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어나더 레벨의 감성을 갖춘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찾는다. 전도연과 류준열의 5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자,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인간실격' 얘기다.

2일 오후 JTBC 새 토일드라마 '인간실격'(극본 김지혜, 연출 허진호‧박홍수)의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려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을 비롯해 전도연, 류준열이 참석했다. '인간실격'은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허 감독은 작품에 대해 "아무것도 되지 못한 여자와 아무것도 되지 않을 것 같은 남자가 만나 그들이 가진 고통과 상처를 치유받고 회복해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두 배우가 만나서 극 중의 역할로, 정말 서로의 상처를 토닥토닥 다독여주는 느낌이 있었다"라며 전도연과 류준열의 연기 호흡을 기대케 했다. 전도연은 극 중 '부정'으로 분해 어두운 톤의 연기를 소화한다. 부정은 작가가 되고 싶었던 대필작가로, 이생의 내리막길 위에서 실패한 자신과 마주하며 삶의 이유를 잃어버린 인물이다. 자질구레한 고통을 끌어안으며 투명인간처럼 살아가는 인물.

'굿 와이프' 이후 5년 만에 드라마로 대중을 찾는 전도연은 "떨리고 부담이 된다. 주변에서 하는 드라마를 더 돌아보게 되고 따지게 되고, 신경이 많이 쓰인다"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전도연은 "무겁고 어려운 작품을 피하고 싶어서 기다려보자 했는데, 또다시 어둡지만 빛을 찾아가는 이야기라 선택하게 됐다"며 "대본을 보면서 굉장히 많이 울었고, 부정이한테 굉장히 이입을 많이 했다"며 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류준열은 돈을 좇는 역할 대행 서비스 운영자 '강재'로 분한다.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인물. 그런 그가 부정을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한다.

'운빨로맨스' 이후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류준열은 복귀작으로 '인간실격'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일단 시나리오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며 "어떤 감독님, 어떤 배우와 작업하느냐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제가 데뷔 전부터 재밌게 봤던 작품, 좋아하던 작품을 하셨던 두 분이 하신다고 해서 저는 고민할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가 좋은데 두 분과 함께한다? 그럼 무조건 하겠다가 아니라 '제발 좀 써주십쇼' 했다. 마음이 바뀌실까 봐 하겠다고 했다. 하여간 그 정도로 결정하기에 너무 쉬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인간실격'을 통해 5년 만에 시청자를 찾는 두 사람. 연기 장인인 두 사람의 만남만으로도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도연과 류준열은 연기 호흡에 대해 묻자 서로를 칭찬하기에 바빴다.

전도연은 류준열의 연기 열정에 극찬을 보냈다. 그는 '류준열이 연기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느냐'는 질문에 머리 위로 커다란 동그라미를 그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전도연은 "준열 씨는 제가 봤을 때 굉장히 집요하고 치열하고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 하는 욕심을 가진 것 같다"며 "옆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그랬다"고 칭찬했다.

이어 류준열은 "저도 선배님을 처음 뵙고 연기를 같이한다고 했을 때 첫 이미지는 굉장히 여유가 있으실 것 같고, 연기의 달인이실 것 같았는데, 촬영하는 동안 고민도 많이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제가 나름대로 찾았다고 생각한 여유를 다시 한번 점검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저도 고민을 하고 있지만, 선배님도 고민을 많이 하시는 구나 하는 것을 느꼈고, 선배님도 물불을 가리지 않으신다"고 화답했다. 허 감독 역시 연기 열정이 투철한 두 사람 덕에 첫 드라마 연출작을 무사히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전도연 씨는 다시 한번 또 작업하고 싶은 배우였다. 편집하면서 정말 좋은 배우구나라는 걸 느꼈다"며 "전도연 씨가 제가 빨리 찍었다고 했는데, 그냥 첫 테이크부터 어찌 보면 완벽했다. 그것만으로도 너무 좋았다. 덕분에 빨리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류준열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준열 씨는 테이크를 몇 번 간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바꿔가면서 만들어가는 게 재밌었다"며 "제가 같이 작업하면서 두 배우의 연기가 정말 좋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둘이 연출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감성이면 감성, 연기면 연기, 어나더 레벨로 가을 안방극장을 매료할 JTBC 새 토일드라마 '인간실격'은 오는 4일(토)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