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 남양유업 이어 hy도 흰우유 가격 인상 결정
시장원리 따르지 않는 '원유(原乳)' 값 산정 방식 도마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우유 및 유제품 판매대 모습/조선DB
10월 들어 우유값이 줄줄이 오르면서 치즈와 빵 등 유제품 가격의 '도미노 인상'을 부추기고 있다. 물가 인상의 신호탄일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우유값 인상으로 '밀크인플레이션'(우유값 상승으로 식품 물가가 전반적으로 오르는 현상) 확산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가운데, 원유(原乳·우유의 원재료) 가격을 생산비를 기준으로 결정하는 방식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hy는 14일 우유 및 발효유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오른 가격은 11월 1일부터 유통 채널별로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우유는 흰 우유에 한해 6.1%, 발효유의 경우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과 '메치니코프' 등 주요 제품 가격이 100원씩 오른다. 윌은 기존 1400원에서 1500원(7.1%)으로, 메치니코프는 1200원에서 1300원(8.3%)으로 인상한다.
hy는 "원유값을 비롯해 원당, 포장재 등 부원료 가격이 함께 오르며 제조원가 압박이 심화되었다”며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해 일부 제품에 한해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1일부터 우유값을 평균 5.4% 올렸다. 남양유업도 10월 들어 흰우유 제품 가격은 평균 4.9% 인상하고 발효유 및 가공유 제품도 각각 0.3%, 1.6% 올렸다. 빙그레는 이달 중순부터 출고가 기준으로 바나나맛우유는 7.1 %, 요플레 오리지널은 6.4% 인상된 가격을 적용한다.
◆'시장원리' 따르지 않는 일방적 원유(原乳) 가격
현재 우유값은 2013년 원유 가격 연동제가 도입된 이후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시장 원리를 따르지 않고 생산비를 기준으로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정부와 생산자단체, 유가공협회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원유 가격을 리터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3% 올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낙농진흥회가 원유 가격 인상을 결정하자 식품물가 상승을 고려해 유예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생산자인 낙농진흥회가 반발하면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낙농진흥회 이사회는 현재 15명의 이사 중 7명이 생산자 측 인사로 구성됐고 소비자 측은 4명에 불과하다. 또한 재적이사 3분의2 이상이 출석해야 이사회를 개의할 수 있다
정부는 잇따른 우유값 인상과 관련해 우유 가격을 결정하는 낙농진흥회 의사결정 체계가 축산 농가를 포함해 생산자 측에 지나치게 유리하다며 공공기관과 유사한 수준으로 개편하자고 제안했다.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12일 열린 낙농산업발전위원회 2차 회의에 참석해 "낙농진흥회 이사회를 국민과 전문가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구성하고 공공기관에 준하는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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