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카카오 의장/카카오 제공.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지분 100%를 소유한 케이큐브홀딩스를 가족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금산분리 규정 위반과 딸과 동생 등이 연관된 가족회사라는 오명을 벗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의장은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케이큐브홀딩스는 가족끼리 돈놀이하는 놀이터 같다"는 윤창현 국민의 힘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밝혔다.
윤 의원은 “케이큐브홀딩스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동생한테 돈을 빌려주고 선물옵션 거래, 사모투자신탁에 가입해 이익을 내고 있다”며 “재테크 회사인지 지주회사인지, 금융회사인지도 불분명하다. 명백한 금산분리 규정 위반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김범수 의장은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미처 챙기지 못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케이큐브홀딩스는 더이상 가족 형태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로 전환작업을 준비중으로 현재 그 일정을 앞당겨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케이큐브홀딩스는 카카오의 지주사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장은 "케이큐브홀딩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생태계를 한국에 이식하고자 카카오보다 먼저 설립한 회사"라며 "카카오를 설립하고 나서 케이큐브홀딩스는 이해관계 충돌 때문에 모든 사업 진행을 멈췄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범수 의장의 아들·딸이 케이큐브홀딩스에 근무 중인 것 알려지면서 업계에서는 자녀들을 개인 회사에 취직시키고 주식을 증여하는 등의 행보를 감안할 때 승계를 염두에 두고 경영수업을 하는 것이란 의혹이 불거졌다.
◇ 골목상권 침해 비난 여론에 상생안 꺼내든 카카오…관련 사업 접는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추가 인수하기로 한 전화대리운전업체 2곳에 대한 인수 철회 의사를 내보였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8월 인수하기로 한 전화대리업체 2곳의 인수 포기와 더불어 향후 추가적인 대리운전업체 인수를 하지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기존의 '카카오T 대리플랫폼'에 이어 지난 7월 대리운전업계 1위 '1577대리운전'과 신설법인을 설립해 '전화콜' 대리운전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꾀했다.
이에 기존 대리운전업체들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시장독점을 우려하며 반발했다. 장유진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회장은 “최근 카카오의 입장 발표를 보면, 돈 안 되는 업종에서만 철수하고 돈 되는 대리운전 등은 철수하지 않고 돈을 더 벌겠다는 표명과 같다”며 “대리운전 시장에서 카카오는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카카오모빌리티의 자회사 CMNP가 1577 외 전화대리운전업체 2곳의 인수 사실이 알려지며 대리운전 업체들의 반발과 위기감은 극심하게 커졌다.
이번 카카오모빌리티의 대리운전업체 인수 포기는 이러한 전화대리운전업계의 반발과 전방위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플랫폼업체의 무분별한 시장 확대 추진에 따른 불가피한 반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리운전업체 추가 인수 포기와 함께 카카오는 미용실 예약 서비스 ‘카카오헤어샵’ 철수 의사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미용실·네일숍 예약 서비스인 '카카오헤어샵'의 연내 철수를 검토 중이다.
카카오헤어샵은 대표적인 골목상권 침해 사업으로 꼽혀왔다. 최초 예약시 미용실 업주들에게 25%에 달하는 수수료를 걷어 플랫폼 갑질 논란도 제기돼 왔다.
앞서 카카오는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서비스 등 사업 철수, 택시 스마트호출 서비스 폐지 및 프로멤버십 이용료 인하, 3000억 원 상생기금 조성, 사회적 가치 창출 기업으로 케이큐브홀딩스 전환 등의 내용을 담은 ‘골목상권 상생안’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