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시설
에쓰오일이 실적에서 냉탕과 온탕을 넘나들고 있다.
작년 1조원이 넘는 적자를 봤던 에쓰오일이 올해 2조클럽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시설 투자를 통해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등 비정유 부문의 수익성을 다각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올해는 이처럼 역대 최대 실적이 전망되면서 배당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24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올해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한데 이어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조 2002억원을 달성, 2016년 상반기(1조 1326억원)을 뛰어넘은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지난 3분기에도 영업이익 5494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영업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올해 연간 실적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2조4196억원으로 올해 사상 처음으로 2조원대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에쓰오일의 이같은 최대 실적에는 비정유 확대 전략이 적중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비정유부문이 반기 영업이익의 58.8%(7057억원)를 합작했다. 특히 윤활기유 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9.8%(1조 1,858억원)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은 39.4%(4,734억원)를 창출했다. 3분기에도 윤활기유는 고급윤활기유인 그룹3 강세가 더욱 확대됨에 따라 2분기에 기록했던 창사 이래 최대의 분기 영업이익을 다시 한번 경신(2888억원)하는 실적을 거뒀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윤활기유 부문의 높은 영업이익과 더불어 석유화학에 집중, 산화프로필렌 등 제품을 새로 만들고 투자해서 만든 효과가 나타나면서 수익성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이 역대 최고 실적을 예고하면서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에쓰오일은 대표적인 고배당 기업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배당성향은 2015년 44.3%, 2016년 59.9%, 2017년 55.1%로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과거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하다 실적이 저조해지면서 2018년 33.9%, 2019년 35.7%로 낮아졌고 지난해에는 적자로 인해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
다만 올해 배당은 다시 예년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 "올해 반기 주당배당금은 1000원으로 2017년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올해 기말 주당 배당금은 2000원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처럼 50% 배당성향을 당장 시행하지는 않겠지만, 30%이상의 배당성향은 유지될 것"이라며 "내년 실적호전 시 배당성향 확대에 따른 주주환원정책 강화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에쓰오일의 배당 관련해서는 올해 실적을 토대로 내년 3월경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