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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건설, "새우가 고래 삼키나"…재계 47위서 20위 도약‧빅3 건설사의 꿈

임상재 기자 ㅣ limsaja@chosun.com
등록 2021.10.08 16:05 / 수정 2021.10.08 16:07

이달 중순쯤 대우건설 M&A 실사작업 마무리
정창선 회장, 재계 서열 20위‧'빅3' 건설사 동시 달성 가능
'중복 리스크' 해결 과제…'동반 시너지 효과'로 돌파

중흥건설그룹 사옥 /중흥건설그룹 제공

중흥건설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중흥건설이 인수합병에 성공할 경우 지역 중견건설사에서 단숨에 국내 '빅3' 대형건설사로 도약이 가능하게 된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인수합병(M&A) 실사작업이 이달 중순쯤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실사 결과 심각한 우발채무나 추가부실 등 특별한 변수가 없을 경우 KDB인베스트먼트와의 주식매매계약은 빠른 시일 내 이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중흥그룹, 재계 서열 20위 달성…'빅3' 대형건설사 도약

전남 광주를 기반으로 지난 1983년 금남주택으로 출발한 중흥건설은 1989년 중흥건설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2001년 2월 전남 순천에 금당 '중흥S-클래스'를 분양하며 주택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중흥건설은 '2010년 시공능력평가'에서 104위를 기록하며 중소건설사로 올라선 후,  2011년에는 94위로 100대 건설사에 진입했다. 


이어 2012~2013년에는 2년 연속 전국 아파트 공급실적 3위를 기록할 정도로 활발히 주택사업을 펼쳤다. 그 결과 2014년 52위, 2015년 39위, 2016년 33위까지 오르며 중견건설사로 성장했다.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은 지난해 광주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년 내 대기업을 인수해 재계 서열 20위 안에 진입할 것"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후 올해 6월 대우건설 본입찰에 뛰어들어 지난 7월 M&A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매각 대상은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 50.75%로 인수 가격은 2조1000억원이다. 중흥그룹은 이번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해 1조원은 내부에서, 나머지 1조원 가량은 외부자금을 차입한다는 계획이다.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정 회장이 목표했던 재계 서열 20위 달성은 물론, 국내 '빅3' 대형건설사 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중흥그룹의 대표 건설사인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각각 17위와 40위를 기록했다. 이중 중흥토건은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1조3550억원 수주로 전체 7위를 달성해, 중견건설사 중 유일하게 도시정비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대우건설은 시공 능력평가 기준 건설업계 6위로, 올해 전국 도시정비사업에서 2조7421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10월 기준 건설업계 정비사업 연간 누적수주액 1위 성적이다.

중흥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단숨에 건설업계 2위 수준의 시공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중흥토건(2조585억원)과 중흥건설(1조1302억원), 대우건설(8조7290억원)의 시평액을 합산하면 11조9177억원 규모로 이는 삼성물산에 이어 두번째다.


국토부가 지난 7월 발표한 시공능력평가에서 삼성물산은 22조5640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현대건설(11조4000억원), 3위는 지난해 4위였던 GS건설(9조9000억원)이었다.


재계 순위도 그만큼 상승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중흥그룹의 자산총액은 9조2070억원으로 현재 재계 47위 수준이다. 여기에 자산총액 9조8470억원인 대우건설을 품을 경우 단숨에 재계 서열 21위로 진입이 가능하다.


◆국내 건설비중 등 '중복 리스크' 해결 과제

중흥건설은 국내 주택사업과 해외 수주사업에서 각 사의 장점을 살린 동반성장을 기대하고 있지만 사업 영역에서 '중복 리스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대우건설과 중흥건설 모두 국내 주택건설 비중이 높은데다가 최근 대우건설의 해외수주 실적도 주춤하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2010년대 초반 해외 사업 적자가 심해지자 해외토건사업본부를 축소하고 국내 주택 사업에 주력해왔다.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를 통해 '시너지 효과'로 만들어 '중복 리스크'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중흥건설 홈페이지

중흥건설은 현대차그룹 내에서 독립경영을 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사례를 참고해 대우건설 인수와 계열사 편입 이후에도 계열사들이 기존 장점을 계속 이어나가는 '독립경영'을 보장하겠다고 수차례 밝힌바 있다.


이를 위해 중흥건설은 중흥그룹은 현재 284%(2020년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에 달하는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을 중흥그룹과 비슷한 수준(105.1%)으로 과감히 낮춰, 자산 건전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중흥그룹 관계자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능력을 보유한 중흥의 강점과, 우수한 주택 브랜드와 탁월한 건축·토목·플랜트 시공능력을 갖춘 대우건설의 강점이 결합하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건설 전문 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대우건설과 중흥그룹 임직원들 모두가 이번 인수 이후 최고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건설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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