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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보국'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 34주기…"반도체사업은 삼성의 대들보 될 사업"

김종훈 기자 ㅣ fun@chosun.com
등록 2021.11.19 14:42 / 수정 2021.11.19 14:43

가족 중심으로 간소하게 진행…코로나 방역 모범 위해 사장단 불참
美방문 중인 이재용, 할아버지 기일도 뒤로 한 채 백신·네트워크 봉사 강행군

삼성그룹 창업주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 /조선DB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34주기 추도식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렸다. 올해 추도식은 이재용 부회장도 미국 출장중이서 불참하고 가족끼리 간소하게 진행됐다.

삼성가(家)는 창업주인 이병철 선대회장의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을 기리기 위해 기일에 맞춰 매년 추도식을 갖는다.

삼성은 물론 범삼성가인 CJ, 한솔 등 계열 그룹들도 이날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이병철 회장의 추도식을 진행한다. 각 그룹 총수 일가는 서로 다른 시간에 추도식을 해 왔으며, 올해도 오전 중에 시간을 달리해 묘소를 찾을 전망이다.

올해 추도식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북미 출장길에 올라 불참한 가운데, 가족 중심으로 간소하게 2시간여가량 진행됐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에서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전략실 실장(사장) 등이 추도식에 참석했다.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방역에 앞장서기 위해 삼성의 주요 계열사 사장단도 참석하지 않도록 했다.

이병철 회장의 손자인 이재용 부회장은 2014년 고(故)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부터 사실상 총수 일가를 대표해 추도식을 주재했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에서 백신·네트워크 등 한국방역의 민간 사절단 역학을 하면서 백신 확보 등을 위해 강행군을 소화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달 14일부터 미국 출장 중이다.

이 부회장은 추도식을 위해 귀국을 앞당기는 것보다는 국가를 위해 현지에서 백신 외교 등 일정을 소화하기로 선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음으로 창업주이자 할아버지의 사업보국 정신을 기릴 것으로 보인다.

◆ "반도체사업은 나의 마지막 사업이자 삼성의 대들보가 될 사업"

이병철 선대회장은 지난 1969년 1월13일, 종업원 36명에 자본금 3억3000만원의 소기업 '삼성전자공업'을 창업해 대한민국의 수출 역군으로 키워나갔다. 삼성전자를 세계 시장에 관련분야 1등 기업으로 키우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시켜 한국 역사를 써 내려온 경영인이다. 이 선대회장은 주위의 만류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래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할 ‘반도체’를 차기 사업으로 낙점했다.

이병철 창업주가 마지막으로 뛰어든 사업이 바로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반도체다. 처음부터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을 잘한 것은 아니다. 미국과 일본에 기술력이 10년 이상 뒤처져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병철 창업주가 전면에 나선 것도 같은 이유다. 그는 우수한 시설과 첨단 기술을 갖고도 부진을 면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험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수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을 만나 반도체 사업에 대한 장래성, 사업 전략 등에 대해 물었다. Semiconductor를 반도체(半導體) 번역한 오타니 다이묘 산켄전기 회장도 여러 차례 만났다.

특히 그는 국가발전에 대한 애국심이 누구보다도 강했다고 전한다. ‘사업보국’을 경영이념으로 삼은 것만봐도 그의 투철한 국가관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업은 수출을 통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다. 삼성의 이러한 경영이념은 수출을 통한 국가 발전, 투자를 통한 일자리를 창출, 상생을 통해 사회 공헌이라는 지금의 기업 정신을 만들었다.

1910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난 호암 이병철 선생은 1938년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설립한 이래 삼성전자를 비롯한 많은 기업을 일으켜 국가경제 발전에 크게이바지 하였으며, 1961년에는 한국경제인협회(현 전경련)를 발의하고 초대회장에 추대되었다. 1965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명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바탕으로 삼성문화재단을 설립, 1980년대에는 특유의 통찰력과 선견력으로 반도체 산업에 진출, 한국 첨단산업의 발전기반을 마련했다.

호암은 사업보국(事業報國), 인재제일(人材第一), 합리추구(合理追求)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불모의 한국경제를 오늘에 이르기까지 발전해 오는데 초석을 다졌다. 특히 문화 예술, 교육, 언론 등 사회 각 분야의 고른 발전에도 큰 업적과 교훈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72년 장충동 자택에서 고(故) 이병철 창업주가 손주인 이재용 부회장을 앞에 앉히고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제일 뒷편에 고 이건희 회장, 이명희(왼쪽), 이인희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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