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행복한 현장이었어요. 재미있었고, 반응이 좋다는 것을 느끼며 끝나서 감사하다. 한편으로는 유쾌하고 재미있던 현장 사람들과 인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지난 6일 SBS 금토드라마 '원 더 우먼(One the Woman)'이 종영했다. 빌런 재벌가에 입성한 불량지수 100% 여검사의 '더블라이프 코믹버스터'를 그린 '원 더 우먼'에서 이상윤은 훈훈한 외모에 다 갖춘 '재벌 1세' 한승욱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특히 '원더우먼'은 첫 회 8.2%의 시청률로 시작해, 최종 회에서는 17.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 이에 종영을 앞두고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이상윤은 드라마의 인기를 체감했는지 질문에 "'드라마 잘 보고 있다'는 이야기는 평소에도 많이 해주셔서 전과 다른 것을 많이 몰랐는데, 부모님의 지인들이 어떤 이야기를 해주셨다거나, 작품에 너무 빠져서 상황을 궁금해한다는 분들이 많다거나, 감독님 사모님을 비롯한 주변이 난리 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는 주변의 반응이 있었다고 답했다.

드라마가 재미있으면 시청률이 오른다. 그리고 '원더우먼'은 이를 보여줬다. 시청자들은 '원더우먼'의 어떤 부분에 재미를 느꼈던 것일까. 이상윤은 "다들 아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대본이 시원했다. 사이다같이 거침없는 면이 가장 좋아했던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 모두가 하고 싶던 말을 캐릭터를 통해 해주었다. 배우들이 맛있게 잘 살려줬고, 감독님께서 연출도 잘 해주신 것 같다"라며 작가, 감독, 배우의 시너지가 모두 좋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러한 '사이다' 역할을 해냈던 것은 대부분 이하늬의 몫이었다. 상대적으로 이상윤의 활약은 없었다. 이상윤은 "제가 중점을 둔 부분은 고군분투하는 조연주를 잘 백업하고 서포트를 하는 것이었다"라며 "물론 승욱만의 이야기도 풀어가려고 했지만, 사실 승욱의 이야기가 독립적으로 존재하기보다는, 같이 가는 편이었고 조연주-강미나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보니까 여기에서는 내가 이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는 조력자 역할을 해주는 것에 집중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상윤만의 명장면이 탄생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지 않을까. 이상윤은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라면서도 "하늬 씨가 고생도 많이 했고 잘 했기 때문에 (제가) 도드라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어려웠던 장면이 떠오르는데, 방송 마지막에 나왔던 에필로그다. 아버지를 떠올리는 장면인데, 사실 저는 아버지 때문에 한국에 왔고, 그러다 미나와 연주를 만나게 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대한 감정적인 부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쌓아놓은 것이 많이 없어서 감정을 잡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첫 촬영 때 그 장면인지 모르고 갔다가 촬영을 했는데, 생각만큼 좋게 안 나와서 한번 다시 촬영을 하게 해달라고 해서 재촬영을 해서 나온 장면이다"라며 "'원더우먼'에서 승욱이가 보이는 장면인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이상윤이 생각한 또 다른 명장면은 이하늬와의 키스 신을 비롯한 다양한 멜로 신이었다. 이하늬와의 호흡은 어땠는지 묻자 "조력자로서의 모습과 승욱과 연주의 멜로 측면에서 모두 좋았다"라며 "배려도 많고, 에너지도 좋았다. 처음부터 어려운 성격은 아니었는데 친해진 뒤에는 의견 교환도 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많이 만들려고 노력했다"라고 답했다.

극 중 호흡은 돋보였지만, 이승윤과 이하늬가 함께 출연한 '문명특급'에서는 이승윤이 이하늬의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승윤은 "감당을 못했다기보다는 '이하늬가 둘이네'라는 생각이 들어 신기했다. 오디오가 비는 곳이 없었다. 두 사람이 잘 하는데 욕심내서 끼고 싶지 않았다. 보다가 혼자 물을 마셨는데, 그걸 보면서 제가 고통받는다고 하던데 재미있었다. 저랑은 다른 성향의 사람이 둘이나 있어서 신기했다"라고 돌아봤다.

다만 이승윤은 "밝고 에너지가 강하기 때문에 촬영장에서 항상 도움을 받았는데, 그 친구가 오글거리는 것을 못 참는 성격이다. 처음에 많이 안 친했을 때는 멜로 신을 촬영할 때도 참았는데, 이게 친해지니까 제가 그런 대사를 하는 것이 많이 오글거렸나봐요. 막판에는 웃음이 터졌던 적이 많다"라는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연주와 승욱의 서사도 좋았고, 두 사람이 그려낸 케미는 더 좋았다. 하지만 '원더우먼' 자체가 멜로에 초점을 맞추는 드라마는 아니었다. 러브라인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는지 묻자 "그렇죠, 사실 저희끼리도 '갑툭멜'이라고 했다. 이하늬 씨 같은 경우 워낙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신이 많았다. 어떻게 잠깐 눈빛이라도 더 남길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게 없으면 진짜 갑자기 툭 튀어나온 멜로가 되니까"라며 "차곡차곡 서사를 쌓고, 소위 말하는 로코나 멜로 정서의 작품처럼 예쁜 신의 장면이 이렇게 쌓여있다면, 좀 더 좋았겠지만 이 작품은 그게 주가 아니니까 따라가야죠"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상윤이 돋보이는 작품이 아니었음에도, 이상윤의 연기에 대한 호평이 유독 많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최근 올랐던 연극 무대의 경험이 도움 됐는지 묻자 "분명히 도움이 됐다고 봐요. 뭔가 당장 좋아졌다기보다도, 연기를 대하는 태도나 자세, 이러한 것들이 제 안에서 달라진 것 같아요. 전에는 뭔가 '표현해야겠다'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는 내가 편해야 보는 사람들도 편한 느낌이라는 생각이다. 연극을 하며 선생님, 연출님들께 그런 부분을 많이 듣고, 하면서도 느꼈고, 대본을 보는 방식에서도 하나를 가지고 세, 네 달을 하니까 접근 방식이 전보다 훨씬 더 복합적이고 입체적으로 보게 되는 것들이 있다. 달라졌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감사하다"라고 연극을 통해 얻은 경험에 대해 소중히 전했다.

이상윤은 "전체적인 이미지에 있어서 '서포터' 역할이었지만, 그럼에도 인생 캐릭터로 봐주시는 분들이 있으셔서 감사하다. 이번 작품은 연극을 끝내고, 그때 받은 에너지와 좋은 기운을 현장에 접목해서 접근하면 어떨까 궁금해서 들어온 것이었다"라며 "절대 분량 자체가 조연주, 강미나가 많고 승욱이는 적은 편이었기 때문에 목이 마르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부담감 없이 재미있게 했던 작품이었다"라고 '원더우먼'의 의미를 언급했다.

[원더우먼②] '스우파' 보는 이상윤?…"저는 대체 어떤 이미지인거죠" 기사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