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릿 우먼 파이터' 종영 간담회 / 사진: Mnet 제공
지난 26일 Mnet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가 종영했다. '스우파'는 대한민국 최고의 스트릿 댄스 크루를 찾기 위한 리얼리티 서바이벌. YGX, 라치카, 원트, 웨이비, 코카N버터, 프라우드먼, 홀리뱅, 훅까지 8개 크루가 경연을 펼쳤다. 최종 우승을 차지한 것은 허니제이가 수장으로 있는 홀리뱅. 하지만 시청자는 홀리뱅뿐 아니라 경연에 참여한 모든 크루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뜨거운 반응에 CJ ENM 측은 29일 '스우파' 종영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영찬 CP와 최정남 PD, 각 팀을 이끄는 수장인 라치카 가비, 코카N버터 리헤이, 홀리뱅 허니제이, 훅 아이키, YGX 리정, 원트 효진초이, 웨이비 노제, 프라우드먼 모니카가 참석했다.
권영찬 CP는 "대한민국 최고의 댄서들이 방송에 출연해주셨다. 제작진이 만든 배틀 포맷이 쉽지 않았을텐데 빡빡한 일정 속에서 좋은 그림과 멋진 그림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K-댄스가 사랑을 받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런 모습이 시청자들께도 잘 전달된 것 같다"라며 "덕분에 프로그램이 끝났음에도 전국 콘서트가 매진으로 이어진 것 같다. 댄서 분들께 고생 많았고,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꼭 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허니제이-리헤이-가비 / 사진: Mnet 제공
무엇보다 최초 기획의도였던, "댄서들에게도 팬덤이 생길 것 같다"는 최정남 PD의 의견이 적중했다. 출연하는 크루들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던 뜨거운 반응이었다. 허니제이는 "처음 PD님과 미팅 했을 당시 팬덤 이야기를 했는데, 아이돌도 아닌데, 그게 가능할까 생각하며 반신반의하며 시작했다. 우리가 재미있게 즐기면서 좋은 추억을 쌓아야지 생각했는데, 갈수록 열풍이 됐다. 어느 순간 책임감이 생겨서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결과적으로는 무탈하게 끝날 수 있어서 모두에게 감사하다"라고 답했다.
댄서들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리헤이는 "저 같은 경우 언더신에서 많이 활동하다 보니까 학생들 중에서 춤을 배우는데 부모님께서 반대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후 정말 멋있다고 이해를 시켜주면서 정리가 됐다. 덕분에 좀 더 감사함을 느끼게 됐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아이키는 "사실 많은 여성들이 댄서가 되고 싶어하면서도 안정성을 찾기에는 어렵다고 느낀다. 이런 부분에서 춤을 좋아하는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방향으로 열어준 것 같다"라며 여성 댄서들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덕분에 주변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가비는 "본방사수도 많이 해주시고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셨다"라며 "이 다음 시즌을 노리는 댄서들도 많아졌다. 스우파가 10까지 나와서 한국에 있는 많은 댄서들이 조명을 받으면 좋겠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최정남 PD-권영찬 CP / 사진: Mnet 제공
이처럼 인기를 누릴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허니제이는 "초반에 사실 댄서들이 잃을 것이 없었다"라며 "방송에 많이 나오는 연예인들은 대중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나 이미지 타격에 대한 염려가 있지만, 댄서는 인지도도, 잃을 이미지도 없었다. 덕분에 필터링 없이 '삐-' 소리가 많이 나왔다. 그런 것이 신선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어쨌든 저희는 춤을 잘 추는 일반인이다. 주변에 있을 법한 사람이 방송에서 보여주는 그런 것들도 좋은 반응을 얻은 것 같고, 저희가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다. 이 댄스 신에서의 스토리 같은 것도 진정성있고, 그런 부분에서 많이 좋아해주신 것 같다"라는 생각을 밝혔다.
'스우파'가 터닝포인트가 됐다는 모니카는 "주변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것 중에 하나가 패자의 모습이 그렇게 처절하거나 불쌍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부분이 공감됐고, 응원해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최정남 PD는 "댄서들이 주어진 미션에서 치열하게 경쟁했고, 승부욕있게 임해주셨고, 또 결과에 대해서는 승복하고 본인이 우승이 아니더라도 리스펙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춤이라는 스포츠를 하는 선수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댄서들의 성숙함을 엿볼 수 있었고, 시청자들께서도 미션 과정에 집중하고, 댄서들의 모습에 조명해주시며 관심이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파이트 저지로 활약한 태용-보아-황상훈 / 사진: Mnet 제공
물론 '스우파'의 배틀 과정과 파이트 저지의 평가 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만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특히 파이트 저지로 뽑힌 세 사람에 대해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많았다. 이에 대해 권영찬 CP는 "사실 대한민국의 최고의 댄서를 평가하는 자리라 어떤 분이 오셨어도 힘들었을 것이다. 어려운 자리에 함께 해준 분들께 감사하다"라며 "특히 보아님은 정말 댄서 분들과 제작진들 모두가 리스펙한다. 감사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파이트저지에 판단에 의해 탈락이 결정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모니카는 "어떤 심사위원이 오더라도,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을 때 '지는 패'를 준다면 그 심사위원을 원망할 것 같다. 심사위원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런 마음이다. 이미 심사위원이 누가 나와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참여했고, 심사를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평가를 해주셨는데 의견이 다를 수는 있어도 틀린 것은 없었다"라고 파이트 저지들에 대해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모니카는 배틀과 관련해 "사실 어떤 룰이란 것이 정해진 것은 없다. 어떤 풍토가 시작됐고, 문화와 잘 어울리는 것이 남아있을 뿐이다. 함께 만든 것이라 대중들의 피드백을 통해 조금씩 바뀔 것 같은데, 우리는 그걸 발전이라고 한다. '스우파' 속 배틀이 논란이 될 수도 있지만, 논란은 언더에서도 항상 있었다. 모두가 인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배틀이 생기면서 발전해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정남 PD는 "다음 시즌이 있다면 좀 더 세심하게 연출하겠다"라고 전했다.
