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소희표 액션 누아르가 글로벌 호평을 이끌고 있다. '백일의 낭군님', '어비스', '부부의 세계'로 점차 인지도를 쌓아온 한소희는 올해 '알고있지만'으로 도발적인 청춘 로맨스를 보여주더니, 이번엔 짙은 누아르에 도전했다. 말 그대로 쉴 틈 없는 행보다.

한소희는 '마이네임'에서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조직에 입성, 경찰로 언더커버 행세를 하는 '지우' 역을 맡았다. 조폭인 아버지가 현상 수배범으로 몰리고, 학교에서는 약쟁이의 딸이라며 따돌림을 당하던 지우. 그는 자신의 생일날 아버지의 죽음을 목도하고 그날 아버지에게 총구를 겨눈 범인을 찾기 위해 아버지와 절친한 사이였던 동천파의 두목 무진을 찾아간다. 악으로 깡으로 버티며 살아온 지우는 '오혜진'이라는 또 다른 신분으로 경찰 마약수사대에 입성하고, 본격적인 복수를 시작한다.

넷플릭스 공개 후 세계적인 흥행을 이끌고 있는 '마이네임'의 주역 한소희와 작품 공개 후 화상 인터뷰로 만났다. 한소희는 암울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에서 복수만을 좇으며 살아온 캐릭터 서사를 짙은 감성으로 표현했다. 그간 아름다운 모습으로 인기를 끈 그이기에 이번 변신은 더욱 화제를 모았다. 게다가 그간 출연작과 달리 액션에 원톱 주연이다. 부담감과 걱정도 있었을 터다.

"너무 부담스러웠고, 너무 힘들었어요. 전적으로 감독님에게 의지 아닌 의지를 많이 했죠. 마수대(마약수사대) 상호 선배님, 동천파에는 희준 선배님이 무게 중심을 잡고 가주셔서 그것 또한 엄청난 힘이 됐던 것 같고, 액션이라는 한계성을 제가 도달을 하고 작품에 임했기 때문에 액션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시작하다 보니까 촬영할 때는 또 즐겁게 촬영을 했어요" 지우는 일반적인 환경에 놓이지 않은 인물이다. 극한의 상황에 몰려있는 인물인 만큼 캐릭터를 이해하는 것부터가 난항이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한소희는 자신의 내면 속에서 지우와 닮은 면을 찾아냈고, 그렇게 '한소희 표 지우'를 완성했다.

"목표성, 방향성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고, 어떻게 보면 접해보지 않은 경험을 제가 받아들이고 지우로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캐릭터와 저의 교집합, 내면의 교집합이 무엇일까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목표점을 하나 잡으면 물불 안 가리는 게 지우와 비슷한 점이에요. 사실 저는 5년 전의 지우와 저 사이에 교집합이 있었던 것 같아요. 되게 감정적이긴 하지만 어찌 보면 무모하고 어찌 보면 정말 날것 자체를 행동으로 옮기고 하는 모습이 저와 되게 닮아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오히려 5년 후에 혜진이가 되었을 때 고민을 많이 했고, 지우는 그냥 제가 가진 감정을 지우의 몸에 입힐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 했어요"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성격이라고 말한 한소희는 '마이네임'에서도 자신을 채찍질하며 성장시켰다. '지우'를 만난 순간부터는 한소희가 아닌 지우로 살기 위해 노력했다.

"저는 에너지를 비축해놓는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작품을 찍는 동안에는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성격이다 보니까 이 작품 내내 쉬는 날 촬영하는 날 구분 없이 되게 힘들었어요. 한편으로는 지우로 5~6개월을 살았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래서 감독님이 제 정신 상태를 걱정해 주셨고, 힘들었지만 현장에서 집중할 수 있는 좋은 에너지원이 됐던 것 같아요"

"정말 처절하게 했어요. 정말 몸을 던져서 했거든요. 제가 작품을 몰아서 보면서 느꼈던 게, '정말 열심히 하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쨌든 호흡, 액션을 하면서 정말 힘들어하는 호흡들이 작품에 보이니까 그것도 되게 뿌듯한 하나의 감정 중에 하나였어요. '나 진짜 힘들어했구나!'하는 게 뿌듯한 일이었죠" 쉽지 않은 신 투성이었다. 그래도 한소희가 버틸 수 있었던 건 김진민 감독과 동료 배우들 덕이다.

"이 작품은 저에게 있어서 만족도 120%의 작품이에요. 그에 비해 제 연기력은 아직 한참 모자라고요. '감독님 감사합니다' 이런 말로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지우를 단기간에 빠질 수 있었던 건 그 사이에 감독님이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제 연기에 대한 만족도는 감독님이 주신 사랑에 대한 만족도라 감히 평가할 수가 없어요(웃음) 저는 100퍼센트 120퍼센트를 쏟았던 작품이에요"

"좋은 오빠들이다. 초등학생들 같아요(웃음) 어떻게 보면 제가 되게 오빠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어떠한 색안경을 끼지도 않고 도와줘서 되게 친해졌던 것 같아요. 같이 있으면 재밌고 즐겁고 하다. 좋은 친구들이자 오빠들이자 선배들이죠" 점점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고 있는 한소희는 앞으로도 도전과 변화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할 수 없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것 같아요. 새로운 걸 찾고 저도 모르는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거 보면, 이 캐릭터만큼은 저 아니고서야 표현할 수 없는 뭔가의 표현법을 찾으려고 되게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다양한 장르, 캐릭터를 하고 싶은 이유도 그런 점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열심히는 당연한 거고 잘 하고 싶은 생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