이다.

 

앞서 서울 시민들은 비플제로페이 등 30가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서울사랑상품권을 구매하고 가맹점에 설치된 제로페이 전용 QR로 결제했다.

 

그동안 제로페이망은 가맹점 카운터에 부착된 가맹자제시형(MPM) QR코드를 이용자 스마트폰으로 읽는 방식을 써왔다. 중계기관의 개입이 없기 때문에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운영사가 바뀌면서 소상공인 사업자들은 기존 간편결제진흥원에서 개발한 비플제로페이 앱을 사용할 수 없다.

 

QR코드 결제는 가맹자제시형(MPM)에서 고객제시형(CPM)으로 변경될 예정이다. CPM방식은 VAN사의 부가통신결제 통신망을 이용해야 돼 신용카드 결제처럼 수수료가 발생한다서울시, 운영사, 가맹점 중 누가 수수료를 부담할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결국 가맹점이나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다.

 

앞으로는 신한카드, 신한은행 앱으로 상품권을 산 뒤 가맹점에서 카카오페이를 비롯해 신한쏠, 티머니페이, 머니트리, 신한플레이 등으로 결제를 할 수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의 경우 소비자가 서울사랑상품권을 쓰기 위해 카카오페이 앱을 깔아야 하는 만큼 다운로드 수와 이용률이 증가 할 수 있다. 지금보다 더 독점적 지위를 누리게 될 이유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초기 낮은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독점적 지위를 가진 뒤 추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슬그머니 비용을 올린 사례가 적지 않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골목상권 대장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는 반응이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국장은 "중소상인들의 카드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정책들인데 골목상권침탈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카카오가 들어와서 본연의 취지를 희석시키지 않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로페이 자체에서 수익을 올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가맹점을 통해 얻은 소비패턴 빅데이터를 활용해 계속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목적이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카카오는 사업영역을 넓이는 과정에서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 국내 계열사는 117, 해외까지 합하면 총 158개에 달한다.

 

카카오는 무분별한 사업 확장이 중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여론이 일자 꽃배달, 카카오 헤어 등 일부 골목상권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달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은 진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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