노제-효진초이-리정 / 사진: Mnet 제공
가장 먼저 탈락했던 웨이비 리더 노제는 "사실 저희가 너무 빨리 탈락해서 아쉬웠다"라며 "진짜 잘하는데, 그런 모습이 비춰지지 못했다. 그래도 이 프로그램이 끝났다고 팀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앞으로 얼마나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가 된다. 저희 멤버들이 '스우파'를 통해 성장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단단해지고, 멘탈도 강해졌고, 제가 잘 몰랐던 부분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앞으로 많은 활동을 할 예정"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다음으로 탈락한 것은 원트였다. 웨이비와 다른 점이 있다면, 원트는 '스우파'를 위해 만들어진 팀이었다는 점이다. 효진초이는 "원트의 효진초이가 된다는 것이 겁이 나기도 했는데, 이 과정을 통해 많이 배운 것 같다"라며 "원트가 조금만 미리 알았다면 좋았을텐데 미션에 급급해서 이끌다보니까 조금 버거웠던 것 같다. 이제 알아가서 더 잘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때 탈락하게 됐다. 그동안 무대를 많이 하면서 스스로 옳다는 방향성과 나름의 고집이 있었는데, 이러한 판을 바꿔준 계기가 됐다. 많이 반성했고, 배웠던 시간"이라고 돌아봤다.
첫 회 약자지목배틀에서 우승자가 된 리정이 이끌었던 만큼, 우승 후보로 꼽혔던 YGX 역시 파이널에 진출하지는 못했다. 다만 YGX는 경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뜻을 모아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에 대해 리정은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춤을 선택한 이유가 춤이 좋고, 춤을 추면 행복해서라고 생각한다"라며 "저도 그렇게 시작했었는데, 어느순간 우승을 위해 춤을 추는걸로 본질이 바뀌었다. 춤이 재미없어지기도 했다. 내가 춤을 왜 시작했나 되짚어봤고, 행복하지 않을 바에는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아이키-모니카 / 사진: Mnet 제공
우승을 차지한 것은 초반 각종 불운(?)을 겪었던 허니제이가 이끈 홀리뱅, 준우승을 차지한 것은 '아이키와 아이들'로 불렸던 훅이다. 아이키는 준우승 비결로 "성장 드라마가 잘 보여진 것 같다"라며 "원래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기대감이 커지는데 저희가 스승과 제자 관계이기도 했고, 친구들이 어리다보니까 그런 부분을 감안해서 기대가 덜했던 것 같다. 사실 저도 그랬는데, 친구들이 저보다 멘탈이 더 강했다. 그런 것들이 합쳐져서 재미있는 모습이 퍼포먼스에 잘 담긴 것 같다. 여기에 더해 운도 좋았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허니제이는 "저의 불운이 오히려 응원을 받게 된 것 같다"라며 "팀으로 생각해보면, 일단 파이널에 올라온 팀들이 다들 급조된 것이 아닌, 진짜 오랫동안 끈끈히 해온 팀이었다. 그런 것들이 무대에서 보인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답했다.
끝으로 모니카는 이번 '스우파'를 통해 꿈이 좀 더 커졌다며 "제가 좀 현실적인 성격이다. 댄서가 할 수 있는 일이 여기까지라고 생각하면, 딱 거기까지만 최선을 다했는데, 최근에 케이데이가 모니카 선생님이 예전 같은 에너지가 나와서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 난 싸운 기억이랑 운 기억밖에 없는 것 같다고 했는데, 에너지가 좋아졌나 싶기는 하다. 어떤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라며 "앞으로 춤이라는 본질을 흐리지 않고 댄서가 다양하게 쓰인다는 것을 증명하며 살아가겠다"라는 각오를 다졌다. '스우파'가 끝이 아닌, 시작인 이유다.
한편 '스트릿 우먼 파이터' 여덟 크루는 오는 11월부터 '스트릿 우먼 파이터 [ON THE STAGE]' 공연을 통해 관객들을 직접 만나는 것은 물론, 올 연말에는 스핀오프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를 찾을 예정이다. 권영찬 CP는 "토크 갈라쇼의 경우 뒷이야기들을 풀어낼 예정이다. 재미난 토크도 하고 춤도 추는 페스티벌 느낌의 버라이어티쇼가 될 것 같고, '스걸파'는 여덟크루 리더들이 출연자가 아닌, 심사위원으로 함께 한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또한,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아닌 '스트릿 맨 파이터'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권영찬 CP는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지만, 최정남 PD와 같이 여성 댄서들과는 다른 남성 댄서들의 춤과 다른 드라마, 이야기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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