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김현수 인터뷰 / 사진: 호두앤유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저 성악이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결과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파멸이다. 배로나를 연기한 김현수는 이러한 결말을 납득할 수 있었을까 궁금했다. "되게 오랫동안 해왔던 작품이 끝이 나게 되어서 섭섭하기도 했지만, 시청자 분들께서도 많이 봐주신 덕분에 기쁘게 끝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지난 10일 SBS 금토드라마 '펜트하우스'(극본 김순옥, 연출 주동민)가 종영했다. '펜트하우스'는 자식을 지키기 위해 악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여자들의 연대와 복수를 그린 작품으로, 김현수는 오윤희(유진)의 무남독녀 외동딸이자, 성악에 재능이 있는 '배로나'를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현수는 "시즌1부터 괴롭힘도 많이 당하고, 시즌3에서는 여러 감정 신이 많아서 힘들기는 했지만, 로나를 보고 위로해 주시고, 또 공감해 주신 덕분에 연기하면서 감사했다"라며 "긴 드라마를 해본 것이 처음이라 '이게 끝이 있을까' 생각한 적도 있는데, 연기를 오랫동안 하다 보니까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1년여 시간을 달려온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실 큰 변화를 못 느꼈었는데, 시즌 3를 보다가 시즌 1 때 모습을 보면 '외적으로도 뭔가 성숙해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또 '펜트하우스'를 1년 반 정도하다 보니까 같은 역할을 하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는 그런 고민을 하면서 배우로서 더 성장한 것 같다"라고 지난 시간에 대해 돌아봤다.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는 캐릭터들 사이에서 배로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선'을 보여준다. 김현수는 "연기를 하면서 로나가 정말 대단한 아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석경이나 은별이 등에게 괴롭힘을 당했어도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맞설 때는 맞서면서도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이 있다"라고 로나의 캐릭터에 대해 돌아봤다.
이어 "솔직히 처음에는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까?' 의아하기도 했다. 그래서 선역이지만, 시청자들이 공감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는데, 시즌3에서는 천서진(김소연)에 대항하고 이런 부분에서는 확실하게 속 시원하게, 얄밉게 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사실 배로나와 싱크로율은 낮다고 밝힌 김현수는 "저도 이런 역할은 처음이라 어렵기도 했는데, 제가 안 해봤던 모습인 만큼, 제 안에 있는 뭔가 쌓여있는 것들을 풀어보자는 감정으로 연기를 세게 했던 것 같다"라고 신경 쓴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이렇게 착하게만 살았던 '배로나'에게 닥친 시련은 지나쳤다. 천서진에 의해 부모님 두 분을 모두 잃게 되는 것. 김현수는 "사실 다른 언니, 오빠들은 끝까지 부모님이 있어서 부럽다는 생각도 했고, 아쉽기도 했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연기가 있었기 때문에 억울한 마음은 없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부모님은 잃게 됐지만, 또 다른 관계에서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게 되었다. 주석경(한지현)은 배로나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했고, 주석훈(김영대)와도 행복한 사랑을 이룰 수 있게 됐다. 김현수는 로나가 앞으로 완전히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로나라면 열심히 살아갈 것 같다"라고 결말에 대한 만족감을 전했다.
김현수는 "시즌1때 엄마가 로나의 꿈을 말리고, 주변의 반 친구들도 로나를 왕따시키고 괴롭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능력을 믿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며 로나에게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저도 연기를 하면서 때로는 좋지 않은 소리를 들을 때도 있겠지만, 나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배로나에게 배우고 싶은 점에 대해 언급했다.
이처럼 '펜트하우스'라는 대장정은 김현수에게 연기자로서 성장을 안겨줬다. 김현수는 "중학생 역할로 시작해서 성인으로 끝을 맺었는데, 시즌을 하면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배우로서도 많이 배울 수 있는 작품이었다. 시청자들께 피드백을 받고 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캐릭터와 받아들이는 모습이 다르다는 것도 느꼈고, 어떻게 해야 그 캐릭터를 좀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던 작품이라 의미가 깊다"라고 애정을 전했다.
김현수는 이어 "오랫동안 촬영을 하면서 작품도 그렇고, 캐릭터에도 정이 많이 들었다. 촬영 끝나면 사실 시원한 마음일 줄 알았는데 눈물이 났다. 지금 당장은 못 느껴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 것 같다"라고 작품의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한, '펜트하우스'는 김현수를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어주기도 했다. 김현수느 "어렸을 때는 연기에 대해 잘 모르고 무조건 했다면 지금은 제가 맡은 캐릭터에 대한 책임을 많이 느끼게 된 것 같다"라며 "예전에는 그 캐릭터의 감정을 따라가려고 아등바등햇다면, 지금은 시청자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표현방식이나 이런 것에서 달라진 것 같다. 앞으로도 새로운 역할이나 이런 것에 도전을 많이 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러한 마음가짐 덕분에 차기작에 대한 부담도 없다. 김현수는 "앞으로 배로나를 없애야겠다는 강박관념이나 부담은 없다. 다음 작품에서 또 연기를 잘 보여드린다면, 그냥 자연스럽게 그 모습을 받아들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배우로서 '김현수가 나온다면 궁금해지는, 무조건 본다는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이에 김현수의 다음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진다. 김현수는 "'펜트하우스'로 오랫동안 달려왔기 때문에 휴식을 잠깐 취할 것 같다"라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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